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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고 했던 광고 문구 하나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고단한 일상 속에서 잠깐이나마 자유로움을 만끽하고픈 열망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고, 또 그와 같은 이유로 많은 사람들은 여행을 떠올리곤 합니다. 평소와는 다른, 새로운 인연이나 환경을 은근히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가끔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을 꿈꿔 보기도 합니다. 짙푸른 바다 위에 흔들리는 요트, 넓고 동그란 잔을 타고 흐르는 붉은 와인이나 거품이 올라오는 샴페인, 그리고 멋진 이성과의 긴 입맞춤......

영화 속 장면을 현실화 시킨다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허나, 비슷한 환경을 경험하거나 느껴볼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조엔 레인(프리랜스 포토저널리스트, 호주 브리스번에 거주)이 소개하고 있는 '사바 스타일의 보트 축제'에도 흥미를 갖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조엔 레인의 여행 발자취를 함께 따르면서 말레이시아 '레가타 레파(Regatta Lepa) 보트 축제'를 살짝 엿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안에 놓인 세계 수준의 다이빙 장소로 갑니다. 그리고 그곳이 바로 말레이시아 동남부에 위치한 사바의 셈포르나(Semporna)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셈포르나에서 시파단을 떠올렸을 테지만, "화려한 색의 레가타가 열리는 3월 말이면 평소에는 조용한 바자우 마을이 활기를 띈다"라는 작은 표기를 보게 되는 순간 묘한 매력에 빠져들었습니다.


사바에서의 레가타는 어떤 느낌일까? 전통과 돛단배가 함께 하는 보르네요 축제는? 그래 나도 간다!!


레가타 레파(Regatta Lepa)축제가 진행되기 며칠 전, 텐트와 가판대가 막 세워지기 시작할 무렵에 셈포르나에 도착했습니다. 2012년 행사는 화려한 색의 지역 축제로서 사바 관광이 여는 열 아홉 번째 연례행사였는데요, 지역의 몇 가지 전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 하더랍니다.

셈포르나 자체는 만에 넓게 퍼져있는 기둥집들을 가진 작고 예쁜 장소였을 텐데, 보트 활동과 시장, 그리고 무역으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흥미롭기는 했지만, 다이빙을 경험하기 위해 먼저 마불섬으로 가서 며칠을 보낸 후에야 다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금요일 밤, 축제가 시작되었습니다. 내가 처음 왔을 때 텅비어 있던 거리는 많은 종류의 상품과 가판대들로 북적였습니다. 스카프 (모슬림 여성을 위한), 어린이 장난감, 의류, 모자, 보석, 지역 음식, 음료 등 다양한 물건들로 넘쳐났지요.

전통 의상을 입고 추는 춤, 음악, 노래와 함께 문화 행사가 타운 필드에서도 열렸습니다. 전통적인 나무 선체의 레파 보트는 내일의 보트 퍼레이드를 위한 치장을 이미 끝낸 채 물 위에 떠 있었습니다.


타운 필드에서 열광케 하는 의상과 문화 공연

  
토요일의 보트 행사는 너무나 들뜨게 했습니다. 또, 기다리기에도 충분한 가치가 있었고요. 씨스케이프 호텔 앞에서 열리기 때문에 수많은 관중들과 함께 느리게 걸어갔습니다. 나중에 이 축제에 참가하게 될 분들께 조언을 하나 해드리자면, 전망이 좋은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일찍 서둘러야 한다는 것입니다.

개인 카약 또는, 그룹 카누 이벤트, 참가자들이 기둥을 기어올라 다른 참가자들을 떨어뜨려야 하는 이벤트, 보트 참가자들이 다리만을 사용해 노를 저으며 하는 줄다리기 싸움이 있엇습니다. 팀들이 부두로 돌아 올 때에는 그들을 향해 울려 퍼지는 환호소리와 시글벅쩍한 즐거움은 완벽해 보였습니다.


축제 중 뜨거운 경쟁의 보트 행사


이어, 깃발들로 치장한 레파 보트의 화려한 물결과 전통의상의  춤추는 여인들과 함께 레가타가 시작되었습니다. 남자들이 뒤에서 징, 드럼, 기타 지역 악기를 두드리는 동안 여인들은 미소를 지으며 흔들고, 긴 손톱의 손을 움직이기도 했습니다.

행사가 끝나가면서 수많은 연설과 기도가 이루어졌고, 관중들은 다시 거리로 나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다이나마이트로 고기를 잡았던 과거의 문제가 알려지면서 환경보호와 함께 개선된 고기잡이 활동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인상적이었습니다.


화려한 색의 레파 보트 퍼레이드와 춤추는 여인들의 완벽한 조화


지역 관광 사업이 타운 과 지역 오지 탐험과 맹그로브 여행을 포함한 지역 무료 투어를 준비하였습니다. 자리가 있다면 등록만 하고 여행을 하기 위한 약속된 시간에 만나면 됩니다. 운 나쁘게도 내가 이 정보를 알았을 때는 이미 마지막 투어를 놓친 때 였습니다.

저녁과 밤이 되면 모든 행사는 꼬마 전구를 밝힌 보트가 있는 항구로부터 랜턴 퍼레이드를 벌이며 다시 타운 필드로 옮겨집니다. 늦은 밤에는 불꽃놀이를 포함한 다양한 문화 공연이 뒤따랐습니다.

보트, 퍼레이드, 랜턴, 음악, 춤...... 이 모든 행사를 끝낸 셈포르나의 마지막날 아침은 조용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