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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뉴시스



도대체 이해할래야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자꾸만 새누리당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명색이 집권 여당 대변인 직에 있다는 자가 첫날부터 막말을 하다니요? 그것도 요즘 같은 민감한 시기에 일부러 기자들을 불러다 놓고 말입니다. 시쳇말로 '체신머리' 없는 행동이란 게 뭔지 제대로 보여줬다는 생각입니다.

상황이 이리 돌아가니 정말로 세간에 나도는 "새누리당에는 박근혜 후보를 나락으로 떨어뜨리려는 'X맨들'만 모여 있다. 특히 친박이 심하다"는 말에 절실히 공감하게 됩니다. 물론, 그런 자격미달자들을 애써 주변에 두고 있는 박근혜 후보의 용인술 역시 한심하다 못해 하품이 나올 지경이고요.

9월 23일, 박근혜 후보는 지난 17대 대통령 경선 당시 자신의 캠프에서 기획단장과 대변인을 역임한 바 있는 김재원 의원을 새누리당 대변인으로 임명했습니다. 경북 군위·의성·청송을 지역구로 하는 17대 및 19대 국회의원이며, 대표적인 친박계 핵심인사라지요.

그런 김재원 대변인이 취임한 지 만 하루도 되지 않아 자신의 선임이었던 '인혁당 브리핑'의 희생자(?) 홍일표 前대변인의 길을 따라 걷고 있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인혁당 브리핑'으로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에게 혼란을 야기했던 홍일표 前대변인의 판단은 결과적으로 옳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이번 김재원 대변인의 '막말 논란'은 상식 이하의 개인적인 행동이었다는 것이겠지요.

김재원 대변인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는 23일 저녁 무렵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24일 오전으로 예정돼 있는 박근혜 후보의 기자회견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으며,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될 지 간략히 설명을 하는 자리였다고 합니다. 박근혜 후보가 아버지 박정희를 부정하게 될 것이며, 이를 예수를 부정했던 베드로의 경우에 비유하기도 했다지요.

덧붙여,
박근혜 후보가 정치를 시작한 이유가 아버지 박정희의 복권을 위한 것이었다는 등의 얘기도 함께 했는데, 이런 김재원 대변인의 발언은 곧바로 자리에 참석한 기자에 의해 외부로 전달 되었나 봅니다. 뭐, 일요일 저녁인지라 뉴스거리가 없었던 외부 기자들로서는 너무나 좋은 글감 소재를 얻게 되었으니 당연히 김재원 대변인에게 확인하고픈 마음이 컸을 테지요.
 
이후 김재원 대변인은 진위 확인을 묻는 전화가 오자 자리에 참석한 기자들에게 '밥자리 발언'이었을 뿐인데 어떻게 벌써 보도가 되고 있느냐는 취지의 발언과 함께 "야 병신들아" 등과 같은 육두문자에 욕설까지 보태며 걸쭉하게 내뱉었던 모양입니다. 물론, 김재원 대변인의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도 있었겠습니다만, 그렇다고 기자를 향해 정색을 하며 막말을 하는 것은 집권 여당의 대변인이 할 행동은 결코 아닐 것입니다. 사전에 보도되는 것이 그렇게 불편한 것이었다면 애초에 그런 자리를 만들지 않았으면 될 일이었을 텐데요. 혹시 대변인으로 임명 되었다는 사실에 고무되어 첫날부터 어깨에 너무 힘을 줬던 탓일까요?

어쨌든 새누리당의 대변인이란 직은 참으로 정치판의 무덤인가 봅니다. 똑똑한 인물은 똑똑한대로, 체신머리 없는 인물은 또 그에 걸맞는 행동대로, 그렇게 새누리당 대변인들의 정치수명시계는 오늘도 위태로이 돌아가나 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