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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회의에 '민생'은 없다


박근혜 정부가 언론통제를 비롯해 문화예술계까지 전방위적으로 여론을 통제하고 장악 해 온 사실이 故김영한 전 수석의 비망록을 통해 드러났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2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전국언론노동조합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 전체 자료 보러 가기)


김동원 언론노조 정책국장은 "김영한 수석의 비망록에 청와대가 의료보험이나 전기세 등 민생과 관련된 내용으로는 단 한차례도 회의를 하지 않았다"며 "온통 대통령에 대한 주시와 사찰, 보위만 하는 회의가 과연 청와대가 해야 하는 회의인 지 회의감이 든다"고 밝혔다. 김동원 국장은 故김영한 수석의 비망록에 드러난 청와대의 지시사항과, 실제 일어난 사건 대조을 대조하며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발제를 진행했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비망록을 보면 이념 투쟁의 전사들처럼 응징, 처단과 같은 용어들이 많이 나온다. 6-70년대 북한과 극한 대결을 벌일 때의 용어들"이라며 "이 정부 청와대 인사들은 이런 생각으로, 자기 의견에 동의하지 않고 문제제기 하는 모든 사람들을 적으로 간주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미지 출처 - 언론노조


김환균 위원장은 "비망록의 핵심은 박근혜 정부가 어떻게 여론과 언론을 통제하려고 했는지에 집중되어있다"며 "말 잘듣는 언론에는 금전적인 지원을 하라고 하고, 말 안 듣는 곳에는 지원을 하지 말라는 등 정말 치졸한 방법들까지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또 "특검 준비기간이다. 언론 관련 의제가 반드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최순실과 문고리 3인방이 언론과 문화계를 좌지우지했는지 분명히 밝혀내야 한다"며 "이 비망록이 그 단초를 제공하리라고 생각한다. 여론조작으로 대한민국을 어떻게 망가트렸는지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망록에는 영화 '다이빙벨' 에 대한 직접적인 탄압 사실도 기재되어 있다.


이미지 출처 - 언론노조


'다이빙벨'의 이상호 감독(고발뉴스 기자)은 "우리의 의심이 사실로 확인되었을 뿐이지 크게 놀랍지는 않은 것 같다"며 "지금 이 시각에도 청와대 안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미지 출처 - 언론노조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 역시 "오늘 기자회견이 전혀 새롭지 않다"며 "청와대가 1년 365일 영화계를 주시하는 시스템은 갖춰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기춘이 꼼꼼히 체크했던 '국제시장'이나 '다이빙벨' 같은 경우 약간 이슈가 된 것들을 다시 한 번 더 점검 한 것 같다. 천안함 프로젝트를 틀었던 상영관 지원이 중단되고, '변호인'을 만든 최재원 대표가 지원을 못 받는 것들을 통해 영화계에 대한 탄압은 일상적으로 작동되고 있었다"고 토로했다.


연극인 임인자씨는 "이하 작가 같은 경우 건물에서 전단지를 배포했다는 이유로 '경범죄'를 지시한 것이 비망록을 통해 드러났는데, 이게 청와대가 직접 지시한 일인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며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는 대한민국에서 국가가 법을 적용하면서까지 (압박을) 하려고 하는 지, 어떻게 이런 상상이 가능한 지 알 수가 없다"고 전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