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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序(7)






지친 어둠이
결국엔 기억 한 켠에 똬리를 틀고 밀쳐 낸 시간
그 짧은 순간을 희미한 속삭임으로 들려주면
목을 옥죄어 오는 새벽녘 눈 시린 여명은
아직까지 갖지 못한 상실의 고독으로 다가선다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형광등의 흐느끼는 떨림
살갗에는 꼿꼿하게 소름같은 보고픔-
솜털처럼 도드라지고


끝이 보일 것 같지 않은 상념은
가슴녘 속별처럼 고요한 빛으로 퍼져갈 때
아쉬워 쉬이 놓지 못한 질기도록 괴롭혀 온 불면의 장은
몇 개의 휘장으로 덮어버린 일인극의 무대를 서성인다
아마도 그건
내가 토해내지 못할 그리움의 한이었을 게다


이제 다시는
간절할수록 더욱 소리내지 못할 사랑이기에
오늘같은 심상은 안개가 되어, 그렇게 또 어스름 되어
하늘 어느 곳에라도 있을 그대를 찾는다
그 연민같은 색채를 뿌려
새벽녘까지, 내일 같은 새벽녘까지
마침내 내 죽을 즈음엔 그리움으로 날리리라


- 050912. 불탄(李尙眞)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