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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우리나라에 또 하나의 토종 캐릭터가 새롭게 탄생했습니다. '종종걸음으로 재게 움직이는 모양'을 뜻하는 '뽀르르'라는 우리말에서 따온 '뽀로로'가 그 주인공입니다.

뽀로로는 ‘뽀롱뽀롱’ 숲 속 마을에 사는 호기심 많은 꼬마 펭귄입니다. 자기는 새이기 때문에 당연히 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조종사 모자를 쓰고 조종사용 고글을 항상 착용하면서 언젠가 날 수 있는 그날을 기다리는 희망에 살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개구쟁이입니다. 호기심도 많고, 귀여운 사고뭉치 캐릭터이기도 하지요. 그럼 여기서 잠시, 뽀로로의 이력사항을 한번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 생년월일 : 2003년 11월 27일. EBS 텔레비전을 통해서.

- 성장과정 : (주)아이코닉스엔터테인먼트가 낳았고, (주)오콘, SK브로드밴드(주), EBS가 공동 투자하여 키웠다.

패션 관련 캐릭터 상품을 먼저 출시한 뒤 이어 애니메이션 공략 전략을 병행했던 뿌까와 달리 애니메이션에서 성공을 거둔 후 관련 캐릭터상품사업으로 종목을 확대해 갔다.

- 현재가치 : 90여개국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뽀로로는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2,000여 종의 캐릭터 상품으로 변신해 3,300억 원 규모의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세계로부터 거둬들이는 로열티 수입도 연간 120억 원에 이른다. 참고로 지난해 영상물 불법 복제 1위가 바로 뽀로로였다 하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국내시장에서는 3~7세의 어린이들이 1년에 1인당 평균 10개, 14만 원어치의 ‘뽀로로’ 상품을 구입하고 있다.


뽀로로는 유아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의 주인공으로 인기 캐릭터가 된 케이스입니다. 뿌까와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하고 개념을 잡았지만 뿌까의 캐릭터가 사람임에 반하여 뽀로로는 해외에서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동물 ‘펭귄’을 모델로 삼았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당시 영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세계 60여개국에 판매가 된 '핑구'라는 펭귄 캐릭터가 있었으나 뽀로로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컨셉을 강조하면서 차별화했습니다. 영문 이름인 'Pororo'가 각 언어권에서 어떤 오해의 소지를 만들거나 이상한 의미를 담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챙기며 확인까지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탄생한 유아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는 2003년 국내에선 EBS를 통해 방영이 시작되었고, 방영과 함께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인기 캐릭터로 부상하기 시작했습니다. '뽀로로'의 친구인 아기 공룡 '크롱', 소녀 비버 '루피', 꼬마 여우 '에디', 백곰 '포비' 등도 3~6세 유아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해에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열린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수상은 못했지만 최종 후보작에 오르는 등 좋은 반응도 이끌어냈습니다.

뽀로로의 인기는 수출로 이어졌습니다. 2004년에는 프랑스 최대 공중파 채널인 TF1에서 47%라는 기록적인 시청률을 보이면서 세계 시장을 향해 큰 걸음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대만과 인도네시아를 비롯하여 인도, 멕시코 등에서까지 뽀로로의 인기는 날로 높아져가고 있습니다.


▣ 뽀로로의 대박 마케팅 전략


'뽀로로'를 기획한 아이코닉스엔터테인먼트



첫째, 철저한 조사와 명확한 타깃 설정에 있습니다.

뽀로로는 처음부터 애니메이션으로 기획되었고, 세계시장을 무대로 설계되었습니다. 그러한 도전을 가능케 했던 것은 애니메이션 무대에서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었습니다. 이 같은 자신감은 정확한 시장 조사와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국내외에서 테스트 마케팅을 거치는 등 철저한 준비와 기획에 의해 태어난 고품질 캐릭터라는 점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저 어찌어찌 뚝딱 주물러서 나온 캐릭터였다면 절대 이런 결과물은 얻지 못했을 것입니다.

KBS도 MBC도 아닌 EBS에서 길게도 아니고 5분씩 오전에 잠깐 방영됐을 뿐인데도 유아들의 마음을 순식간에 잡아버렸고, 프랑스 최대 공중파 방송 TF1에서 매일 아침 7시에 방영하는 애니메이션이 51.7%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데에는 모두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셈입니다.

타깃을 분명히 한 것도 그의 글로벌 대박 비결입니다.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겠다는 욕심에서 연령대를 넓게 잡은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말을 잘 못하는 유아들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그래서 유아들의 눈높이에 딱 맞게 귀엽고 장난꾸러기 같은 펭귄 모습으로 만들었으며, 이름도 또래의 아이들이 흥미 있어 하는 재미있는 의성어 느낌이 들도록 했습니다.

또 기존 유아용 애니메이션이 교육적인 데에만 치중한다는 점에 착안해 오락적 요소와 스토리를 가미해 재미를 부여했다는 것도 유아들을 유인하는 요소였습니다.


두 번째, 다양한 콘텐츠 생산과 단계별 집중화 전략에 있습니다.

뽀로로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는 애니메이션을 시작으로 공연, 출판, 식음료, 팬시, 패션, 게임, 완구 등 자그마치 2,000가지가 넘는 캐릭터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였다는 것에 있습니다.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관련 상품 매출이 국내에서만도 1조 원을 넘었다니 ‘원 소스 멀티유스(one source multi-use)’의 전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뽀로로를 처음 출시했을 때는 오로지 애니메이션에만 집중하다가 어느 정도 캐릭터의 인지도가 높아진 이후부터 완구, 팬시 등 캐릭터상품을 개발하는 단계별 집중화 전략이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뽀로로는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5월부터는 EBS에서 시즌3이 방영되고 있고, 세계 최대 애니메이션 방송인 디즈니채널 아시아에서도 곧 방영될 예정입니다. 향후 뽀로로가 만들어갈 유아세상이 어떻게 변해갈지 무척이나 궁금한 요즘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