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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조선일보는 세월호 참사와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재수사 필요성을 거론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민정수석 임명 첫날부터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지시하고 개입”한 것이라 비난했습니다.


이와 관련한 내용을 '2017대선 미디어감시연대'는 다음과 같이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세월호 재수사 언급에 “이상한 일”이라는 조선


새 정부 출범 이후 ‘적폐청산 하지마라’, ‘햇볕정책 계승하지 마라’, ‘박근혜 정부식 노동개혁을 이어받아 추진하라’는 등의 황당한 조언을 내놓았던 조선일보가 문재인 대통령 취임 3일 차에는 ‘검찰 개혁’과 ‘세월호․국정농단 재수사’ 문제를 들어 본격적인 ‘딴지 걸기’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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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걸고넘어진 것은 11일 세월호 참사와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재수사 필요성을 거론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과, 민정수석이 검찰 수사에 개입할 일은 없다고 밝힌 조국 청와대 신임 민정수석의 발언입니다.


조선일보는 이 두 발언이 ‘배치된다’는 주장을 펼쳤는데요. ‘세월호 특조위가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고 끝났으니, 다시 제대로 조사해 진실 규명이 되게끔 하는 것이 필요하며,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서도 특검수사가 기간 연장되지 못한 채 검찰 수사로 넘어갔으니 그런 부분에 대해 제대로 된 수사가 필요하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상 ‘수사를 지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조선일보는 이 같은 주장을 무려 1면 머리기사와 3면 머리기사, 사설 등 주요 지면을 통해 반복적으로 부각하기도 했는데요.


△ 조선일보 12일자 1면, 3면, 35면(사설) 지면에서 '문재인 정부 검찰 수사 개입'을 지적한 보도들(5/12)


먼저 1면 머리기사 <文대통령 “세월호 재조사, 국정농단 제대로 수사”>(2017. 5. 12)에서는 “세월호 조사는 이미 특조위 조사를 마치고 인양 선체 조사 단계에 가 있고 관련자들에 대한 재판도 끝난 상태다. 또 최순실 사건 등도 특검에 이어 검찰 추가 수사 발표까지 마쳤다”며 자유당의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은 아닌지 국민들은 우려하고 있다”는 발언을 첫 단락에 인용해 보여줬습니다.


기사 말미에도 조선일보는 “문 대통령과 조 수석의 언급은 검찰 수사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평소 문 대통령의 발언과도 배치된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한 뒤 “청와대의 리뷰 과정 자체가 재수사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법조계의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3면 머리기사 <민정수석 “검찰 지휘 안한다” 3시간 뒤… 文대통령 “제대로 수사”>(2017. 5. 12)에서도 조선일보는 “결국 검찰 내부를 수사하라는 말로 들린다”는 검찰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했는데요. 해당 기사의 부제는 <대통령․민정수석 엇갈린 발언>입니다.


사설은 더 노골적입니다. 조선일보는 <사설 / ‘검찰 독립’ 취임사 다음날 검찰 수사 언급한 文대통령>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조 수석에게 검찰에 대한 수사 지휘를 지시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는 언급”을 했다고 단정 지은 뒤 “첫날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는 평가와 함께 이번 사안을 “민정수석 임명 첫날부터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지시하고 개입한다는 논란”으로 부풀렸습니다.


“세월호 사고 조사는 특별조사위원회 조사를 마치고 선체 조사 단계까지 가 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도 검찰→특검→검찰로 이어지며 수사할 만큼 했다. 관련자들도 다 기소됐다. 이 상황에서 무엇을 더 수사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억지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세월호 특조위와 국정농단 사건을 담당하던 박영수 특검이 모두 활동 기간 연장을 요구했음에도, 박근혜 정부와 황교안 권한대행의 ‘방해’와 ‘불허’로 활동이 강제 종료된 상황에서 대체 조선일보는 무슨 낯짝으로 ‘할 만큼 했다’는 주장을 이다지도 뻔뻔스럽게 반복하고 있는 것일까요.


조선일보는 이 같은 주장에 앞서 “조 수석은 많은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그는 이명박 정권 초 서울대 총장에게 교수들의 정치 참여를 막아달라는 건의문을 냈던 사람이다. 또 통진당 내란음모 사건에 대해 ‘기소 자체가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했”다며 별다른 이유도 없이 조국 민정수석을 깎아내리기도 했는데요. 이번 사안과 상관없을 뿐 아니라 심지어 아무런 문제도 없는 정당한 행동을 마치 문제 행위인양 강조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는 ‘조 수석은 원래 문제가 많은 인물’이라는 착시 현상을 유발하려는 부적절한 보도 태도라 할 수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까지 했는데…”라고 투덜대는 동아일보


그렇다면 조선일보만 이런 주장을 펼쳤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동아일보는 <사설 / 청와대가 ‘검 길들이기’ 손떼는 게 검찰개혁이다>(2017. 5. 12)를 통해 전날의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수석의 발언을 나열한 뒤 이를 “임명권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까지 하면서 수사했는데도 미진하다는 대통령과 민정수석의 반응에 사표를 내지 않을 검찰총장은 없을 듯하다”, “검찰보다 막강한 것이 청와대 권력이고, 대통령 스스로 권한을 자제하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 문 대통령도 조 수석도 검찰 개혁은 강력히 추진하되 검찰 수사는 놓아두라. 검찰 수사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것이 근본적인 검찰 개혁이다”라며 마치 문 대통령이 ‘청와대 권력’을 이용해 검찰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하려 한다는 뉘앙스의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날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를 제외한 여타 매체들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 행보에 관심을 기울였을 뿐, 이렇게 두 사안을 어거지로 끼워 맞추는 황당한 짓은 하지 않았습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