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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원 국무총리가 세계노년학·노인의학대회에 참석,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축사를 했다고 합니다. 불탄은 정홍원 총리의 이 축사를 '국정원 게이트'의 불똥도 피할 겸 국익을 명분으로 중국어 열공모드에 돌입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들려주고 싶더랍니다. 그런 의미로 정홍원 총리의 축사 전문을 본 포스트에 옮겨놓으니 제발 덕분에 꼭 한 번만이라도 읽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존경하는 브루노 벨라스 회장님, 차흥봉 대회장님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제20차 세계노년학·노인의학대회의 개막을 매우 뜻 깊게 생각하며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번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대한민국을 찾아주신 세계 각국의 전문가와 회원여러분께 따뜻한 환영의 말씀을 드립니다.

세계노년학·노인의학대회는 고령화와 관련하여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제학술대회입니다. 지난 1950년 처음 개최된 이래 노인의 건강과 복지, 권익 향상에 크게 기여해왔습니다. 이번 서울대회에서도 더 건강하고 더 행복한 노년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들이 논의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지난 세기까지만 해도 인구 고령화와 노인문제는 일부 선진국의 문제로만 여겨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이들 문제는 어느 한 국가, 한 지역을 벗어나 지구촌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세계 각국의 고민도 커져가고 있습니다. UN도 2002년 세계고령화총회에서 "전 세계 모든 나라가 '21세기 고령화사회'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도 세계 어느 나라보다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노인인구 비율이 2010년 11%를 넘어선 데 이어, 2018년에는 18%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문제는 이러한 고령화로 인해 일어나는 사회변화에 얼마나 슬기롭게 대처하느냐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 4천여 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이번 대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리게 된 것을 주목하면서 큰 의미를 부여하고자 합니다. '노인의료와 활동적 노년의 새로운 지평'을 주제로 한 이 대회가 고령화 시대를 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난 2월에 출범한 대한민국 새 정부는 '편안하고 활력 있는 노후생활 보장'을 주요 국정과제로 삼아 고령화와 노인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노인 세대들은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낸 주역으로서, 이 분들의 경륜은 우리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정부는 앞으로 이 분들이 보다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인일자리 확충 등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이제 우리는 고령화에 대한 인식부터 새롭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령화는 원치 않는 문제가 아니라, 인류가 함께 누려야 할 축복이라는 바탕 위에서 그 대응방안을 함께 찾아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세계 각국의 긴밀한 교류와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이번 대회가 그 소중한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세계노년학‧노인의학대회' 개회를 축하하며, 여러분 모두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 바로 녹색의 굵은 글씨로 표시된 "지난 2월에 출범한 대한민국 새 정부는 '편안하고 활력 있는 노후생활 보장'을 주요 국정과제로 삼아 고령화와 노인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노인 세대들은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낸 주역으로서, 이 분들의 경륜은 우리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정부는 앞으로 이 분들이 보다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인일자리 확충 등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라는 부분입니다.

이 같은 정홍원 총리의 발언은 지금 박근혜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노인정책과는 많이 달라 보입니다. 아니, 그 궤를 달리하고 있다고 해야 할 판입니다.

지난 2월 25일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대선기간 중 그토록 강조해 왔던 국민행복시대의 노인복지정책을 외면해버렸습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겨우 3일만에 8천여 명에 이르는 단기요양시설 보호 어르신들과 4천여 명에 이르는 시설종사자들은 길거리에 내몰릴 지 모른다는 위기감과 대량실직의 사태를 맞게 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거리로 몰려 나왔습니다.


▲ 27일 보건복지부 앞에서 한국단기보호전환노인요양시설협의회 회원들과 함께 피케팅을 하고 있는 시설 입소 어르신들 - 뉴스투데이한국


이 날, 한단협에서는 보건복지부 앞 기자회견을 통해 “보건복지부의 탁상행정으로 8천여 시설보호 어르신들이 3월 1일 부터는 길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절박한 사정과 함께 “단기보호전환시설은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의해 2008년 적법하게 설치 인가된 민간 노인요양시설”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박근혜 정부에게서 노인복지정책의 실종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그리고…

출범 100일을 맞은 박근혜 정부의 6월 첫주는 대대적인 성토로 시작되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보편적 노인복지제도로서의 기초연금 도입의 건이었습니다.

애초에 박근혜 대통령은 65세 이상 노인 모두에게 20만 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국민연금 가입유무와 기간을 따져 4만~20만 원으로 차등지급하겠다고 해서 논란을 키웠지요.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공공부조 차원에서 지급해 온 기초노령연금을 기초연금으로 개편, 보험료를 낸 가입자에게만 주겠다고 한 것입니다. 이른바 국민연금과의 통합 개념을 도입하겠다는 셈법이었는데, 결국 전혀 다른 성격의 두 연금이 중복지급되는 게 아니냐는 혼란까지 자초했지요.

두들겨 맞든, 논란이 되든, 이래저래 말이 나온다는 것은 환영할 일입니다. 그만큼 관심을 두고 있다는 뜻일 테니까요. 하지만, '편안하고 활력있는 노후생활 보장'이란 너무나도 추상적인 개념에 대입시킨 해결책이라는 것이 겨우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인일자리 확충'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아니, 그야말로 단순무식한 해법이요, 코미디라고 밖에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의 우리나라는 보여주기용, 과시용이 아닌 실질적으로 고령화사회를 대비할 수 있는 국가적 정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듣는 이들이 좋아할 만한 말은 누구든지 또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자리를 모면하기 위해, 또는 자기 자신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대충 얼버무리는 말로 민심을 잡으려고 하지는 마십시오. 만약 그럴 것이라면 최소한 드라마 천명에 나오는 꼬마아이 '랑'이가 하는 '입술에 침 바르기 신공'이라도 제대로 한 번 보여야 하지 않을까요?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