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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6일, 국회 정론관에서는 무척이나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국민의당 박주선 비대위원장이 자청해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기간 중 국민의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인 문준용 씨에 대해 취업특혜 의혹을 제기한 것이 국민의당 당원의 조작이었음을 시인하며 공식적인 사과를 했기 때문입니다.


한 정당의 대표가 이렇듯 깔끔(?)하게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것은 무척이나 드문 경우입니다. 그것도 추경안 심사와 함께 주요 장관들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앞둔, 그야말로 야당으로선 여당과 청와대를 압박하면서 뭔가 반대 급부를 얻어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할 수 있는 시점에서…


그러니 대부분의 언론매체들은 국민의당과 비대위원장인 박주선의 의도를 파악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입니다. 물론 언론매체가 그러거나 말거나 일자리와 연계된 주경안 심사나 문재인 정부의 조각을 위한 인사청문 정국에 조금이나마 관심을 갖고 있는 국민이라면 그동안의 검찰 수사가 국민의당으로 하여금 이러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란 의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이미지 출처 - 한인협


그래서일까요? 다수의 언론매체들은 이번 국민의당의 공식 사과 기자회견에 대해 다각적인 보도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문준용 씨 취업특혜 의혹을 제기한 녹취록을 국민의당이 조작했고, 그 조작 당사자가 바로 이유미 씨였으며, 그가 바로 국민의당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의 최측근이었다는 사실은 대다수의 국민들은 물론이요 '새정치'를 모토로 내걸었던 안철수에 열광했던 지지자들까지도 등을 돌리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니 하는 말이, "녹취록 조작과 공표 과정에서 안철수는 얼마나 알고 있었는가, 나아가 어느 정도까지 개입한 것인가"에 대한 답변은 안철수가 내 놔야 합니다. 물론 검찰의 수사가 더 진행되는 동안 그에 대한 진상은 하나씩 드러나게 될 테니 국민된 입장에선 강요하지 않아도 될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분명히 국민의당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지난 대선 기간 동안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씨 취업특혜 사건의 증거를 조작한 사실을 고백했고, 그에 대한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했으며, 그 과정에서 카카오톡 캡처본과 녹취록을 조작한 평당원이 있다고 밝혔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즉, 세부적인 내용이나 조작 당사자에 대한 그 어떤 설명이나 해명이 없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다수의 언론매체는 이미 그 평당원이란 인물에 대해서 집중적인 보도에 나서고 있습니다. 국민의당 박주선 비대위원장이 감추고 싶었던 그 이유미 씨는 단순한 평당원이 아닌 안철수의 최측근 인물이었다는 사실까지도.


보도된 바와 같이 이유미 씨는 자신의 친척과 짜고 문준용 씨의 파슨스스쿨 동료라고 주장하는 익명의 제보자 목소리로 고용정보원 취업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을 확산시킨 당사자입니다. 그리고 서울남부지검 공안부가 조사에 나서자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국민의당에 밝히면서 이유미 씨가 안철수의 카이스트 제자였다는 사실과 함께 지난 2013년에는 안철수 대선캠프의 회고록인 <안철수와 함께한 희망의 기록 66일>을 출간했다는 것까지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지난 2016년에는 국민의당 후보로 전남 여수에서 20대 국회의원 출마에 도전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이유미 씨는 출마의 변에서 "2011년 카이스트 기술경영대학원 재학 중 안철수 대표에게 '기업가 정신'을 들으며 사제의 연을 맺었다"는 말과 함께 "안철수 대표의 청년공감 희망콘서트 강연자로 활동하며 지난 10년 동안 정치참여 과정에서 생애 가장 뜨거운 진심을 불살랐다"는 심경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런 이유미 씨에게 국민의당은 출당과 함께 전형적인 <꼬리자르기>에 나선 모양입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말이 왠지 서럽게 들리는 오늘입니다. 앞으로 이유미 씨가 어떤 선택을 하든, 모두 스스로가 감당해야 할 몫이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국민의당이나 안철수가 노리는 '꼬리'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조금 더 많은 진실을 국민들에게 알려줄 수 있기만 바랄 뿐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