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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MBC 뉴스 캡쳐



현영희 의원으로부터 촉발된 새누리당 공천헌금 비리 의혹은 여전히 현재진행중입니다. 아니, 시간이 흐를수록 친박(박근혜)계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박근혜 의원이나 새누리당 지도부에서는 납작 엎드리는 모습이 아닌 제왕적 오만함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현영희 의원에게 500만 원의 차명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난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 역시 평화방송에 출연, "박근혜라고 하는 사람은 부정부패에 관한 한 절대 악수하지 않는 사람"으로 치켜 세우며, "개인적인 비리들은 있게 될 수가 있고,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사정없이 처리하는 것"이란 입장을 보였습니다. 결과적으로 현재진행형인 공천헌금 비리 의혹 역시 개인 차원의 비리일 뿐 공천위를 구성한 박근혜 당시 비대위원장에게는 책임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미지 - 오마이뉴스


과연 그럴까요? 매일 새롭게 드러나는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 보노라면, 이와 같은 이정현 최고위원의 말에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오늘도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된 현영희 의원에 대한 의혹 하나가 언론을 통해 제기 되었는데요, 내용인 즉 현영희 의원이 지역구 공천에서 탈락되기 하루 전인 3월 8일에 이미 비례대표로 변경해 신청을 해놨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현영희 의원이 신청했던 부산 중·동구의 공천은 다음 날(3월 9일) 정의화 의원으로 결정났으니 공천위 핵심인사가 관련되었을 거란 추측은 누구나 쉬이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600여 명에 이르는 새누리당 비례대표 신청자 중 시의원 출신인 현영희 의원이 23번째의 순번을 받았다는 것도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노릇이고요.

상황이 이 지경임에도, 새누리당은 오늘 현영희 의원과 현기환 前의원에 대한 제명처리를 연기하고 나섰습니다. 꽤나 우스운 모양새란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지난 주말까지만 하더라도 제명처리가 최선의 선택인 양 속전속결의 호들갑을 떨더니만 오늘 오전에는 왠일인지 낙관론에 편승한 듯한 여유까지 보이고 있으니까요.

아! 그렇군요. 겉으로 밝힌 제명 처리 보류 사유는 현기환 前
의원의 재심 신청과 새누리당 차원에서의 진상조사가 있기 때문이지만, 결국 친박계의 최측근인 현기환 前의원을 쉽게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과 함께 새누리당에서 내린 자체 조사의 결과를 검찰 수사의 가이드 라인으로 삼겠다는 의도도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 나아가 제2, 3의 인물로 튀게 될 지 모를 불똥을 현기환 前의원과 현영희 의원에게 가능한한 오래도록 겨누도록 하겠다는 복선도 깔려 있어 보이고요.



하지만, 결국 이와 같은 새누리당 지도부의 모든 정치적 행위는 박근혜 의원이 지금껏 모토로 삼아왔던 '원칙과 신뢰'와는 완전 배치되는 모습입니다. 4.11총선을 통해 약속했던 것들이 전혀 지켜지지도 않을 뿐더러, 지키려는 노력 또한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저, 한 순간의 위기만 모면하면 된다는 듯한 인상이 너무나도 강해 보인다고 할까요?

0~2세 보육료 지원사업을 비롯한 그 많던 복지 및 민생공약의 실천방안은 오리무중이고,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로 야기된 이한구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 또한 유야무야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화룡점정 운운하던 공천혁명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힌 친박계 인사들에 대해서도 '검찰수사 결과를 보고 나서'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대체 뭘 쇄신하겠다는 것이고, 무슨 원칙을 따르겠다는 것이며, 어떤 신뢰를 보이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혹시, 지난 주에 애써 이슈를 만들었던 민주당 이종걸 최고위원의 '박근혜 그년' 발언과 민주당 당직자의 '여기자 성추행' 논란이 박근혜 의원에 대한 지지율을 반등시켰다고 고무되어 있는 건 아닐까요? 만일 그러한 이유와 함께 오늘 제기된 재단설립에 대한 안철수 원장의 선거법 위반 여부를 다시 없는 기회이자 호재라고 판단, 낙관론에 젖어 여유를 부리고 있는 것이라면 분명히 이렇게 말할 수 있겠습니다.


선관위의 고발과 검찰의 발빠른 수사 때문에라도 이번 공천헌금 사태를 '청와대 기획설'로 보고 있는 새누리당 지도부도 문제입니다. 또한, 그런 이유 때문에 박근혜 의원의 제왕적 사고와 지위가 현병철 인권위원장을 연임시킨 MB를 향해 제대로 된 목소리 조차 내지 못한 채 꼬리를 말았다고 하는 것은 그 동안의 <박근혜 대세론>이 허상이었다는 강한 반증이라 하겠습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