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쓰는 편지] 아빠는 말이다 03

오늘은 잠시 시간을 내어 예린이, 예진이와 같은 어린 숙녀들에게 아빠가 어떻게 키워야 잘 하는 것인지에 대해 알아보려고 인터넷을 뒤져 보았단다.

좋은 이야기가 너무 많더구나.
그 중에서 너희를 대할 때 머릿속에 담아둬야 할 몇 가지를 아래와 같이 추려 봤단다.
지금부터 그에 대한 얘기를 할 터이니 잠시 귀 좀 기울여 주겠니?

무엇보다 먼저 이야깃거리를 많이 만들고 선택권도 부여함으로써 너희로 하여금 스스로 결정짓게 할 거란다.
또한 너희들이 낙서해 놓은 그림장이나 공책을 세심하게 살펴볼 것이며, 가끔 편지를 쓰리라는 다짐도 해봤단다.
물론 너희들에게 글자를 가르쳐주는 일이 먼저 선행되어야 하겠지만...

또한 인생을 먼저 살아 온 아빠로서 너희들에게 교훈되는 말을 많이 들려 줄 거란다.
나아가 너희와 함께 보내는 양질의 시간이 그 어떤 성장 영양제보다 더 유용하다는 생각을 확고하게 지니고 있을 거란다.

앞으로는 너희들과의 추억을 많이 만들 것이고, 아빠의 이기심을 너희들이 배우지 않도록 노력을 많이 할 것이며,
너희들이 앞으로 갖게 될 또래집단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게을리 하지 않을 거란다.

아빠는 너희를 절대로 약하게 키우지는 않을 거란다.
너희들이 커가는 과정 중에 노동의 가치와 보람을 일깨워주기 위해서라도 집안에서 가능한 아르바이트를 시킬 거란다.
그런 일을 통해 용돈을 줄 것이며, 그럼으로써 너희들은 세상을 바르게 살아갈 수 있는 노하우를 체득하게 되겠지.
물론 아빠도 그러한 너희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정정당당한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할 터이고...

그런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간혹 회초리를 들 때가 생길 수도 있을 거야.
그렇다고 절대로 너희가 미워서 드는 매가 아님을 너희가 먼저 알아줬으면 좋겠구나.

아빠는 너희를 보호해주는 그림자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언제나 너희 뒤에서 응원을 하겠지만,
정작 앞장 서서 세상을 살아가는 당사자는 너희 자신들임을 언제나 명심해주길 바란다.

살아가면서 아빠의 소중한 것을 너희들에게 조금씩, 경우에 따라서는 모두 맡겨도 보마.
너희 스스로 가져야 할 책임감을 키워주는 최선의 방법이 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너희에게 있어 아주 사소한 것들이라 할지라도 기억해 주는 아빠가 될 것을 약속하마.
적어도 일주일에 두 번은 너희들과 대화하기 위해 아빠의 사랑과 시간을 할애하리라는 것도 이참에 함께 약속할께.

아빠는 말이다.
너희를 정말로 사랑한단다.

- 050923.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