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이미지 - 머니투데이


지난 6월 22일,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의 <MBC 파업 발언>을 뉴스를 통해 듣는 순간 잠시 '멍~'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약지25' 소속 의원들과 복지관 봉사활동을 마친 자리에서 기자가 한 질문에 "파업이 징계사태까지 간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며, "노사가 서로 대화로 슬기롭게 잘 풀었으면 좋겠다"는 엄청난 해법의 제시와 함께 "(파업이) 장기화되면 가장 불편해지고 손해 보는 게 국민 아니겠는가. 하루 빨리 정상화되길 바라는 것이 국민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는 1년에 한두 번이나 볼까 말까한 입장표명까지 덧붙였더랬지요. MBC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지 무려 145일이나 지난 시점이었고요.

이미지 - 한겨레신문

여기에 새누리당 대표적인 경제통이라고 추앙 받다가 얼마 전 언론 앞에서 간첩타령과 종북드립의 근거라며 조갑제옹이 쓴 괴이한  책 한 권을 흔들어대는 바람에 보수일간지에서조차 외면을 당해야만 했던 이한구 원내대표는 실추된 명예(는 쥐뿔~) 회복이라도 하려는 듯 MBC노조 파업에 대해 큰 목소리를 냈더랬지요. 바로 "민주당의 큰 관심은 선거 때 편파방송을 할 세력을 규합하는 데만 가 있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된다"라고 말이죠.

또한, "국민들이 싸움하면 말려야 할 곳이 정치권"이며, "국민 갈등을 해소해야 하는 곳이 정치권인데 시간만 나면 싸움나는 데 없나 찾아가 부채질하는 행태야말로 구태정치"라는는 발언으로 자신의 견해를 확실히 표현했더랍니다. 물론, 이한구 원내대표가 MBC노조 파업을 보는 시각은 이미 지난 5월 25일에 있었던 다음의 발언을 통해서도 드러난 바 있습니다.


언론파업을 한다고 국정조사를 하나? 국정조사는 특정 사안에 대해 국민적 의혹이 있거나 하면 하는 것이지 아무거나 하는 게 아니다. 기업 사장의 도덕적 문제를 정치권에서 왜 개입해야 되나? 개인적으로 김재철이 뭐를 했던 간에 그게 무슨 국민적 의혹을 가질 사안인가


박근혜 의원과 새누리당 지도부가 보는 언론파업에 대한 시각이 이 모양이니 당연히 각계각층에서는 비판의 물결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이미지 - 아이뉴스


먼저, 새누리당과 가장 첨예하게 대립의 각을 세우고 있는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박근혜 의원이 초장기 파업과 대규모 징계로 치달은 MBC사태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다."고 말문을 연 뒤, "그동안 무엇을 하다가 파업사태가 140일을 넘고, 100여 명의 징계사태가 있고 나서야 MBC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지 궁금하다."고 비꼬았습니다.

또한, "국민일보·연합뉴스 등의 파업이 타결되는 분위기에 편승해서 혹시 숟가락 얹으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라며 일침을 가하면서 박근혜 의원의 발언 내용이 가진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바로 "군사정권 때보다 더 혹독한 대규모 징계에 대해 '안타깝다'는 짤막한 평가 한 마디에 그친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더욱이 '국민을 생각해서라도 노사 간에 빨리 타협하고 대화해서 정상화되기를 바란다'는 발언 역시 핵심이 빠져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언론노조에서는 성명을 내고 즉각적인 반발에 나섰는데요, 그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여야의 19대 국회 개원 협상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언론장악 국정조사와 청문회 개최 문제가 가장 첨예한 쟁점으로 떠올랐다고 한다. 국민적 의혹 사안인 언론장악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야당의 일관된 요구에 새누리당은 앵무새처럼 '개별 회사의 노사문제' 운운하며 청문회 개최를 거부하고 있다. 도리어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오늘, 우리 파업 노동자들을 '편파 방송 세력'이라 칭하는 적반하장식 망언까지 늘어놓았다. 최소한의 염치가 있다면 국민들에게 물어보라. 진짜 '편파 방송'을 만든 세력이 누구인지를. 이 정권 들어 공정방송의 토대를 훼손시키고 편파 방송을 노골화한 세력은 MB와 새누리당, 바로 당신들이다!


이미지 - MBC구하기 100만 서명운동 페이지


이와 함께 언론노조는 "파업의 원인 제공자가 바로 정치권력이기 때문이며, 언론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선 것은 이 정권의 낙하산 사장 임명, 그로 인한 공정방송 훼손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이를 '개별 회사의 노사 문제'로 치부하는 것은 파업의 원인 제공자들이 자신들의 죄과를 감추려는 철면피한 수사일 뿐"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표명했습니다.

아울러, "마침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이 오늘 언론사 파업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파업이 징계 사태까지 간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결국 장기화되면 가장 불편해지고 손해보는 이가 국민이라고까지 했다. 맞는 말이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이한구처럼 '편파 방송 세력', '언론사 내부 문제', '불법 정치 파업' 운운하며 강건너 불구경하듯 적반하장식 모르쇠로 일관할 문제가 결코 아닌 것"이며 박근혜 의원과 이한구 원내대표를 함께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또한, "국민 생각해서라도 노사 간에 빨리 타협하고 대화해서 정상화되길 바라는 마음"이라는 박근혜 의원의 생각을 현실화 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국정조사와 청문회가 필요하다는 입장과 함께 노사 간의 합리적 대화조차 거부하고 있는 낙하산 사장들에 관한 문제를 국회가 명명백백히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언론노조는 "혹여 모르쇠로 일관하며 MBC와 YTN 등의 파업을 대선 때까지 그대로 방치하는 것이 대선을 유리한 환경에서 치르는 길이라는 ‘정략적 환상’을 아직까지 갖고 있다면, 실로 엄청난 국민적 비판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새누리당은 명심해야 할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궤변과 정략으로 민주주의를 거부하고 언론자유를 짓밟는 세력을 우리 국민들은 결코 용서하지 않는다."는 말로 끝을 맺었습니다.

구구절절히 옳은 말입니다. 그러니 박근혜 의원이나 이한구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지도부에겐 충분히 새겨 들을 만한 금과옥조(金科玉條)와 같을 터이지만, 이미 박근혜 의원의 사당(私黨)이 되어버린 새누리당 지도부의 귀에는 절대 들릴 리가 만무하겠지요. 혹여 개인적인 입장에서야 듣거나 그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도 있겠습니다만, 결국 새누리당의 당리당론(이라고 쓰고 박근혜의 개인적 판단이라고 읽어야지요.)과는 상반될 터이니 깡그리 무시해야 할 것입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정치적 소견이나 개인의 철학, 지금껏 살아오면서 키워 온 가치관에 반한다 할지라도 '박근혜식 줄세우기'에 따르고, 그를 향한 '맹종'을 보이지 못하면 절대 출세할 수 없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는데요, 그래서일까요? 요즘 언론을 통해 자주 소개되는 이한구 원내대표, 서병수 사무총장, 이정현 최고위원 등의 찌질한 모습도 어쩌면 정치권력의 핵심에서 밀려나지 않겠다는 뜻이겠지요.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각자가 가지고 있는 스펙에 비해 그토록 하찮은 '떼쟁이' 역할에 충실할 수 있을까요?

마지막으로 MBC노조 파업을 놓고 민주통합당과 파업노동자를 싸잡아 모욕했던 이한구 원내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린 성경환 교통방송 대표의 날선 비판을 옮겨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한구 의원의 공영방송 MBC에 대한 인식의 천박함이란...ㅉㅉㅉ 아직도 '기업의 노사문제'라네...그럼 왜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법'을 국회에서 입법하고, 방문진이사 구성을 방통위에서 하고, 방통위 구성을 정치권에서 하나? 보좌관들이 좀 가르쳐 주삼!


국회는 방통위와 방문진을 낳고, 방통위는 방문진 이사들을 낳고, 방문진 이사들은 MBC 김재철 사장을 낳고, 김사장은 정치적 불공정보도를 낳고, 정치적 불공정보도는 국민의 왜곡된 판단을 낳고, 이것이 곧 파업을 낳았으니 이 책임은 정치가 짐이 마땅하도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