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논란이 되고 있는 한미 FTA, 대체 누구를 위한 것이며, 왜 이토록 보는 자의 입장에 따라 받아들이는 강도가 틀린 것일까요? 지금 외통위에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여·야의 공방을 보고 있노라면 묵직한 답답함과 거부감이 먼저 느껴집니다. 그리고 야권에서도 적극적인 입장 표명은 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번 한미 FTA 비준처리를 은근히 원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강력한 대권주자로 지목되고 있는 분들 역시 이에 대한 언급은 극도로 자제하고 있습니다. 아니, 한마디도 본인의 의견을 표출하지 않고 있습니다.

허니, 국민들은 무척 궁금해 할 수밖에 없습니다. 조선, 중앙, 동아일보의 시각은 한미 FTA가 경제영토의 확장이라는 장밋빛 세상을 찬양하고 있습니다. 공감코리아 홈페이지에는 기획재정부가 정리해 놓은 한미 FTA 관련 콘텐츠가 의기양양하게 자리하고 있으며, 네이버나 다음의 정책공감 블로그에서도 희망적인 메시지를 거침 없이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한겨레, 경향신문 등이 바라보는 한미 FTA에 대한 시각은 많이 다릅니다. 현재의 시점에서도 충분히 예견될 수 있는 부작용의 경고와 우려를 꾸준히 제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한 편의 글을 읽어 보겠습니다.


한미 FTA 국내 비준을 놓고 논란이 뜨겁습니다. 신중한 대응이 필요한 때입니다.
 
비준을 하기 전에 두 가지 문제를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는 비준을 서두르는 것이 외교 전략으로 적절한 것인가? 하는 문제이고. 하나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재협상이 필요 없을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첫 번째 문제입니다. 우리국회가 먼저 비준에 동의하면 과연 미국 의회도 비준에 동의를 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우리가 비준을 한다 하여 미국 의회가 부담을 느끼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재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미국 의회는 비준을 거부할 것입니다. 그러면 한미 FTA 는 폐기가 될 것입니다. 결국 우리가 먼저 비준을 하고 재협상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한미 FTA를 폐기하자고 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한미 FTA를 살려 갈 생각이 있다면 먼저 비준을 할 것이 아니라 재협상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먼저 비준을 해놓고 재협상을 한다는 것은 두 벌 일일 뿐만 아니라 국회와 나라의 체면을 깎는 일이 될 것입니다. 결코 현명한 전략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두 번째 문제입니다. 우리의 입장에서도 협정의 내용을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미 간 협정을 체결한 후에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발생했습니다. 우리 경제와 금융 제도 전반에 관한 점검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국제적으로도 금융제도와 질서를 재편해야 한다는 논의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아마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미국도 그리고 다른 나라도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한미 FTA 안에도 해당되는 내용이 있는지 점검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고쳐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은 고쳐야 할 것입니다. 다행히 금융 제도 부분에 그런 것이 없다 할지라도 우리도 고치고 지난 번 협상에서 우리의 입장을 관철하지 못하여한 아쉬운 것들이 있을 것입니다. 어차피 재협상 없이는 발효되기 어려운 협정입니다. 폐기해 버릴 생각이 아니라면 비준을 서두를 것이 아니라 재협상을 철저히 준비하여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폐기할 생각이라면 비준 같은 것 하지 말고 폐기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한미 FTA는 당장의 경기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당장 발효하는 것보다 5년, 10년, 15년 기간이 지나야 효력이 생기는 것이 더 많습니다. 그리고 비준만 해도 미국 쪽의 사정을 보면 어차피 상당한 시간은 걸리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비준을 서두르는 것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진정 위기 극복을 위한다면, 당장 결판이 나지도 않을 일을 가지고 국회를 극한 대결로 몰고 가는 그런 일은 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 걱정이 많습니다. 정치적인 이유로 한미 FTA에 대한 입장을 번복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지난날의 잘못을 반성하고 양심선언을 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저의 입장은 그 어느 것도 아닙니다.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상황이 변했다는 것입니다. 모든 정책은 상황이 변화하면 변화한 상황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실용주의이고, 국익외교입니다. 이것이 원칙입니다.

요즈음에도 한미 FTA의 타당성에 관하여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온 나라가 들썩거릴 만큼 토론을 했습니다. 모든 언론이 참가하고, 많은 시민단체가 참가하여, 많은 학자와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모두 참여했습니다. 반대토론을 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습니다. KBS, MBC특집도 반대편에 섰습니다. 처음에는 반대하는 국민이 많았으나, 그렇게 1년이 넘도록 토론을 한 후에는 훨씬 많은 국민이 지지를 했습니다.

지금 다시 질문에 답하고 토론을 한다는 것은 제겐 감당하기 좀 벅찬 일입니다. 좀이 아니라 한참 벅찬 일입니다. 저는 모두를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질없는 노력을 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저는 FTA를 한다고 신자유주의라고 하는 데는 찬성하지 않습니다. EU도, 중국도, 인도도, FTA를 합니다. 이들 나라가 모두 신자유주의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슨 정책을 이야기 하거나 정부를 평가할 때, 걸핏하면 신자유주의라는 용어를 도깨비 방망이처럼 들이대는 것은 합리적인 태도가 아닙니다.

저는 '너 신자유주의지?' 이런 말을 많이 들었는데, 그 때마다 옛날에 '너 빨갱이지?' 이런 말을 들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듭니다. 신자유주의라는 용어가 지나치게 왜곡되고 교조화되고, 그리고 남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원문:민주주의 2.0, 노공이산, 2008년 11월 10일, 출처-http://knowhowup.com/91]
 
노공이산-노무현 전 대통령의 필명, 민주주의 2.0-정치토론사이트


2011년 현재, 외통위와 집권여당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FTA와 전혀 다르지 않는데, 왜 지금 반대하느냐고 합니다. 오히려 자동차 부문 등에서는 보다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었기 때문에 국익에 한층 도움이 되는 무역협정이 아니냐는 논리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글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정치적인 이유로 한미 FTA에 대한 입장을 번복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지난날의 잘못을 반성하고 양심선언을 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저의 입장은 그 어느 것도 아닙니다.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상황이 변했다는 것입니다. 모든 정책은 상황이 변화하면 변화한 상황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실용주의이고, 국익외교입니다. 이것이 원칙입니다."

지금 현재의 시점에서는 무척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는 말입니다. 다른 건 차치하고서라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미 2008년도에 대통령으로서는 도저히 하기 힘들었을 고백을 이렇게 했다는 것입니다. 잘못된 판단이었고, 그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집니다. 마치 지금 현재의 상황을 이미 알고 있던 것처럼.

여기에서 11월 1일자 경향신문의 사설을 하나 인용해 보겠습니다.


...... 그때나 지금이나 시장 제일주의, 성장 지상주의로 무장한 정부·여당은 수출 확대, 일자리 창출 등을 FTA 추진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FTA로 가장 큰 이익을 보는 집단은 거대 다국적 기업인 반면, 농어민·노동자·중소상공인 등 다수 약자의 삶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더욱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급변한 글로벌 경제 상황에서 국가권력을 시장에 넘겨주는 FTA는 시대 흐름을 정면으로 거스른다. 이런 근본 문제를 제쳐둔 채 FTA 보완 또는 피해대책만 논의하는 것 자체가 공허하다.

한·미 FTA는 경제의 대미 의존도 심화를 넘어 정치·사회·문화 전반에 몰고올 파문을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 ‘경제영토’ 확대 운운하지만 미국은 FTA와 같은 쌍무협정에서 상대에게 밀린 적이 없는 나라다. 특히 이 같은 통상조약은 한번 맺으면 되돌릴 수 없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더하다. 분명한 것은 한·미 FTA가 우리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 절체절명의 시점에 우리는 국회와 여당 그리고 야당에 다시 묻는다. 과연 누구를 위한 한·미 FTA인가. - 다시 묻는다, 누구를 위한 한·미 FTA인가 中 [기사 전문 보기]


이와 동일한 내용의 만화 한 컷이 오늘자 한겨레 그림판에도 실렸습니다.


한겨레 그림판 - 2011.11.02.


많은 지식인들은 이번 FTA를 "노동 위에 군림하는 자본"이라는 개념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정부에서 시행해 온 공공서비스(수도, 전기 등)의 안전책, 사회기반장치의 빗장(건강, 복지 등), 나아가 상대적으로 규제가 많았던 국내 서비스산업(금융, 보험, 의료 등)을 자본이 관여함으로써 풀리게 되고,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전가된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이러한 우려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앞서 언급했던 공감코리아나 포털사이트 네이버·다음의 정책공감 블로그를 통해서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될 것이고, 저렇게 될 것이다."라는 다소 두리뭉실한 표현이 많기 때문에 모호하다는 느낌을 많이 갖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미지 출처 - 오마이뉴스(좌)와 이데일리(우)


어쨌든 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 처리를 놓고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지금, 장외에서도 이에 대한 찬반을 놓고 저마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허나, 가만히 그 이면을 들여다 보노라면 한미 FTA 비준을 촉구하고 있는 계층과 이를 저지, 나아가 폐기를 주장하는 계층이 확연히 구분되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한미 FTA 비준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는 정부관료와 국회의원들에 의해 앞으로의 생활이 결정될 것입니다. 한미 FTA에 대해 장밋빛 청사진을 꿈꾸고 있다면 지식경제부의 콘텐츠(공감코리아의 정책플러스 카테고리)를 찾아보면 될 것이고, 조금이나마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거나 이에 대한 폐해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알고 싶다면 트위터에 접속하여 "한미 FTA"를 검색하시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미 FTA에 대한 불탄의 생각은 아래와 같이 트위터에 남긴 글로서 대신하도록 하겠습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