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의 중소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발표, 정말 이대로 괜찮은 걸까?
불탄의 인포누리/재테크 세테크 : 2011. 10. 1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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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카드사들은 저마다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중소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인하를 밝혔지만, 그래도 입맛을 씁쓸하게 하는 뭔가가 있어 개운하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표면적으로는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압력에 굴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리 만족할 수준이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카드사들이 적용하고 있는 카드 가맹점의 수수료는 국세가맹점과 대형가맹점이 각각 1.2%와 1.5~2.0%인 것에 비해 유독 중소 가맹점에게는 수수료를 3.0%도 훨씬 넘게 물리고 있는 형편입니다. 상식적으로는 매출이 많은 대형가맹점의 수수료가 더 많아야 형평성에 맞아 보이는데, 카드사 입장에서는 그리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보지요? 게다가 이런 사정을 금융당국 역시 잘 알고 있을 터인데, 개선의 움직임을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것은 정말이지 납득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결국, 카드업계 1위의 신한카드는 1.7% 안팎까지 낮추기로 했습니다. 곧바로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를 비롯한 국내 대부분의 카드사들도 신한카드가 내놓은 1.7% 안팎 수준으로 수수료를 내리기로 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뭔가 잘 되어가고 있는 모습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중소 가맹점들은 이구동성으로 요즘 새롭게 각광 받고 있는 "꼼수'라는 표현으로 평가절하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왜 그런 걸까요?
그에 대한 이유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카드사와 중소 가맹점이 느끼는 입장 차이 때문입니다. 이번 수수료의 인하폭을 놓고 카드사와 중소 가맹점 양자가 느끼는 온도차가 심하다는 뜻이겠지요.
카드업계는 카드 결제시 발생하는 수수료 수입에서 제반 비용을 제외하면, 결과적으로 수익에 있어서는 1% 정도 된다는 주장입니다. 이에 반해 중소 가맹점 입장에서는 가맹점 수수료가 높다는 불만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올 상반기에 거둬들인 카드사의 수수료 수익이 4조를 훌쩍 넘겼다고 하니 열불이 나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게다가 골프장의 가맹점 수수료율 1.5%이나 백화점 수수료율 2.0∼2.4%에 비해 음식점 2.5∼2.7%, 노래방 2.7∼3.5%, 이·미용실 3.0∼3.5%를 물리고 있으니 더욱 분통이 터지는 것이겠지요.
어쩌면 서울 시내에서 내일(10월 18일)은 점심식사 하기 어려울 지도 모르겠습니다. 뿔난 전국 음식점 주인들이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으로 모이는 '10만인 결의대회'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카드사에 항의하는 퍼포먼스로 신용카드를 잘라 가마솥에 던져 넣을 거라지요?
어떤 결론이 날 지 아직까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차피 남의 돈으로 장사를 해 먹는 금융권이 이래저래 창출한 수익을 그들만의 축재(蓄財)로 삼는 샴페인의 장이 되지 않도록 형평성 있는 카드사의 운영과 책임감 있는 금융당국의 권고가 지속적으로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