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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후 한 달여의 시간 동안 나름 열심히 대선행보를 걸어온 박근혜 후보지만, 모든 게 헛발질로 귀결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응원사격과 지원포격을 해줘야 할 당내 측근들이나 캠프 관계자들이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거나 의혹에 시달리고 있기도 하고, 또 집권 이후의 권력싸움에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박근혜 후보 역시 과거사 발언과 역사인식에 제대로 발목 잡혀 있는 형국인데요, 상황이 이토록 나쁘게 전개될 줄 알았더라면 "5.16쿠데타의 불가피한 선택"이라거나, "
인혁당의 두 가지 판결"이란 발언에 있어서도 좀 더 신중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어쨌든 지금의 박근혜 후보가 사면초가에 몰려 있는 것은 틀림 없는 사실입니다. 여기에 안철수 후보의 대선출마 선언 이후 지지율마저 뒤쳐지고 있으니 그 속이 얼마나 타들어 갈까요? 지금껏 늘 우위를 보여왔던 문재인 후보와의 1:1구도에서도 처음으로 추월을 당해버렸으니......

허나, 상황이 이 지경인데도 박근혜 후보에게 충고와 직언을 날릴 '미스터 쓴소리'를 새누리당에서 찾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기껏해야 심재철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에서 언급했다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가발전 시기에 있었던 불행한 일들을 진솔하고 통 크게 인정, 사과했으면 한다. 그래야 우리 당이 과거사에 붙잡히지 않고 앞으로 힘차게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는 정도일까요?

그래서인지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박정희정권의 공은 아버지 박정희에게 돌리고 과는 딸로서 대신 갚겠다는 입장만 보이면 쉽게 대통령이 될 것이란 말이 흘러나오고 있나 봅니다. 한편으로는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만, 이 같은 입장 표명이 대선 후보로 나온 초기부터 일관되게 비쳐졌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더랍니다.

하지만 캠프 관계자들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박근혜 대세론에 취해 있는 것 같습니다. 과거사 논란 해결을 위해 사과 입장을 밝히는 것 자체가 진정성 논란을 키우게 될 것이라며 사태관망 쪽에 무게를 싣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 강세창 의정부시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은 박근혜 후보뿐만 아니라 범야권 대선후보들에게도 한 번은 곱씹어 볼 만하다는 생각입니다.

강세창 의정부시의원이 밝힌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방법을 한마디로 줄이자면 <박근혜 캠프 전략과 반대로 가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지금의 박근혜 캠프가 내놓은 대선전략이 무용지물이란 얘기일 텐데요, 아래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더랍니다.


안철수가 드디어 대통령 출마 선언을했다. 축하드리며, 비록 국회의원들 따까리나 하고 있는 지방 시의원이지만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정치선배로서 몇 마디 해주고 싶다.

간단하다. 박근혜 캠프 전략에 반대로만 하면 된다.

첫째, 인의 장막을 치지 말라. 그러는 순간 당신도 그렇게 싫어하는 정치 양아치가 된다.

둘째, 중요 현안에 대하여는 주변 사람들 말만 믿지 말고 직접 길거리에 나와서 물어라.

셋째, 캠프에 유명한 사람들과 아버지 잘만난 사람들 수를 가능한 줄여라. 일도 안하면서 싸움질만 한다. 초야에 인재들이 의외로 많다.

넷째, 대통령 선거는 바람이지 결코 조직 싸움이 아니니까 조직에 너무 신경 쓰지 마라.

몇 가지 더 있지만 나머지는 그대들이 찾아라. 그리고 공약으로는 모든 선출직 하향식 공천제 폐지를 걸어라. 우리나라 정치가 이렇게 썪고 양아치들의 친목계가 된 게 다 그 공천제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은 공천 받으려고 당 실력자의 개가 되고, 지방 선출직들은 지구당 위원장들의 개가 되는 이런 씨스템으로 어떻게 정치가 발전할 수 있겠는가. 그래야 부자 아버지 못 만나더라도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신명나는 정치판이 될 수 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강세창 시의원이 페이스북에 남긴 또 다른 글에는 "박근혜 후보 주변을 보면 과연 이분이 대통령을 하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인지, 아니면 폼만 잡다 그만 두려는 건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면서 박근혜 후보 주변에 있는 인물들을 아래와 같이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게 일단 아버지 잘만난 사랑들을 필두로 검사, 의사, 변호사, 박사, 교수, 5.18인사, 유학파, SKY 출신들 뿐이다. 도대체 눈에 불을 켜고 찿아봐도 삽자루 한 번 잡아본 사람을 볼 수가 없다. 주인놈 배부르면 종놈 굶어 죽는 거 모른다는 옛말이 있다. 이런 분들이 서민에 아픔을 알겠는가!

요사이 시중에 이런 말이 많이 돈다. 박근혜는 좋은데 주변 사람들 때문에 안찍겠다고. 이거 곱씹어야 될 말이다. 박 후보께서는 공주가 아니고 진정한 여왕이 되고 싶다면 지금 주변 사람들 다 갈아쳐야 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12월19일 피눈물을 흘릴 것이다. 더 중요한 건 그날 이후로 그대 곁에 내시들은 하나도 보이지 않을 것이다.

개콘 어느코너에 이런게 있다. 내시 다 어디 갔어 어디갔어!


지방 시의원의 넋두리로 돌리기엔 너무나 공감이 많이 되는 얘기입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새누리당 중앙이나 박근혜 캠프에서도 이 같은 생각을 가진 인사들은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허나 자리보전을 위한 목적으로 또는 혹여나 있을 집권 이후의 권력싸움에서 좀 더 큰 밥그릇을 챙길 요량으로 오늘도 묵묵히 묵언수행에 열심인 게지요.

불탄에게 개인적인 바람이 하나 있다면, 제발 덕분에 그와 같은 내시의 입장이 오는 12월 19일까지만이라도 쭈욱~ 이어달라는 것, 단지 그것 뿐이랍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