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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사랑




바람을 걷고 있던 가슴이
철교 위 버려진 키스처럼 힘없이 나뒹굴고
낯선 순결을 위한 반항은 허망하기만 하다
그래!
기억의 노예가 되어버린 영(靈)을 위해서라도
짧게 스칠 참담함을 대비해야지


순간, 환청으로 들려오는 절규가
도려낸 아픔을 짓쳐들어와
내 삶을 그린 모식도에 한 서린 꽃으로 피었다가
어느 날
빈 들녘에 도망치는 핏발로 피어나면
준비된 어린 순결을 가장한 고백은
정작으로 고운 백야(白夜)를 흐르겠지


차마 다음으로 넘기지 못해
말라 타들어 가 마침내 갈라진 입술 떨림
그리고 애써 
지우고픈 작은 몸짓에다가는
어린사랑 이름표를 붙이고 싶다


- 070803. 불탄(李尙眞)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