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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사랑


























어느 날
난 처음으로 네게 한마디를 했다
그렇게도 수줍게
아니,
죽어서라도 영화에서라도
차마 다시 짓지 못할
그런 모습으로
네게 사랑한다고 했다


다음 날

난 처음으로 하늘이 무너짐을 알았다
다시는 못올 줄
아니,
사랑이라는 이름으로는
그 어떤 용서를 하지 않더라도
사랑 네게는 통용될 줄 알았다


잠시 눈을 붙이고

이내 새벽에 겨운 늦잠을 깨고 나면
여전히 조여진 심장에 남아있는
네게 가져다 준 나머지 사랑은 가시


오늘,
이렇게라도 네게 사랑한다 울부짖지 못한다면
끝내 죽어도 허망한 사랑 되겠기에
다시 한 번
소리 죽여 움직이는 소라 입김을 닮은
나 네게 한마디만 넘긴다
너만 볼 수 있기에


- 060805. 불탄(李尙眞)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