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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부터 월요일 오전인 지금까지 네이버 대문글을 장식하고 있는 뉴스가 하나 유독 눈을 거슬리게 한다. 노스페이스라는 패딩 방한복으로 계급과 서열이 정해지고 있다는...

그러고 보니 불탄이 중·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다녔던 1980년대에도 상표가 계급이었던 것은 마찬가지였다. 조다쉬 청바지, 나이키 운동화, 책가방을 대신했던 아디다스 베낭, 그리고 각종 브랜드로 넘쳐났던 방한복.

고등학교 2학년이었으니 아마도 1984년이었을 게다. 겨울방학을 얼마 남겨두지 않았던 무섭도록 추운 어느 겨울날이었는데, 가장 친하게 지내는 친구그룹에서 농구 한 게임 하자는 제안이 흘러 나왔다. 몇몇은 추운 날씨를 이유로 내켜하지 않았고, 불탄 역시 그 부류에 속했다.

어찌어찌하여 운동장으로 '우~' 하며 몰려갔고, 편을 나눠 한 게임을 했다. 그런데 정작 경기 할 때에는 땀도 흐르고 해서 나름 즐길 수 있었지만, 종소리와 함께 교실로 돌아올 때는 금새 땀이 식어 온몸이 떨려왔다. 유독 추위를 잘 타는 체질인 것을 알고 있던 친구 하나가 자신이 입고 있던 방한복을 덧입혀 줬는데, '와우~' 그렇게 두툼해 보였던 방한복이 의외로 가벼웠을 뿐만 아니라 무척 따뜻하기까지 했다. 그 방한복이 바로 거위털 런던포그 파카였는데, 당시에는 런던포그가 유명 브랜드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유명 메이커 제품이라고 해서 너무나 비싼 가격을 지불하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던 불탄으로서는 그날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 것이었다.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겨울철 방한복 만큼은 어지간하면 유명 브랜드를 사는 게 좋겠다고 처음으로 생각해 본 계기가 되었던 날이기도 했고 말이다.

뭐, 사실 당시에는 반포에 소재하고 있던 보세매장에 가면 수출에서 빠꾸(퇴자?) 먹은 유명 메이커의 하자제품을 싸게 살 수도 있었지만 왠일인지 불탄은 동대문과 남대문에서 쇼핑하는 것이 더 좋기만 했다. 결국, 그 런던포그 방한복을 잠시 불탄에게 입혀준 친구 역시 '남대문 마니아'로 탈바꿈하게 되었고...

알게 모르게 이 사회는 계급과 서열을 매기는데 아주 열심이다. 군대에서도 줄을 잘 서야 한다는 얘기는 누구나 들어서 알고 있을 정도다. 직장을 다니다 보면 누구의 라인이냐에 따라 조만간에 짤릴 수도 있고, 반대로 승호나 승진을 할 수도 있다. 심지어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사이에도 부유층 아파트파와 중산층 이하의 주택파로 나뉘어 나름대로 경계를 짓는다는 뉴스도 흘러 나온다.

학생 계층이 주축이 되어 블로그와 미니홈피를 통해 급격히 퍼지고 있다는 "노스페이스 계급도"는 예전부터 있어 왔으니 새삼스럽지는 않다. 다만, 불탄 역시 학창시절에 나이키 운동화와 조다쉬 청바지 열풍을 지켜보았지만, 굳이 그런 비싼 메이커 제품을 구입해 입지 않는다고 해서 특별히 뒤쳐진다거나 따돌림을 당했다는 기억은 나지 않는다.

그러니 하나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고, 자신만의 독특하고 멋진 매력을 발산시키는 쪽으로 집중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가장 매력적인 모습은 스스로가 당당함을 잃지 않는데 있다는 것, 그것만 확실히 기억하자.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