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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튜브 500만 뷰 기록


2017년 12월이었다. ㈜에스에프씨바이오(대표 김성규)의 수박소다 유튜브 조회 수가 하루가 다르게 진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한 달 사이에 500만 뷰라는 놀라운 기록을 냈다. 회사는 실제로 유튜브의 파워가 이렇게 강한 것이었는지에 대해 믿기지 않았다고 했다. 2018년 초부터 중국 바이어들로부터 제품을 공급받고 싶다는 요청이 쇄도했고, 그 후 제품을 구매한 바이어의 주문이 계속 이어졌다. 그제야 수박소다의 맛이 해외시장에서도 통하고 SNS의 마케팅 파워가 대단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국내 언론에서도 뉴스화된 ‘수박소다 유튜브 진기록’ 사건은 그야말로 우연히 찾아왔다. 중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20대 고객이 현지 친구에게 수박소다를 선물했고, 그중 몇 개를 중국의 유명 인플루언서인 하이슬이 시음을 한 것. 수박소다 맛에 반한 그가 제품과 맛 자랑을 유튜브에 올리자 조회수 대박으로 이어졌다.


에스에프바이오가 중국 시장에 수박소다를 처음 소개한 것은 사실 2016년이었다. 국내에서 인기를 끌자, 당시 AT센터가 참여한 중국 전시회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책상 하나 달랑 얻어 제품만 간단하게 전시했다. 이때 바이어들이 시음을 하고 하나같이 “시구어쯔 쩐더헌 하오허(수박주스 맛이 최고야)”라고 외쳤다. 그들 중 다수가 판권 계약을 문의했지만, 에스에프바이오 측은 중국 바이어들의 신뢰성을 우려한 나머지 총판 계약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유튜브로 인해 수박소다를 찾는 중국인들이 많아지면서 올 초에 한 바이어가 다시 찾아왔다. 일단 6개월간 100만 캔을 팔면 판매 독점권을 주겠다고 하고 제품을 보냈다. 의외였다. 6개월간 200만 캔을 팔아치웠다. 최근 이 바이어와 총판 계약을 했고, 2019년 800만 캔 수출을 약속했다.


수박소다 제품과 광고페이지 - 수박소다는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높지만, 해외에서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원물 함량 10배 높인 진짜배기 수박주스


단지 소비자의 호기심만 자극하는 제품의 수명은 짧다. 수박소다는 다르다. 내수시장에서도 3년째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데다 중국을 비롯한 17개 국가로 수출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평가는 한결같다. 수박의 맛과 향이 그대로 난다는 것이다. 특히 차게 마시면 한여름 수박의 맛을 그대로 느낀다고 호평한다. 과일주스는 원물에 가까운 맛과 향을 내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수박은 계절과일로서 저장기간이 길지 않아 더 어렵다. 그렇다면 이런 맛과 향은 어떻게 가능했던 걸까?


에스에프바이오는 본래 수박의 과육에 들어 있는 라이코펜과 껍질에 함유된 천연 비아그라 성분을 추출하여 이를 건강식품으로 만들 생각이었다. 상품화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발생하자, 음료제품으로 방향을 돌렸다. 대신 수박 원물에서 얻은 착즙액을 3~5% 혼합시켰다. 일반 과일 음료의 농축액 함량이 0.5%인 것을 감안하면 확실히 높은 수치이다. 제조과정에서 원물 비용이 높아지면서 회사가 취해야 할 마진은 줄어들었지만 소비자로부터 품질 인정은 확실하게 받았다. 다른 후발업체들이 미투 제품을 출시했지만, 맛과 향에서 밀려 실패했다는 평가다. ‘만들려면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고집이 통한 경우다.


중국에 이어 브라질도 접수


수박소다는 중국에 이어 요즘 브라질에서도 핫한 반응이 일고 있다. 일반 탄산음료 제품에 비해 가격이 1.5~2배 비싼 편이지만, 소비자들은 수박소다를 선호한다. 비싸더라도 그만한 품질의 가치를 인정하고 구입하는 만큼 탄산음료의 프리미엄 제품으로 등극한 셈이다.


지난 5월부터 테스트에 들어간 브라질 시장은 소비자의 호응이 높아지면서 현지 바이어 측이 잡지에 광고를 게재하기에 이르렀고, 새해에는 매월 컨테이너 100개 분량을 수출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브라질에 이은 다음 주자로는 베트남 시장이 급부상 중이다. 이에 따라 회사는 올해 매출이 70억 원이지만 2019년 130억 원대로 껑충 뛰어오를 것으로 내다본다. 수박소다 외에도 외국계 대형마트와 계약을 마친 홍삼 신제품에서도 매출이 크게 발생할 예정이어서 그 이상의 매출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 파밍 톱이 목표



약학박사 출신으로 제약회사와 식품회사에서 영업과 마케팅기획 경력을 쌓은 김성규 대표가 창업을 한 것은 지난 1996년. 당시 김 대표가 세운 사업방향은 천연물에서 건강기능성 원료를 추출하여 제품을 만든 후, 이를 대학병원 임상실험을 거쳐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제품으로 상품화시키는 것이었다. 서른 살 청년창업자의 신선한 사업 전략이었지만 현실에서는 안 통했다.


한계에 부딪히자 김 대표는 사업방향을 일단 쉬운 길로 돌렸다. 2010년부터 천연물에서 원료를 추출하여 관련 기업에 납품하는 B2B사업이었다. 유제품 회사인 N사의 히트 제품에 들어가는 장내 유익한 균인 마이크로바이오 소재를 공급하면서 사업 발판을 마련한 후, 외국계 대형마트에 납품한 씹어 먹는 우유제품 ‘밀크릿’이 히트를 치면서 사업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어서 탄생시킨 수박소다 또한 편의점의 인기상품으로 올라서면서 수출시장에서도 힘을 과시하게 됐다.


김 대표의 최종 목표는 농업 바이오로서 글로벌 시장의 1등이 되는 것이다. 사업 초기의 마스터플랜처럼 특정 종자를 키워서 기능성 물질을 추출하고, 그것으로 건강기능성 식품을 개발해 수출시장에 나가는 것이 장기적인 사업방향이라고 전한다. 잘 만난 유튜브 하나로 글로벌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이 회사의 내일은 ‘맑음, 햇살’ 그 자체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