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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주간경향



현기환 前의원과 현영희 의원이 새누리당 진상조사위원회의 출석요구에 불응했습니다. 그동안 현기환·현영희 전현직 의원은 공천헌금 비리 의혹과 관련해 한사코 자신들의 무고와 결백을 주장해 왔던 터인지라 그들이 왜 진상조사위원회의 두 번에 걸친 출석요구에 모두 불응을 했는지 궁금해집니다.

검찰의 수사진행 상황이 만만찮다고 느꼈던 걸까요? 또다시 무고와 결백을 주장할 수밖에 없는 입장에서 앞으로 발표될 검찰수사 결과에 자신이 없었던 걸까요? 어차피 16일에 제명처리될 것이 확정된 상태에서 굳이 입 아파가며 변명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뜻일까요? 이도저도 아니면, 새누리당과 박근혜 의원에 대한 섭섭함을 이렇게나마 표명하고 있는 걸까요?

어쨌든 지금까지 검찰이 밝혀낸 사실만으로도 이미 야당은 거센 공세를 연일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기환 前의원에게 돈을 전달한 의혹으로 조기문씨를 구속하는 것, 이른바 '꼬리자르기'로 끝내면 절대로 아니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의혹의 몸통으로서 박근혜 의원의 사과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거기에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하고 있는 비박주자들 역시 박근혜 의원과 친박세력으로 구성된 새누리당 지도부를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특히나 임태희 前대통령실장은 오는 19일로 예정되어 있는 경선투표를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는데요, 검찰조사와 당내에서 조사한 내용만으로도 공천헌금 비리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이유입니다.

이에 새누리당 지도부는 박근혜 의원으로 향하는 화살의 과녁을 철저히 개인 비리로 돌리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에서 주장하고 있는 '꼬리 자르기' 비난에 대해 새누리당 홍일표 대변인이 현기환 前의원의 정치적 책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바로 그것입니다. 아울러, 이번 공천헌금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박근혜 의원의 의사표시로 충분하다는 뜻도 내비쳤으니 말입니다.


이미지 - KBS 화면 캡쳐


박근혜 의원의 입장도 확고합니다.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 TV 토론회에서 박근혜 의원은 '공천헌금'이라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당이 헌금을 받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나요? 때문에 이번 사태는 공천헌금이 아닌 금품수수이며, 철저히 개인적인 비리로 인해 생긴 일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언론과 야권의 '매관매직'이나 '공천장사'의 부정적 이미지에서 비껴가겠다는 뜻으로 읽혀지는 대목입니다.

정치인은 이미지가 생명입니다. 현기환 前의원의 경우 검찰의 수사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제명처리를 받는다는 건 무척이나 억울한 일이지 싶습니다. 더군다나 현기환 前의원에 대해서 <박근혜 의원의 '최측근'>이란 세간의 평가마저 박근혜 의원은 부정하고 나섰으니까요. 바로 그 순간이 어쩌면 현기환 前의원의 정치적 이미지는 재기할 수 없는 지경의 나락으로 굴러 떨어진 것이 아닐까요?

현영희 의원 역시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지금껏 부산 정치권의 친박계를 중심으로 갖다 부은 돈이 상당하다는 게 정설이고 보면, 이번의 제명처리 결과가 무척이나 야속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제명된 상태만으로야 얼마든지 국회의원의 직 만큼은 유지할 수 있을 터이지만, 추가로 선관위에서 수사의뢰 했던 사안들이 사실로 판명될 경우에는 그 또한 지켜낼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대선가도에 걸림돌이 될 만한 것들에 대해선 철저히 차단, 배척하고 있는 박근혜 의원이 현기환 前의원과 현영희 의원의 공천헌금 비리 의혹을 새누리당과는 관계 없는 개인의 비리로 규정한 것도 현기환·현영희 전·현직 의원에게는 아마도 '토사구팽'의 느낌이 강하게 느껴졌을 것이며, 이와 함께 정치인으로서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는 계기가 되었을 것입니다.

어쨌든 현기환·현영희 전·현직 의원과 새누리당이 어느 정도까지 사전 조율이 이뤄졌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상황에 따라 이들 전·현직 의원들의 심경에 변화라도 생겨 이번 대선판을 뒤흔들 만한 새로운 사실을 폭로하는 지경에 이른다면 어찌 될까요? 무섭도록 흥분되는 가슴을 진정시키려 엄청나게 퍼붓고 있는 빗줄기만 한없이 바라보는 오늘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