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이미지 - 뉴시스



박근혜 후보가 '친박계 2선 후퇴론' 등 당내에 일고 있는 인적쇄신론 내홍 양상의 조기 봉합 카드는 역시나 최경환 비서실장이었습니다. 자진 사퇴의 형식을 빌어오긴 했지만, 어느 정도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어제(10월6일) 있었던 정몽준 의원과의 회동도 그렇거니와 
중앙선대위 인선 마무리를 앞둔 시점에서 비서실 축소 계획을 미리 언론에 흘린 것에서도 충분히 감지할 수 있었던 바, 새로울 것은 딱히 없어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다만, 최경환 비서실장의 공백을 이학재 부실장이 메우게 될 것이란 관측 만큼은 여전히 궁금증을 갖게 하더랍니다.

그런데 문제는 '친박계 2선 후퇴론'이나 '당 지도부 총사퇴론' 등 인적 쇄신을 주도해 온 남경필·유승민 의원 등의 양에 찰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이들 의원들의 요구했던 인적 쇄신의 최종 목적지는 커녕 기착지 정도에도 미치지 못한 것 같으니 말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김문수 경기지사와 임태희 前대통령실장 등 비박주자들이 주도했던 황우여 대표를 표적으로 하는 사퇴 압박과 이번 인적 쇄신 요구가 비슷한 맥락으로 비치니 말입니다. 어떠한 빌미를 내세워서라도 박근혜 후보 주변 인물 즉, 친박(또는 근박 : 친박 중에서도 박근혜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인물) 실세로부터 당권을 가져오겠다는 뜻이겠지요.


이미지 - 경인일보


그러니 남경필·유승민 의원 등이 목표로 삼았던 인적 쇄신의 대상은 결국 황우여 대표와 이한구 원내대표, 그리고 서병수 사무총장 등이었겠지만, 박근혜 후보는 최경환 비서실장의 자신사퇴 수준에서 적당히 타협하자는 뜻을 보인 것 같습니다. 마치 '자! 내가 너희 체면을 생각해서 이 정도로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제 너희는 어떡할래?'라고 묻기하도 하는 것처럼.

하지만 당내 화합 또는 내홍의 봉합이란 측면에서 어느 정도 약발이 먹힐지에 대해서는 섣불리 예단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의 입장에서야 대립의 두 축이었던 이한구 원내대표와 최경환 비서실장 중 한 명이 물러났으니 한결 가벼운 마음이겠습니다만, 그렇더라도 경제민주화에 있어서 만큼은 여전히 두터운 벽을 상대해야 하니까요.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 역시 한광옥 씨에 대한 거부감을 좀처럼 떨어낼 수 없을 테고요.

박근혜 후보의 이번 선택이 향후 새누리당의 당내 통합과 중앙선대위의 인적 쇄신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는지 관심있게 지켜볼 일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