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이미지 - 경향신문


19대 국회에서 입법 활동을 펼칠 초선의원 중 42%가 중도성향을 표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경향일보가 '주간경향'의 자료를 근거로 16일에 보도한 기사 "19대 초선의원 42% “나는 중도…성장보다는 분배"를 통해 잘 설명하고 있는데요, 결론적으로 보자면 19대 국회에 입성한 초선의원의 42%가 스스로의 이념적 성향을 중도로 평가하고 있더랍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새누리당을 비롯한 보수정당의 초선의원이 야권의 초선 의원들보다 중도 성향이 짙다는 결과가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최근 여권에서 보이고 있는 대야공세의 일환이 색깔논쟁인 것에 비춰 보면 뭔가 묘한 느낌이 들지 않은가요? [뉴스 전문 : http://news.nate.com/view/20120616n07869?mid=n0101]

만약 '주간경향'의 자료에서 처럼 보수정당의 초선의원들이 민주통합당 및 진보정당의 초선의원들보다 중도적인 성향이 강하다고 한다면 현재 박근혜 前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여권 지도부가 야권을 향해 퍼붓고 있는 이념논쟁이란 것이 적어도 자당의 구성원들에게는 별다른 실효성이 없다는 뜻이 아닐런지요.

그렇다면 왜 민주통합당 및 진보정당보다 새누리당 및 보수정당에서 중도 지향성을 지닌 초선의원의 비율이 높은 걸까요?

이에 대한 이유를 '주간경향'은 '이명박 정권과의 선긋기'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역대 대통령 중 지금의 MB정권 만큼 부패한 권력이 또 있을까 싶을 만큼 진저리쳐지는 상황일 뿐만 아니라, 역대 어느 정권도 임기말 레임덕으로부터 온전할 수 없었다는 것도 영향을 끼쳤을 것입니다.


주간경향 981호 표지 이미지


경향일보의 기사를 조금만 더 살펴 볼까요?

중도 성향의 초선 의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만큼 올해 최대의 대선 이슈도 국가관 같은 이념논쟁보다는‘경제’와‘복지’와 같은 민생현안 관련 이슈를 선택한 의원들이 많았다. 복수응답을 포함해 최대 대선 이슈를 묻는 질문에 경제를 선택한 의원은 응답자의 42%(38명)로, 복지를 선택한 의원은 36%(33명)로 집계됐다. 제시 문항 외에 기타에 주관식으로 기술한 응답자는 ‘경제민주화’나 ‘양극화해소’ ‘일자리’ 등 경제와 복지에 연관된 이슈를 대답한 의원들도 있다. 80% 가까운 초선 의원들이 민생과 연관된 ‘경제’와 ‘복지’를 주요 대선 이슈로 꼽은 셈이다. 반면 ‘국가관’이라고 답한 의원은 7명에 그쳤다. 이 밖에‘정치개혁’이라고 답한 의원도 7명으로 집계됐다. - 경향신문

그런데 이 대목에서 한 가지 의문을 갖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왜 새누리당의 초선의원들은 민주통합당의 초생달(초선의원 민생현장을 달린다) 모임과 같은 활동을 보이지 않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손자뻘 국회의원 앞에 엎드려 제발 좀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밀양 고답마을 주민들 - 창원일보


민주통합당 초선의원 모임인 초생달은 벌써부터 밀양지역의 송전탑 공사와 관련한 인권운동에 한창이라는 것을 우리는 뉴스를 통해 이미 알고 있으니 말입니다.

물론, 경향일보는 초선의원들이 경제민주화나 복지문제와 같은 경제현안에 관심을 두고 각종 연구단체에 참여하고 있다는 내용을 기사화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이 주도하는 '경제민주화 모임'만 하더라도 새누리당 의원 30여 명이 참여하고 있고, 이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약 20명이 새누리당 초선의원이라는 사실까지도.

하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경제정책을 연구하는 '경제사회정책포럼'이라는 모임을 만들었고, 이 모임에 16명의 초선의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민주통합당 초선의원인 김용익 의원이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 만큼이나 남경필 의원의 '경제민주화 모임'도 듣보잡이지 않겠습니까?

초선의원들이 '성장보다는 분배'에 초점을 맞춰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무척이나 반가운 일입니다. 기득권이나 현재의 여권 지도부가 분배보다는 성장정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에 비하면 올바른 방향일 테니 말입니다. 최근 문재인 상임고문이 주장하고 있는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손학규 상임고문의 '진보적 성장론', 김두관 경남지사 '중산층 복원'도 이와 같은 맥락일 테고요.


[김용민의 그림마당] 2012년 6월 12일


그러니 당연히 최근 MB와 박근혜 前위원장, 이한구나 정우택을 비롯한 새누리당 지도부가 권력형 비리 은폐와 대선에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퍼붓고 있는 '이념논쟁'이나 '사상검증'과 같은 피로감 높은 프레임이 이들 초선의원들에게는 "전혀 씨알도 안 먹히는" 헛발질 공세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 절반에 이르는 초선의원들은 18대 대통령으로 박근혜 前위원장이 당선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으니 적어도 새누리당 초선의원인 경우에는 자신들이 갖고 있는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기가 무척이나 힘들 테지요.

너무나도 존재감이 없어 보이는 지금의 새누리당 초선의원들. 그치만 어느 시점부터는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 시점이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지금 갖고 있는 경제민주화와 민생에 확고한 철학 만큼은 끝까지 추진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이란 터에 스스로의 자긍심이나마 세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