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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구속영장 기각과 함께 영등포경찰서를 나서는 MBC 노동조합 집행부 5인 MBC기자회 트위터


오늘은 너무나도 참담한 소식과 조금은 숨통이 틔는 소식 두 개가 들렸던 날입니다. 바로 통합진보당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전자의 것이고, MBC노조 집행부 5인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법원이 기각했다는 내용이 후자의 것입니다.

통합진보당 당사와 서버업체 등 10여 곳에 대한 일제 압수수색은 현재진행형이니 본 포스트에서는 MBC노조 집행부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서만 잠시 언급을 해볼까 합니다.

영장이 기각된 직후 영등포경찰서를 나서던 MBC노조 집행부 5인은 "사법부가 MBC노조로 하여금 옳은 길을 가도록 판단했다"는 인사말을 남겼습니다.




아마도 전세계적으로도 그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언론파업을 지켜보던 시민들과 가족들은 크나큰 안도의 숨을 쉴 수 있는 순간이었을 것입니다. 또한,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해서 각처에서 솔솔 피어나고 있는 김재철 사장의 퇴임임박설도 탄력을 받는 모양새입니다.

이에 MBC노조는 성명서를 냈습니다. <우리의 투쟁은 정당하다.이제 김재철을 구속하라!>라는 제목의 이 성명서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법원이 MBC 노동조합 집행부 5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벼랑 끝에 몰린 김재철을 구하기 위해 정권과 검경이 벌인 여론 전환용 구속영장은 역시 무용지물이 됐다. 법원의 결정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당연한 판단으로, 사법 당국의 구속영장 청구는 애당초 무리였다는 것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우리의 투쟁은 오늘 그 정당성을 또 한 번 입증 받았으며, 정권과 사측이 주장한대로 정치 파업도, 불법 파업도 아니라 온전히 국민들에게 공정방송을 돌려주고자 하는 정의로운 싸움임이 입증된 것이다. 편파, 왜곡, 불공정 방송에 맞서 시작된 우리의 투쟁은 정당했으며, 온갖 부도덕과 비리를 저질러 온 김재철에 대한 우리의 퇴진 요구는 당연한 것임을 이제 법으로도 인정받은 것이다.

정권과 사법 당국은 이제라도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 경찰은 노조 집행부가 회사로부터 고발을 당한 뒤 지금껏 충실한 수사를 받아온 만큼 구속할 필요가 없음에도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도 하루 만에 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반면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고발된 김재철 사장에게는 봐주기라고 밖에 볼 수 없는 늑장 조사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세상에 알려진 김 사장의 비리가 대체 얼마 만큼인가? 회사 돈 수십억 원을 특정 무용수에게 몰아주고, 심지어 무용수의 오빠까지 회사에 특채시켰다. 게다가 김재철이 이 무용수를 위해 법인카드를 쓴 정황들까지 낱낱이 드러났다. 사법 당국은 이 자료들을 그냥 확인만 하면 될 정도다.

경찰과 검찰은 즉시 김재철 사장에 대해 구속 수사를 벌여야한다. 이번에 노조 집행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속도로 볼 때 배임 등 중죄를 저지를 김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머뭇거릴 하등의 이유가 없다. 법원이 정당한 판단을 내린 이 시점에서조차 검경이 김재철 사장을 조사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검경은 정권이 내리꽂은 낙하산 김재철 사장을 봐주라는 지시를 받은 ‘허수아비’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것이다.

MBC 노동조합 집행부는 말도 안 되는 회사 측의 주장에 맞서 그간의 조사와 오늘 실질심사에 당당히 임했다. 우리의 파업은 ‘정권에 아부하는 방송’을 ‘공정한 국민의 방송’으로 돌려놓기 위한 지극히 정당한 파업이기 때문이다.

결국 법원은 ‘방송은 공정해야 한다’는 상식을 바탕으로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조합 집행부를 구속시키면 파업은 잦아들 것이라는 이명박 정권과 그 하수인 김재철의 희망이 부질없는 것임이 오늘 다시 한 번 입증됐다.

MBC 노동조합과 그 구성원들은 오늘 법원의 결정을 디딤돌 삼아 앞으로 김재철 사장과 그 일당의 퇴진을 위해 더 강도 높은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다. 나아가 경찰과 검찰이 김재철 사장의 배임과 각종 비리를 제대로 밝혀낼 것인지 감시하고, 고발해 반드시 김재철이 법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이다. 공정방송을 되찾아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는 그 날까지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다.

고생하신 노조 집행부 5분께는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그리고 지금도 현장에서 <5월 급여 '0원'>이라는 극심한 압박감을 이겨내며 힘겹게 파업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노조원들께는 미안한 마음과 함께 힘찬 응원과 지지를 보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