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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시절(戀愛時節)






















연애시절
그 때가 좋았는가.


들녁에서도 바닷가에서도 버스 안에서도
세상이 온통 두 사람으로만 가득했던 시절


사시사철 바라보는 곳 마다 진달래 붉게 피고
비가 오면 억수비, 눈이 내리면 폭설이었던 때

오도 가도 못하고, 가만 있지는 더욱 못하고
길거리에서 찻집에서 자취방에서 쓸쓸하고 높던 연애


그 때가 좋았는가?
연애시절 너를 부르는 내 등짝이
화끈 달아오르는 건 또 어쩌랴


무릇 연애란 사랑을 생각하는 것이기에
문득 문득 사랑이 마음을 숨기고


아, 아!
어린 늑대가 되어 마음을 숨기고
새침한 여우가 되어 꼬리를 숨기고


바람 부는 곳에서 오랜동안 흑흑 울고 싶은 것이기에
연애시절아, 두 사람만 남겨두고 어딜 그리 급히 떠난 게냐


서로 주고 싶은 것이 많았던지
오늘도 밤 하늘엔 별이 뜬다


연애시절아, 그것봐라
사랑은 쓰러진 그리움이 아니라
시시각각 다가오는 폭주기관차가 아니더냐


그리하여 우리 살아 있을 동안의 삶이란 건
끝끝내 모두 연애가 아니더냐.


- 060805. 불탄(李尙眞)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