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이미지 - 강원도민일보



민주통합당의 18대 대통령 후보는 문재인 상임고문으로 결정되었습니다. 모바일투표와 현장투표, 투표소투표 득표수를 합산한 결과, 34만7천183표(56.5%)를 얻음으로써 세간에 일었던 논란도 모두 잠재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13만6천205표(22.2%)를 얻은 손학규 후보와의 격차가 20만표 이상이니 압승이라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이미지 - 연합뉴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아버지 박정희가 남긴 것 중 너무나도 치졸하게도 어두웠던 그늘과 역사의 얼룩은 모르쇠로, 달콤한 곶감만 부각시켰던 박근혜 후보와 본격적인 한판승부를 벌여야 할 때입니다. 45%를 넘나드는 박근혜 후보의 콘크리트 지지율이 아무리 굳건하다 할지라도 대선승리에 필요한 과반득표율까지는 6% 정도가 여전히 모자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문재인 상임고문이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의 대선후보로 결정되기 전부터 박근혜 후보의 정권재창출보다는 야권에서의 정권교체 가능성에 상당한 무게감이 실려왔다는 것입니다. 거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습니다만, 무엇보다 가장 많이 꼽았던 것은 바로 박근혜 사당(私黨)으로 전락한 새누리당의 오만한 정치력에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누가 봐도 지금의 새누리당은 박근혜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니 집권 이후의 권력 재편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권력싸움에 모두가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일 테고요. 어쩌면 박근혜 후보의 측근들이 한 번이라도 더 눈도장을 받기 위해 경쟁적으로 과잉충성을 벌이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혹시나 하는 기대심으로 지금도 박근혜 후보에게 줄서기를 하고 있는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불탄이 보기에는 너무나도 애처로울 따름이지요.

그런 모습들이 '이전투구'로 비친다고 해도 지금의 새누리당으로서는 별 신경을 쓰지 않을 거란 생각입니다. 누군가가 그랬듯이 권력이라는 놈은 마약보다도 훨씬 강력한 중독성을 갖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끝은 언제나 더 큰 힘에 휩쓸리고 만다는 것을 그들 역시 누구보다 훤히 알고 있을 터이니 더 이상의 충고나 조언은 필요치 않을 겝니다.

지금의 새누리당이 그렇습니다. 모처럼 기회를 얻은 박근혜 후보는 대통령의 꿈을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꾸고 있을 것입니다. 또 언론과 새누리당 내부의 우려와는 달리 스스로 충만한 자신감을 갖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지금의 새누리당 지도부가 하는 행동을 보면 능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을 정도이니까요.

하지만, 그리 만만치 않은 게 바로 세상사인 것 같습니다. 지금의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 지도부, 국민행복캠프 관계자들이 걷고 있는 행보가 누가 보기에도 의심의 여지가 없는 '대선필패'의 길인 것을 보면 말입니다. 물론 불통정치의 박근혜 후보나 대선승리의 기대감에 잔뜩 취해있는 새누리당 지도부, 국민행복캠프 관계자들이야 오는 12월 19일이 되어야만 알 수 있을 테지만 말입니다.

이미지 - 한겨레

오늘 새누리당 김병호 공보단장의 인혁당 관련 발언만 놓고 보더라도 박근혜 후보에 대한 충성발언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새누리당 밖에서는 엄청난 분노를 불러 일으키기게 충분했습니다. 사과에 인색한 박근혜 후보가 한 번 겪었던 인혁당 관련 홍역의 불씨에 화력 좋은 기름을 들이 부었으니 말입니다.

무슨 일에 있어 사과를 해야 한다면 그냥 "내가 잘못했다. 미안하다. 내가 이렇게 사과할 테니 제발 용서해 달라"고 하면 되는 것입니다. 사과에도 용기가 필요한 것은 사과를 통해 어떤 이득을 얻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야만 진성성이 전달될 수 있는 것이고, 피해자 역시 비로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관련 포스트 : 박근혜 인혁당 사과, 말로만 하는 사과는 또 다른 폭력입니다 ]

그런데 오늘 김병호 공보단장은 박근혜 후보에 대한 과잉충성을 자랑이라도 하듯 거의 말장난 수준의 발언을 하고 나섰습니다. "
사과를 피해자 당사자들이 아닌 그들의 가족이나 후손까지로 확대하기 시작하면, 전 국민 중에 사과를 안 받을 사람이 있겠느냐"고......

정녕 집권 여당의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그것도 공보단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은 절대로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입 밖으로 나온다고 다 말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입니다만, 이 같은 발언은 해도해도 너무한 말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인혁당 사건과 관련해 시민단체에서는 대변인 수준의 논평이나 브리핑이 아닌 박근혜 후보의 직접적인 사과를 듣고 싶어하지 않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병호 공보단장의 답변이 이랬다는 겁니다.


사과한다는 말은 여러번 했다. 문제는 사과의 대상이다. 결국 피해를 본 사람에게 사과해야 하는거 아닌가?


참으로 황당한 말입니다. 대체 박근혜 후보가 인혁당 사건과 관련해서 언제 한 번 제대로 사과를 했다는 것인지 당최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더군다나 인혁당 사건의 당사자들이 아닌 유족이나 후손들에게 하는 사과가 과하다는 것은 어떤 논리에 따르는 것인가요? 그렇다면 박근혜 후보가 사과할 수 있는 대상이 무덤 속 유골으로 한정되어야만 한다는 뜻인가요? 아! 죽어버린 아버지 박정희의 장물을 박근혜 후보가 취한 것도 아버지 박정희의 허물이지 살아있는 박근혜 후보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논리인가요?

참으로 고맙습니다. 이와 같은 인물들이 박근혜 후보의 주위에서 선거를 책임지고 있는 이상 박근혜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할 테니까요. 아버지 박정희의 허물은 역사의 심판에 맡기자며 딴소리나 하면서 과실은 그래도 따먹으려 하는 박근혜 후보에게 고맙습니다. 이미 대선승리의 결과표를 받아낸 양 극히 오만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새누리당과 캠프 관계자에게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박근혜 후보의 내꿈이 이루어지는 나라가 개꿈으로 끝날 수 있다는 걸 대선이 채 100일이 남지 않은 지금 시점에서 또 다시 확인시켜 주셔서 정말이지 감사합니다. 부디 16호 태풍 산바의 영향에도 굴하지 않는 그 박근혜 후보의 제왕적 카리스마와 새누리당 및 국민행복캠프 관계자들의 오만함을 끝까지 잃지 마시길 기원합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