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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캐릭터산업이 어느 때보다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 5월에 출범한 한국콘텐츠진흥원을 중심으로 캐릭터산업의 발전과 성장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도 한껏 높아진 상태다. 이른바 캐릭터 하나가 대박을 터뜨리면 수십 년 동안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 잘 만든 캐릭터 하나면 열 콘텐츠 부럽지 않다는 말도 심심찮게 들린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캐릭터산업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 국내 및 해외 캐릭터 시장 현황을 중심으로 국내 캐릭터산업의 현주소를 가늠해보자.


국내 시장 해마다 성장, 시장규모는 5조 원 이상


오랫동안 미국과 일본의 캐릭터가 국내시장을 독점해오다 1983년 김수정의 만화 아기공룡 둘리를 시작으로 이른바 국산 캐릭터 개발이 움텄다.

1995년 설립된 (주)둘리나라를 통해 완구와 문구는 물론 의류·전자제품 등 각종 생활용품에 둘리 캐릭터가 도입되면서 ‘캐릭터’에 대한 개념이 자리를 잡고 관련 업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1990년대 들어 위즈크리에이티브, 모닝글로리, 그린나라, 2000년대 들어 아이코닉스 등 10여 개 업체가 안착해 현재까지 국내 캐릭터산업을 주도해나가고 있다. 주목할 것은 바로 국내 캐릭터 시장 규모가 해마다 10% 이상 증가해왔다는 점이다.

2008캐릭터산업백서에 따르면 2007년 캐릭터산업의 소비시장 규모는 5조 1,156억 원에 달했다. 이는 2006년 4조 5,500억 원보다 12.4% 증가한 것으로, 이 중 캐릭터 제작업이 2조 5,9001억 원으로 50.6%를, 캐릭터상품 유통업이 2조 5,255억 원으로 49.4%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 밖에 눈에 띄는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또 있다. 바로 브랜드 가치에 대한 것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당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2008년 발표에 따르면, 국내에서 인기를 끄는 여러 캐릭터 중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바로 4,110억 원의 가치를 자랑하는 헬로키티다. 뽀로로와 곰돌이 푸가 각각 3,731억 원과 3,471억 원의 가치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2,080억 원의 뿌까가 4위, 2,029억 원의 마시마로가 5위를 기록했고 딸기와 둘리가 각각 1,372억 원, 1,121억 원으로 6, 7위를 차지했다. 1위를 점하지는 못했지만 7위 안에 국산 캐릭터가 다섯 개가 들어 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실제 국산 캐릭터의 시장 점유율은 2001년 이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해외 캐릭터 시장을 공략하는 토종 캐릭터


그렇다면 국내 캐릭터산업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 80년 남짓한 세계 캐릭터산업의 역사에 견주면 우리나라는 채 20년도 안 된 짧은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 캐릭터산업은 이미 성장기에 들어섰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위즈크리에이티브 박소연 대표는 “국내 캐릭터산업은 1990년대 태동기를 지나 2000년 초반 혼란기를 거쳐 현재는 정리단계에 놓여 있다”고 말한다. 즉 혼란기를 거치면서 옥석이 가려졌고 현재는 알토란 같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성장과 성숙 단계로 진입했다는 뜻이다. 특히 2000년대 이후 마시마로나 뿌까, 딸기, 뽀로로 같은 신생 캐릭터들의 성장과 발전은 가히 주목할 만하다. 이 같은 국내 캐릭터의 해외 진출은 큰 성과로 인정받고 있다.

1983년 아기공룡 둘리를 시작으로 1997년 뿡뿡이, 2000년 뿌까와 마시마로, 2001년 홀맨, 2002년 뽀롱뽀롱 뽀로로로 이어지는 동안 국산 캐릭터는 황금알을 낳는 비즈니스로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뿌까와 마시마로, 뽀롱뽀롱 뽀로로는 원조 캐릭터 둘리에 이어 해외시장을 종횡무진 개척하고 있는 2세대 대표 캐릭터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 10~20대를 타깃으로 한 팬시상품을 집중 출시했던 뿌까는 이후 온라인 게임, 출판, 아동서적 등 다양한 채널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2002년 해외 진출을 시작으로 현재 70여 개국에 3,000여 품목으로 수출되고 있다.

현재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뽀롱뽀롱 뽀로로’는 EBS 방영에 이어 프랑스, 인도네시아, 대만, 이탈리아, 싱가포르 등 10여 개국에 수출돼 현지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종합적인 마케팅 창구가 절실


이처럼 잘 만든 캐릭터는 일반 생활용품에서 게임, 애니메이션, 서적 등 다양한 영역에 접목되면서 지속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이른바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 개념이다. 인기 캐릭터 하나가 수십 종류의 상품으로 분하거나 수천 가지의 상품에 접목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처럼 여겨진다. 캐릭터산업이 굴뚝 없이 황금알을 낳는 미래 산업의 전형으로 불리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캐릭터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캐릭터를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나의 캐릭터에 대한 종합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즉, 기획 단계에서 캐릭터 개발, 상품유통 등 제반 관계에 대한 마케팅 전략을 체계적으로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5월 출범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이 같은 역할을 담당하는 창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거대한 세계 캐릭터 시장에 이제 막 출사표를 던진 국내 캐릭터산업. 국내에서의 꿈틀거림이 세계시장에서 큰 파도를 일으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참고 자료 - 중소기업진흥공단 웹진 '기업나라'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