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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는 광고, 그 중에서도 CF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 볼까 합니다. 지금이란 시간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유행이나 물처럼 유연하게 흘러가는 트렌드를 가장 잘 반영하고 있는 것이 바로 CF라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제품 자체에 대한 CF이든, 기업 이미지를 나타내는 CF이든 말입니다.

우리가 성공적인 CF를 얘기할 때 가장 많이 언급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박카스 광고일 겁니다. 가슴 따뜻한 주제,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일상, 친숙한 이미지의 모델 등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거부감을 갖지 않게 하는 마법을 부릴 수 있게 했고요.

지금까지의 박카스 CF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했던 건 "젊은 날의 선택-첫 출근 편"입니다. 이른 아침, 첫 출근을 하게 되었다고, 아주 조그마한 회사라고 조심스럽게 말하는 젊은 청년을 향해 나이 지긋한 구멍가게 아저씨가 했던 말은 "크기가 뭔 상관있어? 가서 크게 키워!"라고 하는 격려였습니다. 그리고 그 격려에 힘을 얻은 젊은 청년은 어쩌면 얼마 전까지 군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하는 거수경례로 힘차게 화답하는 모습을 담았던 바로 그 광고 말입니다.

박카스를 제조하고 있는 동아제약으로서는 박카스만한 효자상품이 없을 겁니다. 강력한 정부주도형 수출드라이브정책이 있었던 1960~70년대에 만약 동아제약이 면세 및 수출지원금의 수단으로 박카스를 이용하지 못했더라면-그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리는 여전히 지금도 회자되고 있지만- 과연 지금의 규모로까지 성장할 수 있었을까 싶은 것이 사실이니까요.

어쨌든 지금은 동아제약은 모르더라도 박카스를 모르는 우리나라 국민은 없을 겁니다. 반세기 동안 피로회복제로, 자양강장제로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아 왔으니까요.

박카스는 일반의약품 중에서 자양강장제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약국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또 지금까지의 박카스 광고를 보면 약국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을 엄청나게 강조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가장 최근에 내보내고 있는 CF를 먼저 감상해 볼까요?




우리나라 국민이 기피하는 3D업종 중 하나인 듯한 사업장에서 동남아 계열인 듯한 외국인 근로자가 열심히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사업장 사장인 듯한 사람의 "자네 밖에 없다."는 말에 외국인 근로자는 하루 동안 쌓였던 피로감을 떨쳐낸다는 설정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여지는 것이 바로 지금의 박카스를 있게 한 바로 그 슬로건입니다. "박카스는 약국에 있습니다"...... 헉! "진짜 피로회복제는 약국에 있습니다"로 살짝 바뀌어져 있네요. 뭐, 어떠겠어요? 어차피 다 마찬가지 의미려니 생각하면 그만이지요. ^^

그런데 박카스, 즉 동아제약의 입장이 지금 무척이나 난처해진 것 같습니다. "박카스는 약국에 있습니다"가 되었든, "진짜 피로회복제는 약국에 있습니다"가 되었든 간에 이 광고 문구를 놓고 보건당국과 힘의 싸움을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동아제약 입장에서는 약국과 약사의 눈치와 함께 마트와 수퍼에 판매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생산라인증설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반면 보건복지부에서는 약국 물량을 줄여서라도 정부시책에 따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니, 정말로 대략난감입니다.

어쨌든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기에 충분했던 박카스 광고가 앞으로는 어떻게 변화된 모습으로 우리들 소비자 곁으로 찾아오게 될지 벌써부터 잔뜩 궁금해집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