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한줌 차마 일으켜 세우지 못한 채 뿌려지지 못한 여명(黎明)이 시선을 내린다 가끔씩 내비치는 별을 닮은 그리움 귀를 어지럽히는 바람소리로 다가서려는가 떨림의 호소(呼訴)가 모기마냥 이 늦된 어둠 속에서 징그럽게 앵앵거린다 어딘지 정하지 못해 비틀거리는 걸음 문득 그렇게 힘없이 멈추려는가 두려운 탓에 하늘을 우러르지도 못하고 아니, 끝내 눈을 뜰 수조차 없었는지도 그렇게 끝내 미련마저 버리려는가 실연(失戀)이 어둠과 동색(同色)이라 하더니만 실상은 그보다 더 짙은 암흑(暗黑)의 그림자더라 아니, 그보다 더욱 처연한 것은 눈물의 냄새까지 고독을 닮았더라 세상에 들리는 모든 소리가 별리(離別)의 세상에선 비가(悲歌)이고 애가(哀歌)더라 바람 좇는 시선은 희미해지고 어느 새 어둠은 아침으로 잠들었더라 -070612. 불탄(李尙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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