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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사위 친척 여덟 명 중에 / 일곱 명이 병역 의무 면제 받고 / 그 중 하나 육방이라 (허!) / 그야말로 신의 아들들일세"


윤민석 글·곡의 노래 '누구라고 말하지는 않겠어'의 2절 가사 중 일부분이다. 가사 내용만 놓고 보자면 정말이지 신의 아들들이거나 심각한 가족병력 때문에 며느리 맞기 힘든 집안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죽하면 여덟 명 중 일곱 명은 병역 의무를 면제 받고, 나머지 한 명이 육방이라고 받았을까? 그나마 육방이라도 하나 있으니 완전 병자집안은 아닌 것 같다.

그러고 보니 가사 중에 나오는 '육방'이란 단어도 꽤나 오랜만에 들어보는 것 같다. 입대 대상자 중 3대 독자나 경제활동인구가 없는 부사망 독자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들에 대한 복무기간을 6개월로 짧게 맞춰준다는 것이 그 주된 취지였으니 실상은 그리 부러워 할 대상은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다만, 남들은 30개월씩이나 땀범벅이 되도록 입어야 할 군복을 6개월만에 벗어 버릴 수 있는 존재였으니 왜 아니 부러웠으랴. 그럼에도 아주 가끔은 분위기가 남다른 육방 후임자도 눈에 보였으니 그럴 때마다 혹여라도 고위 공직자의 아들인가 싶어 은근히 거리를 두었던 기억도 난다.


생활경제 속 아픈 이름의 노래 "누구라고 말하지는 않겠어"






2002년 4월에 큰 이슈를 모았던 노래 '누구라고 말하지는 않겠어'를 오늘 글의 말머리부터 꺼낼 수 있었던 아주 솔직한 이유는 순전히 '재벌가 軍면제 기가막혀… 70년대생 일반의 2.3배'라는 제목으로 오늘 국민일보가 내보냈던 뉴스 기사  때문이다. [뉴스 전문 보기]

사실 이 뉴스 기사는 작금의 우리나라 상황이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얼마나 침잠되어 있는지 보여주고 있는 걸지도 모를 일이다. 여덟 명이나 되는 아들·사위·친척 중 단 한 명만을 육방이나마 보낼 수 있었다는 건 그런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뭔가 검은 거래를 했던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어야 할 것이다.

하하... 그것도 아니라고 한다면? 불행히도 우리나라의 미래는 완전 절망이요, 철저한 암흑 뿐이란 결론이다. 남들 다 가는 군대 조차 못갈 정도로 몸이 부실한 상태에서 어떻게 재벌 후계자로서의 사명을 다할 수 있겠느냔 말이다. 그나마 스티브 잡스는 자신의 회사를 최고의 위치까지 올려놓았길 망정이지 우리나라 재벌 2, 3세였다고 한다면 과연 감당해 낼 수 있었을까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각설하고, 기분도 참 꿀꿀하고 거시기 한데 노래나 한 곡 들어보자. 글 말머리에서부터 언급해 왔던 윤민석의 '누구라고 말하지는 않겠어'라는 노래를 말이다. 한 가지 희한한 건 10년이 지나도록 왜 이 노래를 보관해 왔는지 그 이유를 불탄 스스로도 모르고 있다는 거다.




사실 윤민석은 민중가요를 만드는 사람이다. 윤민석 스스로도 그렇게 불려지길 바라고 있다. '누구라고 말하지는 않겠어' 또한 2002년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에 걸맞는 이슈를 노랫말로 빗대어 썼던 것이고, 경쾌한 느낌의 곡을 붙였던 거다. 날짜 상으로는 2002년 4월 4일, 윤민석은 이 노래를 자신이 운영하던 '송앤라이프닷컴'에 공유시켰을 뿐이다.

그런데 이게 무슨 황당한 일이었단 말인가?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은 이 노래의 제목에서나 노랫말 속에서나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베일 속의 주인공이 스스로 그 치부를 드러냈다는 거다. 그것도 사법기관을 동원해 선거법 위반이란 "불명예 딱지"를 난발하면서까지...... 당시 사건의 고발인 명의가 신경식이었고, 신경식은 이회창 후보의 선대위원장의 직을 맡고 있던 사람이었으니 틀림은 없었을 거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상식이 통하는 세상"으로 의역(意譯)할 수는 없는 걸까?



오늘 국민일보가 내보낸 '재벌가 軍면제 기가막혀… 70년대생 일반의 2.3배'라는 제목의 뉴스를 읽고 있자면, 잠시 억눌려 놓고 있었던 울분이 "툭~!"하고 터지는 느낌을 떨쳐낼 수가 없다. 잠시 그 내용을 살펴 보기로 하자.

이미지 - 연합뉴스

삼성·현대·LG·GS·SK·롯데·한진·두산·금호·한화·효성으로 이어지는 국내 11개 주요 재벌가의 성인 남자 124명의 병역 관련 내용을 분석해 보았더니 아직 20대로 미정인 경우를 제외한 114명 중에서 군 면제자는 모두 40명이었고, 군 면제율은 35.1%로 집계되었다고 한다.

어쨌든 좋다. 재벌가의 남성이 군 면제를 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까지는 살펴볼 필요가 있을 테니까. 군 면제를 받은 그들 40명에게도 항변하고 싶은 한두 마디의 말 정도는 있을 게 아닌가 말이다.

질병을 사유로 꼽은 자가 무려 11명이다. 어떤 질병을 갖고 있는지 알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건 재벌가 남성들과 결혼하고픈 여성들이 있다고 한다면 청상과부에 대한 각오도 새롭고 분명하게 가져야만 할 거라는 거다. 대한민국 남성의 평균치에도 못미치는 체력과 건강을 가진 남성이 바로 재벌가의 남성들이라고 하니까.

그 다음으로 꼽았던 사유가 바로 외국 국적 취득에 따른 국적 상실이며, 이에 해당하는 자는 9명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 국민은 연예인에게 참 모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스티브 유(유승준)한테만 뭐라 열 올릴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그보다 훨씬 역겨운 냄새를 풍기고 있는 재벌가 어둠의 자식들이 여차하면 제2, 제3의 국적지로 냅다 튈 만반의 준비를 갖춰놓은 상태에서 제품을 팔아먹기 위한 가증스런 웃음을 흘리고 있으니까.

이어지는 병역 면제의 사유에는 4명이 꼽은 과체중, 3명이 꼽은 시력 이상, 2명의 장기유학, 1명의 특례가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나머지 10명에 대해서는 병역이 면제된 사유를 밝히고 있지 않다고 한다.

눈 가리고 아웅이다.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믿을 국민이 얼마나 되겠느냔 말이다. 연예인들의 병역 기피 또한 징그러울 정도로 많이 들리고 있는 요즘인데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말도 안되는 제안을 한 번 하고 싶다. 일종의 딜이다. 돈이 넘쳐나는 자들에게는 국가와 국민의 이름으로 계약을 한 번 해보자는 거다. 물론 대한민국 국민이기에 국민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4대 의무 중 하나가 바로 국방의 의무이기 때문에 현실성 따위를 논한다면 쓰레기 의견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어쩌랴. 이대로 내버려 둔다 하더라도 결국은 어둠으로 흘러가고, 빛이 없는 곳에서 거래를 하게 되니 당연히 엄청난 거액이 오가게 될 수밖에 없고, 설령 그와 같은 비리를 밝혀내려 하더라도 덧붙여 쳐발라지는 권력과 금력 때문에 묻혀버리고 마는 것을......

그래서 이렇게 변방의 약소 블로거가 용기를 내어 목소리를 한 번 내보려 한다. 듣고 안 듣고는 나중의 문제요, 또 듣는 이 하나 없어도 스스로가 배설의 욕구를 충족했으니 손해 볼 것은 없다는 생각이다.


자! 있는 자, 가진 자들이여! 병역의 의무를 짊어지기 싫다면 병역의무대체금을 헌납하라.


스스로 가진 재산의 총액을 자진신고하라. 그리고 자진신고한 재산의 총액에 대해 일정 퍼센트를 병역의무대체금으로 헌납하라.


- 동산·부동산을 모두 포함한 개인자산 O억 이상인 자
- O급 이상의 고위 공직자 자녀 및 이에 준하는 자격을 갖춘 자
- 병역의무대체금 최저한도금액(OOOOOO원 이상)의 납부가 가능한 자
- 예·체능인으로서 해외 에이전트나 스포츠 구단과의 장기계약이 불가피한 자
- 기타 특별한 경우에 해당하는 자


뭐, 구체적인 조건이나 최저한도금액 등에 해당하는 사항은 우리나라에서 머리가 좋다는 양반들의 몫으로 남겨두면 좋을 것이고, 국방부가 되었건 어느 부서가 되었건 간에 이렇게 쌓인 재원을 가지고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보상하기만 하면 되는 거다.

주말 또는 일요일, 법정 휴일에는 민간시설과 비교를 해 봐도 전혀 꿀리지 않을 특기적성교육을 이수케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대학교에서도 감히 수행해내지 못하는 전문기술인력을 군대에서는 보직과의 연동을 통해 이뤄내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을 거다.

군 복무에 대한 가산점 부여를 운운하기에 앞서 군대 제대와 함께 학업으로의 복귀를 제외한 나머지 예비역들에게는 사회와의 단절기간이 없도록 곧바로 특성과 기술에 맞는 취업연계를 통한 인력의 누수현상을 미연에 막아보자는 거다.

양심을 팔아 군입대 부적격자를 만들어내는 의사 나부랭이, 얼마간의 뇌물을 먹고 병무청에 청탁을 넣고 받는 브로커나 병무 공무원들, 편한 자대·보직으로 배치하기 위해 룸사롱 접대도 불사해야 하는 영관급 이상의 현·전역 군인, 의가사제대를 목표로 갖은 비리와 심력을 써야 하는 군무원......

어차피 국가 차원에서도 어둠 속으로 묻혀 버릴 돈이고, 권력의 남용 또한 마찬가지일 거다. 그러니 밝은 양지에서 피터지게 싸워가며 방안을 찾아내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지 싶은 거다. 물론, 가진 자와 못가진 자에 대한 잣대가 잘못 재어진다면 이 또한 많은 슬픔과 아픔을 잉태하게 될 테지만 말이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