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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먹한 마음에 눈물이 울컥 쏟아집니다. 이제 겨우 다섯 살 짜리 준호. 우리 작은애와 같은 나이이건만 세상이 어떤 색채를 가진 곳이라는 것도 채 알지 못한 채 너무나 빨리 우리의 곁을 떠나고야 말았습니다.

그냥 가는 것도 아픔이거늘, 그 어린 나이에 떠나가는 것만도 하늘이 내려 앉고 억장이 무너지는 일이거늘 준호는 자신의 장기기증을 통하여 각각 신장·간·심장으로 죽어가는 3명의 귀중한 목숨을 구하고 갔으니 이 얼마나 통탄할 일이란 말입니까?

정말 상상도 하기 싫은 가정이지만 우리 아이가 그런 경우라면 내 눈을 후벼파는 한이 있더라도, 내 마지막 살점 하나까지 저민다 하더라도  마지막 가는 아이의 몸에 차가운 메스를 대게 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여기 준호 아빠가 마지막 가는 아들에게 쓴 편지도 있습니다.



정말 너무 사랑스럽고 귀여운 아들아.

너의 뜻은 아니겠지만
엄마, 아빠가 생각하기에 마지막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 다른 아픈 사람들을 살려주고 간다면
이 세상 그 무엇보다 보람된 일이 아닐까.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까.

하늘나라 가서도 우리아들 좋은 일하고 왔다고 하나님께서 칭찬하실 거란 생각에
엄마, 아빠가 눈물은 많이 흘렸지만 좋은 마음으로 장기기증을 결정하게 되었단다.

한편으론 우리 준호의 심장. 일부분들이 이 세상에 살아있으니
우리 준호 아주 멀리 갔다고 생각하지 않는단다.

아가야.
엄마, 아빠의 아들로 태어나줘서 너무 고마웠고
너처럼 잘생기고 예쁜 아이를 키워 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단다.

고맙다 아들아 우리의 아들로 태어나줘서.
너무 많이 사랑했고 엄마, 아빠 마음속에 너의 사랑스러운 모습 영원히 함께 할 테니
우리아들도 먼 세상으로 갔지만 마음만은 함께하자.

엄마, 아빠 너무 보고 싶어 하지 말고 먼 세상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으렴.
그곳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하고 싶은 거 다하고, 아프지 말고,
그렇게 그렇게 잘 지내고 있거라.

먼 후일 지나 엄마, 아빠도 우리 아들 있는 곳으로 갈 거야.
우리 그 곳에서 꼭 다시 만나자.
사랑한다 아들아. 잘 지내고 있거라.

이 세상에서 못다 한 인연, 담 세상에선 오래오래 함께하자.
우리 아들 지금보다 더 많이 사랑해줄께.


눈물이 흘러내려 더 이상 뭐라고 쓰지도 못하겠네요. 부디 다섯 살 준호의 삶을 대신 지고 나가실 세 분께서는 준호의 몫까지 아름답고 행복하게 살아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