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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경향신문



오늘 새벽, 우리나라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홈팀의 강한 텃세와 일방적인 응원을 극복하고 잉글랜드에 승리함으로써 4강에 진출한는 신화를 썼습니다. 보는 내내 감동이었고, 이겨준 우리의 올대 선수들에게는 한없는 고마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브라질과의 4강전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양궁 여자개인 결승전 역시 감동과 흥분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 대표팀의 기보배 선수와 멕시코 대표팀의 로만 아이다 선수가 세트 스코어 5대5의 상황에서 마지막 화살 하나로 승부를 내야하는 슛오프 상황을 맞게 되었죠.


이미지 - bntnews


기보배 선수가 먼저 쏘아낸 화살은 9점 라인에 가까운 8점 지점에 걸치게 되었고, 로만 아이다 선수가 쏘아낸 화살은 기보배 선수의 화살보다 5mm가 더 밀려난 지점에 박히게 되었고요. 결국, 영광의 금메달은 기보배 선수가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올림픽 경기를 보면서 가끔 들을 수 있었던 말이 하나 있습니다. "올림픽 금메달은 하늘이 내린다"고 하는......

많은 경기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그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습니다. 오심이나 국가권력의 개입, 종목별 경기연맹의 권력싸움, 예상치 못한 선수 부상 등으로 피해를 입는 경우가 비일비재 했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보자면 한 나라의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라는 생각입니다. 즉, "대통령은 하늘이 내린다"는 뜻이겠지요.

요즘 박근혜 의원에게 일고 있는 악재들은 너무나도 엄청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그 이면을 들여다 보면, 그 악재들 하나하나가 박근혜 의원 스스로 자초한 것 같기도 하더랍니다. 5.16쿠데타에 대한 입장표명이라든가, 대선후보 경선에 임하는 자세라든가, 친박일색으로 주변을 채우려는 불통정치라든가, 그리고 이번 공천헌금 비리의혹에서 드러난 편의적 원칙주의자로서의 모습 등이 말이죠.

특히 이번 공천헌금 비리 의혹을 통해 드러난 박근혜 의원의 편의적 원칙주의는 많은 이들을 실망케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쇄신과 원칙을 자신의 정치 이미지로 삼아왔던 박근혜 의원이 공천헌금 비리 의혹에 대처하는 모습은 너무나 구태스럽기 때문입니다.


이미지 - 뉴시스


사건 발생 후 공천헌금 비리 의혹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피해왔던 박근혜 의원이 오늘에야 입장을 밝혔는데요, 그것도 기자회견 등의 모양새를 취한 것이 아닌, 경선일정의 하나인 '20대 정책토크'가 있던 자리였습니다. 게다가 "아직 사실 여부도 모르는데 이것을 빌미로 저를 공격하는 것도 '멘붕'이다"는 말로 '박근혜 책임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비박주자들을 비난하는 듯한 인상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사과 발언이 있기 전까지 박근혜 의원과 새누리당 지도부가 너무나 안일하게 대처해 온 것은 사실입니다. 비난여론을 의식한 이후에야 비리 의혹 당사자인 현기환 前의원과 현영희 의원에 대한 출당권고와 함께 김영우 대변인의 사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이 또한 지금껏 문제가 있을 때마다 출당 내지는 탈당이란 선택을 해온 것이나 MB정부에서 이미 충분히 보아 온 꼬리자르기 행태와 다름이 없으니까요.

더군다나 현기환 前의원은 탈당거부로 맞서고 있고, 현영희 의원은 국회의원의 직이 유지되는 출당 쪽으로 가닥을 맞추고 있는 모양새이니 이에 대한 논란도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입니다.

여기에 비박주자 중 비교적 중립적인 성향을 보여 왔던 안상수 前인천시장의 비판은 박근혜 의원을 곤혹스레 만들기에 충분한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공천헌금 비리 의혹이 사실로 판명되거나, 또 다른 의혹이 튀어나올 경우에는 박근혜 의원이 대선후보를 사퇴해야 한다고 아주 대놓고 퍼부었으니까요. 이에 나머지 비박주자 3명 또한 지지를 표명하고 나섰고요.

허나, 박근혜 의원의 편의적 원칙주의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껏 본인에게는 너무나도 관대한 원칙을, 대선가도에 걸림돌이 될 만한 인물에게는 서슬 퍼런 엄정한 잣대를 적용해 온 이가 바로 박근혜 의원이었으니 말입니다. 이번 공천헌금 비리 의혹을 앞으로 박근혜 의원이 어찌 처리해 나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 결과에 따라 박근혜 의원이 정말 하늘에서 내린 사람인지, 아니면 박정희 유신정권의 마지막 그림자일 뿐일지 가늠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