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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와 정봉주 전 국회의원이 주로 출퇴근 시간에 만나는 시사 라디오의 ‘판’을 흔들 수 있을까"


- 원문 보기 : http://www.pd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60335


SBS가 오전 11시에 시사 라디오를 배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6일 첫 방송된 SBS 라디오 러브FM "정봉주의 정치쇼"는 정치인이자 인터넷 방송인 팟캐스트 인기 진행자인 정봉주가 이끄는 시사 라디오다.


정봉주는 현재 인기 팟캐스트 "정봉주의 전국구"를 진행하고 있다. TBS 시사 프로그램 "정봉주의 품격시대", 채널A "외부자들"도 몸담으며 정치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치 있는 입담과 정치인답게 정치 현안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 통쾌한 직설이 정봉주의 강점이다. 인터넷 방송을 통해 진행자로서 활동 영역을 넓힌 정봉주는 TBS에 이어 SBS 라디오 진행자까지 꿰찼다. 이는 정치와 정봉주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다. 정치가 '우리 모두 관심 가져야 할 생활의 일부'라는 달라진 인식과 정봉주라는 정치인이 더 이상 '아웃사이더'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정치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정봉주는 인지도와 파급력, 진행 능력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 속보와 사건 대상 심층 인터뷰로 이뤄진 오전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보다는 하나의 사안을 물고늘어지는 인터넷 시사 프로그램과 좀 더 가까웠다. 다만 지상파 라디오인만큼 균형을 최대한 맞추려는 진행을 택했다. ⓒ 방송화면 캡처


이번에 SBS가 오전 11시라는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불모지와 마찬가지인 시간대에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을 배치한 파격적인 편성 전략의 배경이기도 하다. 시사 라디오는 오전 7시와 오후 6시 등 출퇴근 시간에 편성되곤 한다. 오전 11시대는 흥을 돋는 예능 요소가 강한 프로그램이 주를 이루는데, 정봉주와 SBS가 이 시간대에 시사 라디오라는 도전을 시작했다.


첫 방송은 재밌는 시사 라디오를 표방하는 프로그램의 성격이 잘 드러났다. 정봉주는 첫 인사에서 “세계에서 정치 가장 잘 아는 사나이, 정치 잘 모르는 분들 제게 오세요”라면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정치를 가지고 놀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그의 각오대로 재밌으면서도 통찰력 있는 시사 이야기가 펼쳐졌다.


첫 방송인데도 정봉주는 긴장하지 않았다. 팟캐스트와 달리 '말수'를 상당 부분 줄였다. 진행자로서 출연자들과 청취자들 사이를 좁히는 역할에 충실히 했다. 자신이 말을 하기보다는 질문을 많이 던져 청취자가 궁금해 할 만한 지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친근하고 유쾌한 입담은 여전했지만 인터넷 방송과 달리 거친 발언이 나오진 않으며 지상파 라디오 진행자로서의 ‘수위 조절’이 탁월했다. 최순실과 관련된 의혹을 다루면서 “팟캐스트가 아니기 때문에”, “이게 맞는 거냐?” 등의 말을 하며 ‘사실 확인’과 ‘의문점 제시’의 경계를 확실히 했다. 정량적인 중립을 지키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였다. 인터넷 방송을 이끌며 쌓아온 능수능란한 진행이 돋보였다.


▲ 정치가 '우리 모두 관심 가져야 할 생활의 일부'라는 달라진 인식과 정봉주라는 정치인이 더 이상 '아웃사이더'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정치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정봉주는 인지도와 파급력, 진행 능력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 SBS


오전 7시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차별성이 있었다. 이미 이른 오전에 접했을 정치 뉴스보다는 좀 더 깊은 현안이나 전망을 다뤘다. 원일희 SBS 선임 기자가 현안을 짚어주는 ‘원기자의 원포인트 뉴스’, 특별 출연한 전여옥 전 국회의원,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과의 대화를 통해 청취자가 놓치지 말아야 하는 정치를 쉽고 재밌게 풀어놨다. 속보와 사건 대상 심층 인터뷰로 이뤄진 오전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보다는 하나의 사안을 물고늘어지는 인터넷 시사 프로그램과 좀 더 가까웠다. 다만 지상파 라디오인만큼 균형을 최대한 맞추려는 진행을 택했다.


‘정봉주의 정치쇼’는 한시간 동안 만나는 시사 라디오다. 아직 첫 방송밖에 하지 않았지만 일단 흥미로운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으로서의 순조로운 출발은 마쳤다. 1시간이 짧게 느껴질 만큼 풍성하게 첫 방송을 한 ‘정봉주의 정치쇼’가 출퇴근 시간이 아닌 오전 11시에도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이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