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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박람회 - 오늘은 아이들하고 그 박람회를 관람하기로 약속을 한 날이었다. 미리 차갑게 해 둔 DK 캔 음료 몇개와 생수 한통을 쇼핑백에 챙기고는 박람회 장소인 청주체육관으로 향했다.

이 무더운 날에 아이들을 데리고 박람회에 참석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더구나 갈증까지 아이들을 괴롭히게 된다면 분명히 짜증을 내면서 투정부릴 것은 뻔한 일이다.




어쨌든 아이들과의 외출은 시작되었고, 택시에 앉자마자 역시나 아이들은 목이 마르다면서 물을 달라고 난리를 치기 시작했다.

'이럴 줄 알고 아빠가 미리 준비했단다...'

DK 하나씩 꺼내 빨대를 꽂아줬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DK의 정확한 정체를 모르고 있었다. 어떤 음료인지, 무슨 맛인지...

캔 음료에 쓰여진 DK를 자세히 살펴보니 "다이나믹 킨"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새롭게 알게된 사실 하나 - '음? 코카콜라에서 만들었군!'



사실 녹색의 커다란 활자로 적혀있는 DK를 처음 보았을 때는 웰빙과 관련된 유기농 음료인 줄 알았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먹어보지도 않았는데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한다. 요즘 광고에서 김현중이 선전하고 있는 음료수라고.... 꽃보다 남자에서 윤지후로 나왔던 김현중의 열성 꼬마팬이었으니 그럴만도 했다.

맛이 궁금해 아이들이 빨아먹던 캔을 건네 받아 한모금 마셔 봤다. 사이다 맛에 가까왔다. 아니 사이다였다. 그런데 조금은 특별했다. 보통 탄산음료는 목을 타고 넘어갈 때 따끔거리는 자극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DK는 레몬라임향이 첨가되어서 그런지 목넘김이 부드럽고 따끔거림도 적다.

서울에서 생활하던 아이들이 청주에 내려와서 가장 아쉬웠던 건 음식점에서 식사할 때마다 마땅히 시켜줄 음료가 없다는 거다. 청주는 천연사이다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데 우리 아이들 입맛에는 맞지 않았으니까. 그런 아이들이 가끔 색소가 첨가된 탄산음료라도 시켜달라고 할 때는 어쩔 수 없이 받아주는 편인지라 마음 만큼은 불편할 수밖에 없었던 거다.

그런데 이 DK는 아이들이 한번 맛을 보더니 거부하지 않는다. 윤지후로 열연한 김현중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그렇게 만든 것일까?

충북웨딩박람회는 너무나 작은 규모로 진행되는 행사였다. 참여한 업체도 몇개 되지 않았고, 생각보다 장소도 협소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 아이들은 여기 저기 잘도 뛰어다닌다. 한 손에 들고 있던 DK 캔음료에 빨대를 꽂아 먹으면서......

여자 아이들이라 그런지 가장 관심을 가졌던 부스는 역시 웨딩드레스였다. 순백의 드레스를 보던 아이들이 엄마도 결혼할 때 저렇게 예쁜 드레스를 입었었냐고 묻는다.

"아니...... 엄마 드레스는 훨씬 더 예쁘고 우아했단다."

그 말에 아이들은 손으로 입을 가리며 부끄러운 웃음을 보인다.




대충 관람을 마치고 청주에서는 가장 번화가로 알려진 성안길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중간중간 갈증이 날 때마다 시원하게 DK를 들이키며 적당한 장소를 찾아 들어갔다. 그렇게 값싼 저녁을 일찌감치 마치고 피곤해 하는 아이들을 위해 일찍 돌아왔다. 양치와 세수를 마친 아이들은 자리에 눕자 마자 잠이 들어버렸고.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