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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후 시민과 대치한 경찰이 물포를 쏘고 있는 장면 ⓒ뉴시스


“한명이라도 이렇게 나오면 뉴스에서 한 줄이라도 우리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까 해서 집회에 나왔다”는 한 여성의 바람은 끝내 외면 당했다. 메이저 언론과 방송 3사는 추운 날씨와 물대포에 맞서며 "비준무효"와 "명박퇴진"이라는 구호를 외쳤던 집회 참가자들의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담아내지 않았다.

“여기 모인 사람들이 FTA 통과시킨 한나라당을 총선에서 심판할 것”이라는 그녀의 말은 을지로 일대에서 공허롭게 흩어져야만 했다.  물포차 앞에서 집회 상황 취재에 그렇게 열심이었던 수많은 카메라와 캠코더들은 도대체 무엇을 담아내고 있었다는 말인가.




11월 23일,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시민들은 을지로 방향으로의 행진을 시도했다. 당연스럽다는 듯 경찰은 시청광장 일대를 가로막았고, 귀가를 하던 시민들까지 막아 세웠다. 경찰의 강경대응에 뿔난 시민들로서도 분노할 수밖에 없었던 이날 밤의 모습이다. 그 어떤 언론과 방송도 보도하지 않았던 그 장면들이다.


ⓒ민중의소리 이승빈 기자


저녁9시 5분경부터 경찰은 무교로에 대기 중이던 물포차 2대를 동원, 무차별 살수를 했다. 살수의 방향도 시위대를 향한 직접 살수, 인도의 시민, 촬영 중인 기자를 가리지 않았다. 날씨탓으로 물포를 맞은 옷과 머리는 금새 얼어만 갔다. 어찌 보면 경찰의 강경대응은 시위를 조장하는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고, 실제로 퇴근길 시민들까지 시위대로 합류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밤 10시 40분까지 진행된 집회는 오늘(11월 24일) 서울광장에서 다시 이어질 것을 약속하며 자진해산하였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