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박근혜 후보의 국민대통합 행보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전태일 열사에게 헌화를 준비했던 박근혜 후보를 전태일 열사의 유족과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조합원들이 가로막아 섰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후보의 전태일재단 방문에 전혀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는 이유입니다. '정치적 셈법'에 전태일 열사를 끼워넣지 말라는 까닭입니다.

전태일 열사는 노동운동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전태일 열사를 추모하는 이유는 그의 저항정신을 기리며, 진정으로 노동자들이 행복한 나라를 갈망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태삼씨가
현재진행형인 22명의 쌍용자동차 희생자를 추모하는 대한문 분양소부터 찾아야 했다는 말이 그래서 더욱 공감을 갖게 합니다.

많은 언론매체가 보도하고 있듯이 쌍용차 노조원들은 새누리당 당사와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20일 넘도록 대화를 요구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허나, 지금껐 박근혜 후보는 요즘 시쳇말로 '생까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요. 전태일 열사에 대한 추모 방문이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이었다면, 쌍용차 노조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극히 당연할 텐데 말입니다.


이미지 - 뉴시스


하지만 박근혜 후보의 생각은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박근혜 의원의 입이라 할 수 있는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한다는 말이 "박근헤 후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아무리 방해를 하고 장막을 친다 해도 국민을 통합하겠다는 박 후보의 행보를 막지 못할 것"이라니요? 또, "국민을 분열시켜 계층간, 세대간, 지역간 갈등을 조장하는 세력을 반드시 물리치고 국민통합의 '100% 대한민국'을 건설할 것"이라고도 했다지요?

허나, 누가 누구를 방해하고 있다는 것인지, 대체 어떤 장막을 치고 있다는 것인지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겠더랍니다. 박근혜 후보가 정해놓은 시간과 장소, 그리고 준비된 말을 일방적으로 하는 것만이 소통이란 뜻인가요? 그러한 박근혜 후보를 향해 반대의견을 내거나 비판을 하는 것은 소통이 아니라 방해와 장막일 뿐이라는 얘기인가요? 나아가 그러한 반대의견이나 비판을 하는 자들은 그저 계층과 세대, 지역의 갈등을 조장하는 세력일 뿐이라는 의미인가요?


이미지 - 부산일보


분명히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이 새누리당 지도부에서 흘러나오고 있으니 환장할 수밖에요. 전태일 열사 유족들 또한 그런 답답합을 느꼈기에 "너무 일방적인 통행이라 맞이할 준비가 안됐다"는 성명을 내었을 테고요.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의원이자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순옥 의원이 동일한 내용으로 별도의 성명을 낸 것 역시 마찬가지 맥락일 것입니다.

가슴에서 우러나온 진정한 사과, 현재진형행인 노동자 인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장행보, 노동자가 행복해지는 나라를 위한 국회활동, 이러한 모습이 지금의 박근혜 후보에게 필요합니다. 사진 몇 장, 고화질의 영상 몇 컷을 뉴스에 올리는 것으로 이미지 정치를 하겠다는 것은 노동자의 고통을 정치적 셈법에 가두려는 아주 위험한 생각이니까요.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