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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GH와 새누리 간의 출구전략은 제대로 짜여진 것 같습니다. 너무 늦은 타이밍에, 그것도 너무나 뜬금없이, 더 나아가 남의 동네 불 구경이라도 하는 듯, 그렇게 GH는 길고도 긴 침묵정치를 깨며 '국정원 게이트'와 '노무현 NLL'에 대한 단문정치에 나섰고, GH정부의 수장들과 새누리 지도부는 찬란하게 화답하고 나섰습니다.

어쩌면 감사원의 4대강사업 관련 'MB책임론'도 타이밍 정치의 한 단면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더랍니다. 새누리 지도부의 홍준표 때리기 역시 마찬가지 맥락이겠고요.


제17회 여성경제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GH, ⓒ청와대


어쨌든 오늘 보도된 뉴스 대부분은 GH의 새누리를 향한 가이드라인 제시와 그에 따른 새누리 지도부의 숨가쁜 행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주구장창 주장해 왔던 '종북 프레임'은 나 몰라라 하고, 갑자기 '민생과 서민경제 프레임'으로 치고 나온 것입니다. 너무나도 기묘하고 영특한 발상이었는지라 터져나오는 허허로운 웃음을 막을 길이 없겠더랍니다.

참으로 대단하지요? 지금 이 정권(이라고 읽고 수구꼴통이라고 읽습니다)을 앞으로 10년 이상은 무조건 이어가야 한다며 침 튀기고 있는 그네들입니다. 적어도 지금 이 상태가 조금이라도 더 지속되었다가는 최소한의 양심은 방송과 신문으로 막고, 정의와 진실은 벌금이란 폭탄으로 채우고, 그나마 목소리를 내고 있는 SNS조차 정치 쿠데타의 원흉인 국정원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이라 할 수 있는 對사이버 테러 화력까지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꼼꼼한 GH 정권을 이겨낼 방법은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이는 것입니다. 정치권 그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다는 절망감과 싸우며 힘겹게 촛불을 들고 있는 것입니다. 조금만 시민의 편에 서 보면 해답을 알 수 있을 터인데, 무슨 놈의 제 밥그릇이 그렇게나 큰 지 지금 이 시간에도 사분오열 찢어져 저마다의 목소리를 내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야권(이라고 쓰고 금뺏지에만 관심있는 밥충이들이라 읽습니다)입니다.

지금까지의 국회의원 나리님들의 당선 시나리오가 시민의 분노에 살짝 목소리를 덧붙이고, 이러한 행위를 언론에 흘려 이목을 집중시키며, 제수씨 성추행이나 논문 표절 등의 아주 기본적인 스펙만 갖추면 되는 것 아니었겠습니까? 뭐, 대통령 기록물 불법 열람 및 공개 정도는 적당한 이슈로 물갈이 할 수 있는 대범함까지 갖췄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말입니다.

그리한 과정을 겪어야만 다음 번 금뺏지가 확정되는 것이 국회의원 당선 시나리오라고 한다면, 앞으로는 우리 시민들이 대표머슴(이라 쓰고 국회의원이라 읽습니다)을 뽑는 시스템을 직접 만들어야 하고, 지금이 바로 그때라고 생각하는 불탄입니다. 역사적인 소명이나 의무감이라곤 쥐똥만큼도, 코딱지만큼도 없는 국개의원이 아닌 시민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줄 수 있는 대표머슴에 대한 기준을 세워야 할 때라는 말씀이지요.


아동의 인권보장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김한길 황우여, ⓒ일요시사


그러니 지금은 차라리 금뺏지마저 과감히 던져버리고 광장정치에 나서는 정의로움이 간절할 때입니다. 그네들의 기만적인 국기문란행위에 입으로만 민주타령하는 꼴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는 것입니다. 제 밥그릇이나 먼저 챙겨보겠다는 국개의원은 후안무치 집권여당이나 야성잃은 제1야당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써 먹을 만큼 써 먹은 '국정원 게이트'나 '노무현 NLL'에 시민들의 반응까지 냉담해지니 그네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서민경제'로 화제를 바꾸는 일입니다. 일종의 출구전략인 셈인 것인데, 정통야당을 표방하는 제1야당은 또 속절없이 끌려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민주당식 화법으로는 새누리당이 GH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새로이 국면을 전환하고 있다며 성토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만, 그에 걸맞는 야성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입니다. 황우여의 공식제안이 보수층을 움직인 반면 문재인의 NLL공개는 헛물만 켠 셈이 되지 않았나요? 언론을 장악한 GH정권이 지난 번 청와대 회의 석상에서의 GH 발언을 끝으로 더 이상 '국정원 게이트'나 '노무현 NLL'에 대해 함구를 하게 된다면 일부 중립 또는, 진보색체의 언론이나 SNS에서만 시끄러운 이슈가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민주당 홈페이지


그래서일까요? 민주당도 0~5세 보육정책을 민생정치의 화두로 꺼내들며 부랴부랴 장외로 나선 모양입니다만, 말 그대로 안습이란 표현에 걸맞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새누리가 민주당에 대한 공세를 펼치며 '구태정치', '과거에 함몰된 정치'로 내몰고 있습니다만, 민주당이 제대로 된 야성을 갖춘 정당이라 한다면 18대 대선에서의 국정원 정치개입사건과 광범위하게 자행되어 온 부정선거에 대해 거칠게 몰아부쳐야 할 것입니다. 적어도 정치 쿠데타 그 이상의 목표점을 두고 가열찬 투쟁을 벌여야 한다는 뜻이지요.

행여나…….

자! 한 가지만 유추해 봅시다. 만약 노무현 前대통령이 국정원을 이용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고 한다면, 지금의 보수(라고 쓰고 친일 수구 꼴통들이라고 읽습니다)들이 민주당이 요구하고 있는 것처럼 국정원장의 사퇴와 대통령의 사과만을 요구했을까요? GH의 사과?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 것입니까? 그녀의 사과가 얼마나 맛있는 것인지 불탄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당췌 지금과 같은 사태가 일어난 상황에서 단순 사과만 요구하는 게 최선이라 생각하는 민주당의 현실이 암울하기만 할 뿐입니다.

"자, 자! 여러 나리님들, 다들 적당히 하시고, 다음 번 금뺏지 꿰차는 데에도 신경들 쓰셔야죠. 안 그래요?" 에라이~ 18급수의 욕이 제발로 입을 튀쳐나오는 형국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