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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과 보건 분야 컨설팅업체 헬스웨이가 발표한 세계 135개국의 웰빙(삶의 질)지수 순위에서 우리나라가 75위에 그쳤습니다. 지난해 15세 이상 남녀 13만3,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였으며, 조사 내용에는 '인생목표', '사회관계', '경제상황', '공동체의 안전·자부심', '건강' 등 5개 항목이 포함되었습니다. 답변 방식은 '만족도 높음(thriving)', '힘겨운 상태(struggling)', '고통스러운 상태(suffering)'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고요.

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우리 국민은 말레이시아(24%·36위)나 필리핀(24%·40위), 태국(22%·44위), 인도(15%·71위), 이라크(15%·73위)보다도 떨어진 순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특히나 인생목표 항목에서의 '힘겨운 상태(46%)' 또는 '고통스러운 상태(40%)'라는 응답자들이 많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것입니다.

물론, 지난해보다 훨씬 상황이 악화된 올해를 기준으로 했다면 순위가 더 떨어졌으리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철저히 자본가나 대기업, 지배계층을 배려한 박근혜 정부의 제반 정책들은 서민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마른 수건 짜내기'에 다름 아닐 정도로 고통스럽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미국드라마 컨티넘(Continuum)의 배경처럼 우리나라도 정부 기능이 상실된 기업국가가 되어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를 하게 됩니다. 빚내서 집을 사고, 빚내서 소비하게 한 뒤 빚 갚을 능력이 없다 판단되면 시민으로서의 자격까지 박탈시켜버리는.

이와 관련, 진보매체 '민중의소리'는 9월 19일자 사설에서 우리 국민의 이러한 삶의 고통에 4.16세월호 참사가 가중치를 더했을 것이라면서, "최근 한국사회는 갈등과 혼란, 무법의 시대라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라고 강조했습니다. 우리 사회가 "멈출 줄 모르는 남북대립과 종북논쟁, 국정원의 대선부정, 검찰과 법원의 후안무치한 수사와 판결, 군대내의 고질적인 인권침해와 폭력, 이에 대해 무책임한 군부, 교사공무원에 대한 기본권 박탈, 노동배제정책의 심화, 담배세로 상징되는 서민혈세와 사내유보금 과세철회로 상징되는 부자감세 등 모든 부문에서 갈 길을 잡지 못하고 깊은 수렁에 빠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사설은 또, "사회안전망은 불안전하며 개인의 생존경쟁은 치열하고 불안감은 심해지고 있다"며, "철도민영화와 의료민영화에 대한 국민의 반감은 이러한 정서에 기반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노후연금이라는 국민연금은 개악됐으며 덩달아 공무원연금 개악까지 추진되고 있다"며, "생애 전반에 불안감이 가중되는 현실이다" 라고 꼬집었습니다. 사실상의 부자감세와 서민증세에 혈안이라는 뜻일 겝니다.

이어 사설은, "4월 16일 세월호 참사는 이에 대한 경종"이었으며, "미친 듯이 날 뛰는 적자생존의 자본주의와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분단체제를 극복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침몰한다는 경고"이었음을 강조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는 입을 열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귀를 닫아 아무런 소리도 듣지 않고 있으니 참담할 따름입니다.

우리 국민 86%가 힘겹고 고통스러운 상태인데도 철저히 박근혜 정부는 재벌 대기업, 자본, 지배계층만을 위한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미드 컨티넘(Continuum)에서의 '리버8(Liber8)'이란 조직이 단순 테러리스트들의 집합체가 아닌 시민군으로, 유전자변형작물로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산맨토'란 기업이 몬산토로, 시민의 등급을 보유자산으로 분류하는 '새드테크(SAD Tech)'란 기업이 '삼성공화국'으로 겹쳐보이는 것도 가까운 장래에 대한 우려 때문 아닐는지요.

그래서인지 불탄의 귀에 웅웅거리며 울리고 있는 "세월호 투쟁에서 지치고 않고 끈질기게 실천하고 있는 모든 양심 세력들이 하나의 큰 세력으로 결집되어 역사의 물결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모든 진보 민주세력들의 연대로 삶의 지치고 힘겨워 하는 국민들에게 희망의 실마리를 만들어 줘야 한다"는 사설의 맺음글이 온종일 떠나지 않는 모양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