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박근혜 의원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당 지도부와 주요 당직자, 국회의장까지 모두 장악한 박근혜 의원이기에 대선 출마 직후부터 갑작스레 튀어나오는 예상치 못한 악재들이 무척이나 곤혹스러울 터이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신속히 수습하기는 커녕 침묵으로 회피하거나 책임전가의 모습만 비치고 있으니 여·야는 물론이요, 국민들 눈에도 일정 부분 박근혜 의원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하게 되나 봅니다.

<7ㆍ11 특권 반란> 즉, 정두언 의원에 대한 국회의 체포동의안 부결로 불거진 적신호는 쇄신을 하겠다는, 그 중에서도 국회의원이 누리고 있는 불체포특권부터 가장 먼저 내려놓겠다고 호언장담했던 박근혜 의원이기에 더 크게 느껴집니다. 원내지도부에서는 스스로 책임을 지겠다며 총사퇴란 카드를 꺼내들기는 했습니다만, 불체포특권을 내려놓지 않은 그 자체로 이미 '쇄신'의 도화지에 가득히 얼룩진 '구태'의 검은 물감을 걷어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박근혜 리더십이미지 - 뉴시스


게다가 이번 <7ㆍ11 특권 반란>을 통해 지금껏 어렴풋이 감지되던 원내지도부와 비박 및 쇄신파, 그리고 국민행복캠프로 쪼개져 있는 새누리당의 알력이 확인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의 실체가 바로 박근혜 의원에 대한 각각의 과잉충성과 반발, 권력다툼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배신을 가장 혐오하는 것으로 알려진 박근혜 의원이니 만큼 본인이 직접 신중하게 고르고 골라 엄선한 인사들로 구성한 국민행복캠프의 공보단장인 윤상현 의원마저 국회 체포동의안 부결에 일조를 했다고 하니 그 또한 충격이었으리란 생각입니다

한쪽에서는 과잉충성으로 그 좋았던 상황을 악화시키고, 또 한쪽에서는 미래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권력다툼에만 관심을 쏟고 있는가 하면, 박근혜 의원에게 선택 받지 못한 비박계 및 쇄신파 의원들은 공공연한 반발을 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보니 이를 효과적으로 이끌지 못한 박근혜 의원으로서는 '리더십 부재'의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테지요.>


이미지 - 뉴스1


우선 과잉충성이란 측면에서는 5.16쿠데타에 대한 평가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먼저 국민행복캠프
에서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사덕 의원만 놓고 보더라도 "태조 이성계의 조선 건국을 포은에게 물으면 역성 혁명이라고 하겠지만 세종대왕에게 물으면 그렇게 말하지 않을 것"이라 했으니 태조 이성계를 박정희에, 세종대왕을 박근혜 의원에 빗대면서 5.16쿠데타의 당위성을 드러냈던 바 있습니다.

국민행복캠프에서 정치발전위원을 맡고 있는 박효종 서울대 교수와 이상돈 교수는 각각 "5·16은 쿠데타이면서 혁명이다. 5·16으로 이뤄진 변화는 가히 혁명적 변화", ""5·16 자체는 쿠데타이지만 그것을 통해 우리 사회가 놀라운 변화를 겪었기 때문에 혁명이라고 표현하는 게 적합하다"고 했으니 4.19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우리의 헌법과는 괘를 달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들은 박근혜 의원으로서는 껄끄러운 의제이기도 한 5.16쿠데타를 자연스레 혁명의 반열에서 논함으로써 박근혜 의원의 짐을 덜어주겠다는 뜻일 테지만,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대선을 앞두고 너무 앞서나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오히려 반감만 갖게 되는 것을 보면 과유불급의 묘리가 정치에서 얼마나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인지 여실히 느낄 수 있겠더랍니다.


박근혜 리더십이미지 - 노컷뉴스


다음으로 권력 다툼이란 측면에서는 여·야가 정권을 놓고 벌이는 치열한 대권경쟁 만큼이나 친박진영 내에서의 권력 다툼이 빈축을 사고 있는데요, 경제민주화를 놓고 이한구 원내대표와 엄청난 설전을 벌였던 김종인 선대위원장이 최경환 국민행복캠프 총괄본부장을 겨냥한 발언도 그에 대한 축의 하나로 보여집니다. 물론, 경제민주화를 선점하기 위한 노이즈마케팅의 일환일 뿐이었다는 말에도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겠지만.

또한, 새누리당에서 있었던 의원·장관 겸직 금지에 대한 친박계 중진들의 반발이나 친박을 표방하는 사조직의 난립, 그리고 넘쳐나는 박근혜 특보 등도 그와 무관치는 않다는 게 정설이고 보면, 박근혜 대통령 이후를 겨냥한 그들의 치열한 밥그릇 싸움이란 것이 이전투구란 말로도 부족할 지경입니다. 그래서인지 박근혜 의원도 국민행복캠프와 관련한 명함제작을 하지 않겠다고 나선 모양입니다.

마지막으로 반발이란 측면에서는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과 관련하여 불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의원과 이재오 의원 진영은 차치하고서라도 김문수 경기지사를 비롯한 경선 참여진영에서의 박근혜 의원에 대한 반발은 당연할 것입니다.


박근혜 리더십이미지 - 조선일보


또한, 이번 <7ㆍ11 특권 반란>에서도 볼 수 있었듯 박근혜 의원의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의 포기공약을 새누리당 내 쇄신파로 일컬어지는 남경필 의원이나 비박계 의원으로 분류되는 김용태 의원이 정두언 의원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부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습니다.

특히 국민행복캠프에서 공보단장을 맡고 있는 윤상현 의원이 이 같은 상황에 일조를 하고 나섰으니 박근혜 의원으로서 받게 되는 충격은 실로 엄청났으리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총사퇴의 카드를 내민 원내지도부의 재신임을 묻는 것 또한 수용과 반발의 기싸움이 대단한 것을 보면 새누리당의 앞길이 순탄치 않음을 내비치는 것이란 생각이고요.

어쨌든 다시 한 번 박근혜 의원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오른 요즘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어떤 해법을 제시하며 사분오열 쪼개진 새누리당을 이끌고 갈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겠습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