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토종 캐릭터의 힘 - 마시마로
▣ 마시마로 이야기
엽기토끼 마시마로.
참 무뚝뚝하다. 그리고 아무런 대화도 없다. 그냥 행동으로 보여준다.
그냥 토끼가 아니다. 정말로 엽기를 온 몸으로 무장한 엽기토끼다.
마시마로 때문에 항간에는 엽기와 인터넷이 만나면 돈을 갈퀴로 긁는다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 마시마로는 어떻게 탄생하였을까?
마시멜로우~마시~멜~로~우~마시~메~로우~마시~마~로우~마시마로!
마시마로라는 이름은 마시멜로(끈기가 있는 흰색 크림 같은 과자)에서 따온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여느 토끼와 다름없어 보인다. 그저 외형상으로만 그렇다.
그러나 이 토끼가 맥주병을 머리로 깨기도 하고, 사나운 곰을 어르고 뺨친다.
또 자기의 몸을 부숴 프라이팬에서 기꺼이 산화(?)를 한다. 그래서 엽기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자! 그럼 오늘도 마시마로의 이력사항을 한번 살펴보기로 하겠다.
- 성장과정 : 그의 유일한 라이벌은 졸라맨. 그러나 서로 가는 길이 조금 틀렸기에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전까지는 공주문화대에서 만화를 전공하던 학생(김재인)이 휴학 중에 잠시 머물렀던 인터넷업체에서 월급을 받기 위해 만들었지만 이른바 ‘퇴짜’를 먹고 실패한 유아용 콘텐츠 중의 하나였을 뿐이었다.
그런 마시마로를 2001년에 캐릭터 전문기업 씨엘코엔터테인먼트(주)가 상품화하기로 결정하면서 온/오프라인 사업화를 위한 기반을 다지기 시작했다. 완구, 생활용품, 가전제품, 모바일 게임, 온라인 게임, 의류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품에 마시마로 캐릭터를 부착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만큼 지금은 마시마로를 국내 라이선스 사업의 효시라고 평가하고 있다.
- 주요활동 : 국내 캐릭터로서는 해외수출 1호라는 거창하고도 자랑스러운 기록보유자이다. 상표권과 특허권 분쟁으로 많은 고초를 겪기도 했지만 지금은 135여 개국, 450만 명 이상의 유저가 즐기는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믹스마스터’를 통해 서비스 되고 있으며, 2분짜리 플래시애니메이션 15편을 제작하여 유럽과 아시아 53개국에 모바일과 인터넷을 통해 유료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마시마로는 계란 프라이에서 탄생해서 맥주병을 머리로 깨고 자신보다 서너 배나 커다란 덩치를 가지고 있는 곰의 식사를 빼앗아 먹는다. 엉덩이를 복숭아로 만들어 선물을 하고 강아지로 변신하여 돼지경찰의 추격을 따돌리기도 한다. 그야말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기발한 상상력을 가지고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잠재의식을 자극한다.
마시마로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참 재밌다. 커다란 머리에 졸린 듯 쫙 찢어진 눈. 그러나 그 자체가 가진 매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귀엽고, 순해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화가 났다하면 남의 과일을 뺏어먹고, 머리로 병을 깨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엉뚱하고 개성 넘치는 토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아마 이름 앞에 ‘엽기토끼’라는 네글자가 수식어처럼 붙는 모양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엽기토끼를 일본산이라고 알고 있다. 이름에서 풍겨 나오는 이미지에도 일본 필이 강하게 묻어난다. 그렇지만 100% 순수 국산 혈통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토종 캐릭터다. 최근 국내에서의 인기는 전성기에 비해 많이 감소된 듯 보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50여개국에 4,500여 종의 다양한 상품으로 연간 2,0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는 대한민국 효자 캐릭터임에는 틀림이 없다.
▣ 마시마로의 대박 마케팅 전략
마시마로는 엽기토끼라는 닉네임이 있지만 분명히 동물이다. 동물이라는 캐릭터는 갖은 색채를 가지고 있음은 물론 표정과 모습에 있어서도 귀여울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목구비 또한 앙증맞게 그리는 것이 지금까지의 특징이었다. 실제 지금 성공한 글로벌 캐릭터들을 살펴보더라도 이것은 명확한 성공으로 이르는 공식이요 법칙이었다.
그런데 마시마로는 어떤가?
흰 색과 검은 색의 단순한 색상, 실눈 외에 아무것도 없는 단순한 외모, 무표정에 가까운 얼굴, 건방진 행동...... 여기까지만 보면 마시마로가 성공할 수 있는 조건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으려 해도 절대로 찾을 수가 없을 뿐이다. 그러나 마시마로는 캐릭터로서 성공했다. 그냥 성공한 것도 아니고 아주 크게 성공했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을까?
첫째, 캐릭터의 스토리텔링에 역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에 있어서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캐릭터를 지향하는 마시마로의 경우에는 가치를 창조하고 만들어가고 키워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마케팅의 장벽인 것이다. 흔히 스토리텔링을 성공에 이르기 위해서 기업이 자사 제품에 '핵심 스토리(Core Story)'를 입혀가는 과정이라고 한다. 핵심 스토리를 만드는 것은 기업과 상품이 가지고 있는 핵심 가치를 찾아내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마시마로는 흠뻑 빠져들게 하는 스토리텔링을 갖춘 캐릭터라는 점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단순히 예쁘거나 귀여운 그림으로만 만들어진 캐릭터가 아니라 7편(1편당 2분이 채 안 되는 분량)의 에피소드를 통해 짧고 강렬한 이야기를 담은 모습으로 등장했기에 출시와 동시에 큰 인기를 모을 수 있었던 것이다.
두 번째,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하였다는 것이다.
마시마로는 특별한 치장이 없는 외모를 가지고 있다. 어찌 보면 아무런 특색이 없다는 것이 매력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 성격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아주 ‘독특한’ 캐릭터였다는 것이 성공의 비결로 작용하였던 것이다.
짧은 다리, 통통한 몸, 쭉 찢어진 눈으로 대표할 수 있는 마시마로는 단순한 외모와 색상 때문에 기존 캐릭터와 차별화되는 효과가 있었으며, ‘엽기’적인 그의 성격 역시 개성이 강한 네티즌들의 시선을 끄는 요소였다. 당시 사회 전반적 특징이던 ‘엽기 열풍’의 원조가 바로 그였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사장될 수도 있었던 마시마로가 지금도 상한가의 인기를 끌 수 있는 것에는 강자에게 물러서지 않는 두둑한 배짱, 대범함을 지님과 동시에 영리하며 재치가 넘치는 그 모습이 요즘 사회에 절실하게 필요한 존재로 느껴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능청스러우며 임기응변에 탁월한, 그러면서도 때로는 엉뚱한 엽기토끼. 어쩌면 그러면서도 상황대처에 빠른 마시마로를 닮고 싶은 마음이 작용한 것은 아닐까 싶다.
세 번째, 최단 시간 내에 캐릭터 상품화를 성공시켰다는 것이다.
애니메이션에서 호응을 얻었던 마시마로를 그대로 방치하였다면 지금쯤 기억에서만 존재하는 캐릭터로 남겨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상품화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과감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연관 상품을 신속하게 다양화시켜 나갔다는 것이 성공의 핵심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힘은 마시마로를 글로벌 캐릭터로 성장시킬 수 있게 하였음은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마시마로는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출발해 인기가 높아지자 본격적으로 캐릭터 산업으로 확대한 경우였지만 완구나, 의류, 패션, 문구 등으로 발 빠르게 움직였고, 나아가 다양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함으로써 캐릭터 산업의 성공모델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