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프리미엄마케팅, TV 사업부문에서의 암호명 '7080'?

불탄이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뤘던 때가 1998년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가전제품 구입에 있어 한 두 가지 원칙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TV는 아남이나 LG, 냉장고는 LG, 세탁기는 대우, 오디오는 아남, 나중에라도 여유가 된다면 컴퓨터는 삼성을 선택하겠다는 거였다. 주변에서 가전제품을 사용해 본 사람들의 의견이 그러했고, 무엇보다 살림의 여왕이신 어머니께서도 가격 대비 품질에 근거하여 그리 권하셨으니까 말이다.

지금은 2011년의 가을, 벌써 14년이란 세월이 흘러갔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것은 사람의 마음이다. 아니, 어쩌면 유독 하나의 좋아하는 브랜드가 생기면 어지간해서는 바꾸지 못하는 성향이 강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불탄은 지금도 그와 같은 선택의 기준을 바꿔 가질 마음은 없다는 거다. 마케팅에서는 이런 마음을 '브랜드 로열티'라는 표현으로 사용하고 있을 테지만.

아날로그적 감성이 남아있는 탓일까? 그러고 보니 현실은 완전 디지털적인 요소로 채워져 가고 있는데도, 가끔은 오디오 턴테이블에 LP판을 올려놓고 듣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도 있다. 여전히 풍경이나 아이들의 맑은 모습을 촬영한 사진은 인화지에 현상을 해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고.

허나 기업의 입장에서는 그러한 소비자의 아날로그적 감성을 디지털 문명으로 바꿔야만 했다. 그래야 지속적으로 제품생산과 판매를 통한 성장을 이뤄갈 수 있었을 테니 당연한 일이었을 거다. 자연스럽게 기업 스스로도 치열한 경쟁을 치뤄야 했을 테고.

어느 순간부터 삼성의 가전이 빛을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대부분의 가전제품 부문에서 차지하고 있는 삼성의 비중은 너무나도 두텁기만 하다. 거기에는 LG와의 경쟁에서 일단은 판정패를 당한 듯한 모양새를 갖고 있는 3D TV부문에서도 마찬가지로 힘을 내고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오늘은 삼성이 TV 부문에서 펼치고 있는 프리미엄마케팅에 대해 잠시 살펴보려 한다. 일반적으로 프리미엄마케팅이라는 것은 소비자들이 인지할 수 있는 범위의 가격보다 월등히 비싸게 파는 대신 그에 걸맞는 품질, 희소성, 상대적 우월감을 전제로 하여 소비자의 만족을 극점까지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제품 자체의 자신감과 고차원적인 스토리텔링이 무척이나 강조되는 마케팅 기법이기도 하다.

삼성의 TV 부문 프리미엄마케팅의 암호명은 '7080'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세대를 지칭하는 용어가 아니라는 게 삼성의 설명이고 보면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내용은 파이낸셜뉴스의 기사[ 기사 전문 보기 ]를 통해 자세히 알 수 있다.

삼성 D7000 Key Visual - 삼성전자 홈페이지

우선 '7080'이란 명칭을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에서는 프리미엄마케팅에 대한 하나의 명칭으로 통하게 했는데, 올해 출시한 프리미엄 TV 제품 'D7000'과 'D8000' 시리즈의 앞 숫자를 조합해서 만든 신조어라고 한다. 시장지배력 강화를 통해 TV 부문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이 '7080'전략은 'TV의 미다스 손'으로 불리는 윤부근 삼성전자 VD사업부 사장이 주도하는 글로벌 캠페인의 한 형태이기도 하단다.

삼성 D8000 Key Visual - 삼성전자 홈페이지

실제로 삼성은 이 '7080'전략을 성공시키기 위해 유럽지역의 경우에는 D7000·D8000시리즈를 포함한 스마트TV 라인업의 확대를 실행하고 있으며, 유럽지역 유통 거래처와의 협력을 통해 고객 프로모션 강화와 주요 매장의 체험존 마련에도 알뜰하게 공을 들이고 있다고 한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로 하반기 들어서면서 3D TV 번들 프로모션과 프리미엄 광고를 진행하는 등 아주 공격적인 프리미엄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고.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어떤 프리미엄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걸까? 오르세 미술관전, 월트 디즈니전, 문화역 서울 284 미디어 아트 전시, 주요 극장 활용 스마트TV 대전, 실버타운 스마트TV 아카데미 등과 같이 아주 다채로운 형태로 프리미엄마케팅을 진행시키고 있다는데 얼핏 들어본 것 같기도 하다.

이에 대한 실효를 삼성에서는 짭짤하게 거둬들이고 있는 모양이다. 비교광고를 통해 끊임없이 삼성과 소니를 자극하고 있는 이 부문에서의 LG와의 경쟁이 어떻게 진행되어 나가게 될지 더욱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대박 터지게 싸우면서 보다 나은 경쟁력을 확보함과 함께 국내소비자들에 대한 책임있는 배려와 의무에도 한층 더 성숙된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