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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충청일보



18대 대선경쟁에 나서고 있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범야권 단일화를 놓고 새누리당이 보이고 있는 최근 모습은 한심하다 못해 하품이 나올 지경입니다. 너무나도 기가 막힌 탓인지 불쌍하기까지 합니다. 오지랖도 이 정도면 예술의 경지라 해야 할 것입니다.
 
안철수 후보에게 독자 출마를 촉구하는 새누리당은 흡사 '떼쟁이'를 연상시킵니다. 오는 12월에 있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승리할 수 있는 박·문·안의 3각구도를 억지로 강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떡해서든 안철수 후보의 독자 출마와 선거일까지의 완주를 이뤄낼 모양입니다.

하기사 지금의 새누리당이 내보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승리방정식은 지금의 모습 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최근에 있었던 여론조사 결과는 박근혜 후보가 문재인 후보나 안철수 후보와의 1:1 경쟁구도에서 절대로 이길 수 없다는 걸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뒀던 문재인 후보나 이번에 대선에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후보라고 한다면 이 같은 조사결과가 당연스레 보일 테지만 말입니다.

그러니 새누리당에서는 어떡해서든 이번 대선판을 1.:1대결이 아닌 3각대결로 다시 짜고 싶을 것입니다. 그래야만 박근혜 후보가 집권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민주통합당의 공당으로서의 자존심을 긁고, 문재인 후보의 미래지향적 저력을 폄훼하며, 안철수 후보의 정치교체 열망을 깔아 뭉갤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말입니다.


이미지 - 한국일보


먼저, 지난 20일에 있었던 최고위원회의에서 황우여 대표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제 단일화 논의를 그만 두고 당당히 대선을 세 분이 중심이 돼 마쳤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결국 황우여 대표와 새누리당에서는 안철수 후보의 대선 완주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는 방증이겠지요.

정우택 최고위원 역시 야권후보 단일화를 야합으로 규정하며 안철수 원장을 향해 민주당의 들러리 역할을 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나섰습니다. 안철수 원장의 정치선진화가 막판에 야권후보 단일화의 정치적 술수에 넘어가지 않길 바란다는 이혜훈 최고위원의 말도 같은 맥락일 것입니다.

심재철 최고위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렇듯 꼴사납기만 한 정치쇼에 기꺼이 널뛰기로 동참하더니 급기야 야권후보 단일화는 정치적 이벤트로, 18대 대선후보로서의 안철수 원장은 예비후보로 그 위상을 한껏 깎아내리려 무던히도 애쓰더랍니다.

정치라는 것이 그렇다고 합니다. 반드시 진실을 밝혀 나아가는 것은 아니라고요. 자체의 진실보다는 선거 때 내걸었던 공약을 포함해 자신의 입에서 나온 모든 말과 행동이 진실로 비쳐질 수 있도록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요. 그게 바로 정치라고요.

하지만 새누리당 지도부의 이 같은 모습들은 정말이지 남의 제삿상에 '감 놔라 대추 놔라'고 하는 괜한 트집일 수밖에 없습니다. 찬박계 송영선 前의원의 제명처리나 그녀의 개인 변호사로 전락한 듯한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 친박계 좌장 홍사덕 前의원의 탈당, 그리고 정치자금법의 혐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된 친박계 이재영 초선의원에 대해서는 그 어떤 새누리당 지도부의 반성이나 사과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도 새누리당 지도부는 물론이요 당내 의원들에게 있어 희한한 것 한 가지는 정작 가장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박근혜 후보에 대해서는 아주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친박계 최측근이었지만 말 한 마디 잘못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김무성이나 유승민의 경우와는 달리 출당과 제명, 탈당압박 등의 방법으로 내쳐지는 '팽'이라도 당할까 봐 두렵기 때문일까요?


이미지 - 중앙일보


어쩌면 자신의 대권가도에 조금이라도 걸림돌이 된다면 그가 누구이건 간에 단칼에 쳐내고 보는 박근혜사당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생존전략이 '꿀 먹은 벙어리'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박근혜 후보의 집권 이후를 위한 눈도장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문재인 후보나 안철수 원장을 향한 '감 놔라 대추 놔라' 전략일 수도 있고요.

여하튼,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정당의 모습이 딱 요즘의 새누리당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정치를 모르는 국민들이 보기에도 너무나 억지스런 지금과 같은 생떼는 더 이상 안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것 밖에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정당이 우리나라의 집권여당이라는 사실이, 앞으로도 그런 나라의 국민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서글픔이 너무나도 북받치는 요즘이니까요.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