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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서울신문


'혹시나'는 항상 '역시나'로 마무리 되는 걸까요? 어제였던 6월 25일, 새누리당이 당헌·당규로 채택되어 있는 지금의 경선 룰을 그대로 적용하기로 확정함으로써 비박주자 3인방이 여지껏 요구해 오던 오픈프라이머리도 확실히 지워질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이로써 새누리당(이라 쓰고 '박근혜 私黨'이라 읽습니다.)은 오는 8월 19일에 대선후보 경선을 치르고, 곧바로 그 다음날(20일)에는 사실상 박근혜 후보 추대식으로 봐야 하는 대선후보자 선출 전당대회를 열 게 되었습니다. 결국 공당(公黨)의 기능과 역할보다는 기꺼이 박근혜 의원의 사당(私黨)으로 남겠다는 뜻이 아닐런지요?

일견 박근혜 의원이 의도하는 바대로 손발이 척척 맞는 것 같기는 합니다만, 왠지 묘하게 틀어진 듯한 느낌도 없지는 않습니다. 이미 '현행 룰 강행'으로 결정된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굳이
7월 9일까지의 시한을 둘 필요는 없어 보이는데 말입니다.

이에 불탄은 새누리당에 기생하고 있는 과도한 권력욕의 소유자 , 정확히 말하자면 대권을 향한 탐욕의 무리들이 박근혜 후광효과를 노리는 꼼수라고 판단합니다. 저마다의 존재감을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이라 할 수 있으니까요.





여기에는 비박주자 3인방으로 불리는 정몽준 의원, 이재오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와 후발로 나선 임태희 前대통령실장, 안상수 前인천시장, 김태호 의원 등이 있을 텐데요, 다른 인물에 비해 비박주장 3인방 중 정몽준 의원과 이재오 의원의 입장은 그나마 또 달라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미 많은 정치·시사평론가들이 진단하기를 정몽준 의원이나 이재오 의원의 경우에는 이번 대선출마가 사실상 앞으로의 정계활동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뚜렷한 성과나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앞으로의 다음은 절대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들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기사 정몽준 의원이나 이재오 의원이라면 나름대로 자신의 이름값에 대단한 자존·자긍심이 있을 터이니 다시 지역구 의원이나 해먹겠다고 정치판에 기웃거리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비박주자 3인방 중 김문수 경기지사의 경우에는 정몽준 의원이나 이재오 의원과 같은 길을 걷고 있기는 합니다만, 여권 내에서도 충분히 다음 기회를 노릴 수 있는 인물이란 평가를 하고 있을 정도이니 정몽준 의원이나 이재오 의원보다는 한결 여유로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그 또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를 기획하고 있는 세력들이 꾀하고 있는 '비박주자 3인방에 대한 분열 노림수'의 일환이겠지만 말입니다.

어쨌든 비박주자 3인방은 새누리당 지도부가 확정시킨 전당대회 일정을 놓고 한 목소리로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경선 파국의 책임을 새누리당 지도부에 두겠다는 뜻인데요, 
정몽준 의원의 "국민 시선은 올림픽에 돌려놓고 그들만의 리그를 하겠다는 거냐", 이재오 의원의 "꼭 6·25처럼 기습하네. 허참 끝났네", 김문수 경기지사의 "헷갈린다"는 표현들이 그를 대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미지 - 네이버 인물정보


그렇다면 이들 비박주자 3인방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후발 주자 즉, 임태희 前대통령실장, 안상수 前인천시장, 김태호 의원의 경우는 어떨까요? 확실히 그들 스스로도 이번 대선 후보경선에 기대를 갖지는 못할 것입니다. 대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정운찬 前총리가 말을 바꿔 출마의 변을 밝히더라도 마찬가지일 테고요. 오히려 박근혜 의원과 함께 대선 후보경선을 치렀다는 사실을 자신의 네임밸류 제고에 이용하고, 나아가 다음 기회에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들겠지요.

문제는 이와 같이 대선행보를 밟고 있는 이들에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바로 박근혜 의원 앞에서 충성경쟁을 벌이고 있는 새누리당 지도부에 있습니다. 이한구 원내대표와 서병수 사무총장, 그리고 새누리당 최고위원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요즘 이들 새누리당 지도부를 가만히 들여다 보면, 당도 없고, 국민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저 박근혜 의원의 의중을 파악하고 알아서 기는 행태에만 집중하는 모양새입니다. 새누리당이 이길 수 있는 길을 버린 채, 오로지 박근혜 의원이 이기는 길이라고 판단되는 일만 해내고 있으니 말입니다. 단 하나의 양보도 없이, 단 한마디의 의견 수용도 없이 그냥 목표로 하는 길로만 가는 오만과 불통의 정치를 하고 있으니까요.


이미지 - 프레시안


그들이 노리는 것은 그냥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뿐인 것 같습니다. 아니, 어쩌면 박근혜 의원이 대통령이 되지 않아도 무방하다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어차피 그들에게 있어 박근혜 의원이란 존재는 정치적 입지를 넓히고, 정권 실세로서의 권력을 얻는 도구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앞으로 5년 뒤, 자신의 모습이 어쩌리라는 '개꿈'을 꾸면서 말이죠. 이러한 그들의 정치권력에의 탐욕을 과연 박근혜 의원도 알고 있을까요?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