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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말이다 02






벌써 퇴근의 설레임을 갖는 시간이 되었구나.

오늘 아빠는 서너 개의 보고서와 계약관련 서류를 작성하고 이제야 겨우 일손을 멈출 수 있게 되었단다. 추석 연휴의 후유증 탓인지 이번 주는 계속 피곤함을 떨쳐내기가 힘든 것 같다.

가을을 느낄 수 있는 날씨, 조금만 외곽으로 빠지면 낙엽에 발목을 적실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에 이만큼 지나간 올 한해를 아쉬워 하는 거겠지.

예린아, 그리고 예진아!

세상에는 몇 가지의 어설픈 재롱을 떨며 인정받고 싶어하는 원숭이 닮은 사람들이 많단다. 자기 스스로의 능력보다는 주위의 환경을 탓하며 노력을 포기하는 사람들 또한 많단다.

허나, 아빠의 딸들이라면 아빠가 해주는 이 말을 명심해야 한단다.

스스로가 행복해지고, 높아지고, 봉사하고자 한다면. 자신의 무기력과 나태함, 외골수적인 아집에서 벗어나 밝은 하늘을 가슴에 담으려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또한 자꾸만 눈이 감기는 어둠 속이라 할지라도 반딧불이 만큼의 빛이 존재한다면 어둠은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 미약한 빛을 너희가 앞으로 살아가게 될 두려운 세상에서 희망으로 키워 나간다면 결코 너희는 외롭거나 슬픈 인생을 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아빠는 말이다.

우리 두 딸이 은은한 묵향과 같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기품 어린 인생을 설계하면서 항상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길 바란단다.

그리고 항상 아빠는 너희를 사랑한단다.


- 050922. 아빠가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