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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창렬. 그의 눈에는 장난기 가득한 악동의 기운이 담겨있다. 항상 웃음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눈빛에는 거부할 수 없는 진솔함이 배어있다. 세상 그 어느 연예인보다 값비싼 눈물을 보였기 때문이다.

김창렬은 분명 가수다. 그런데도 가끔은 그가 종합 연예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볼 때가 있다. 자기감정에 솔직하고 꾸밈이 없는 성격 때문일 게다.

그에게는 참 이상한 매력이 있다. 남들이 꺼리는 어두웠던 과거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가 하면 남보다 빠른 결혼생활에 있어서도 거짓 없이 얘기한다. 아들을 위해 금연을 했다는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고, 너무나도 쉽게 철없이 행동했던 젊은 날의 객기를 후회하기도 한다. 그 하나 하나가 그를 모방하거나 닮고자 하는 어린 후배들에게는 전설인데도 말이다.

김창렬의 노랫가락에는 정겨움이 있다. 그건 DOC 멤버들과 함께 춤을 출 때도 느꼈던 것이고, 슈퍼맨이 되어 하늘을 날아다녔을 때도 그랬던 것 같다. 언뜻 예능 프로그램에서 맛깔스럽게 한소리 뽑을 때의 그를 볼라치면 어느새 그는 영락없는 소리꾼이나 광대를 닮아있다.

오늘은 참으로 오랜만에 그런 김창렬의 독립앨범을 들을 수 있어 좋았던 날이다.

비록 공짜로 얻는 대신 감내해야만 했던 불편한 수고로움은 있었지만, 그가 이번 앨범에 어떤 느낌을 담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1990년대의 추억과도 같은 귀에 감기는 가사는 쉽게 이해되었고, 중독성 있는 후렴구는 왠지 길을 걷다가도 흥얼거릴 수 있기에 충분했다.

김창렬... 그래서 그는 영락없이 가수다. 결혼과 출산 이후 모범적인 아빠의 모습으로 팬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만큼 더 이상의 사고(?) 없이 제대로 가수의 길을 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