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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가 지난 6월 총학생회와 중앙운영위원회의 시국선언에 이어 오늘(8월 14일) 영등포구 새누리당사 앞에서 학생 606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시국선언을 발표했습니다.

606명의 고려대 학생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대통령 선거를 유린하고 국민을 농락한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원 선거개입 사태를 직접 책임지라”고 촉구하며 나섰습니다. 또한, 국가기관으로서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켜야 할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하고, 경찰은 상부의 지시로 이를 은폐했음을 통렬하게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마치 원세훈과 김용판이 청문회 출석을 거부함으로써 사실상 국정조사를 무산시킨 새누리당을 비난이라도 하는 것처럼 "새누리당이 국정원과 한 패가 돼 국정조사를 조직적으로 무력화하는 등 파행으로 치닫고 있"음을 지적했을 뿐만 아니라 "조사 과정에서도 국정원의 여론 조작을 더욱 장려해야 한다며 대놓고 국정원을 두둔하는 황당한 주장을 일삼아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태 해결을 위한 민족고대 시국회의(고려대학교 시국회의)'는 오늘 시국선언에 앞서 지난 6일부터 페이스북 등을 통한 온라인과 학교 내 오프라인 서명을 받아 시국선언 참여 학생을 모집했고, 이에 고려대 학생 606명이 참여하게 되었다고 하더랍니다.

특히 고려대학교 시국회의는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장례식"이라는 주제로 국정원에 짓밟힌 민주주의를 애도하는 민주주의 장례식과 민주주의 획복을 기원하는 10배를 진행해 이목을 끌기도 했습니다. 고려대학교 시국회의는 모든 행사를 마친 뒤 새누리당사를 방문, 시국선언문을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출처 - 민중의소리


아래는 고려대학교 시국회의의 시국선언 전문입니다.


민주주의의 적은 누구인가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태의 책임자 진상 규명과 민주 회복을 위한 고려대학교 학생 606인 시국선언문




지난 2012년 12월, 국가정보원 직원 김 씨가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인터넷 공간에서 야당 후보를 비방하는 여론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고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대선이 며칠 남지 않은 시점에서 경찰은 국정원 직원에게서 어떠한 혐의도 찾을 수 없었다는 발표를 했고 당시 여당 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은 죄 없는 국정원 직원을 모함하였다며 소리 높여 야당을 비난하였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거짓임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국정원 직원이 야당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수없이 작성한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한 마냥 은폐할 것을 경찰 수뇌부가 지시했음이 밝혀진 것이다. 이후 검찰 조사를 통해 국정원의 국내정치 개입과 대선 여론 조작의 물증이 쏟아져 나왔다. 국가기관으로써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켜야 할 의무를 지닌 국정원이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경찰은 상부의 지시로 이를 은폐한 심각한 범죄가 벌어진 것이다.


'국정조사를 파행으로 이끄는 새누리당'

대선 개입이 사실로 드러난 상황 속에서 국회는 지난 7월, 이 사태의 책임자를 분명하게 가려내기 위해 45일을 기한으로 8월 15일까지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방해 공작으로 인해 국정조사는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사태의 본질과 관계없는 트집 잡기로 인해 8월까지 제대로 된 회의는 하루 밖에 열린 적이 없었고 트집거리가 없어지자 갑작스레 덥다는 핑계로 새누리당 측 국정조사 위원들이 여름휴가를 떠나 국정조사가 마비되었다. 뿐만 아니라 조사 과정에서도 국정원의 여론 조작을 더욱 장려해야 한다며 대놓고 국정원을 두둔하는 황당한 주장을 일삼아 국민의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새누리당이 국정원과 한 패가 되어 국정조사를 조직적으로 무력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눈과 귀를 막는 언론 통제'

언론의 통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민주주의의 기본을 뒤흔드는 일이 벌어졌음에도 주요 언론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조선, 중앙, 동아일보는 아예 보도하지 않거나 흔한 정쟁의 가십거리 정도로 다루고 있으며 공중파 방송 3사는 뉴스 보도를 차단함은 물론 관련 시사 프로그램을 별 이유 없이 통째로 편집하거나 방송을 중단시키는 충격적인 행태를 보였다. 게다가 해외의 민주화 시위는 특종으로 보도하면서 수만의 국민들이 주말마다 광장에 모여 사태를 규탄하는 촛불집회는 의도적으로 보도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의 통제 없이 이와 같은 일사불란한 언론 조작은 불가능하다.


'누가, 무엇 때문에 국정원 사태를 덮으려 드는가?'

국정원은 일체의 업무를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는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따라서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지휘한 총책임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된다. 사태의 본질은 분명하다. 이 전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정권 연장을 위해 국가 기관을 동원하여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 헌정 질서를 파괴한 것으로 새누리당은 이 심각한 범죄의 책임이 자신에게 있음이 국정조사로 인해 드러날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책임소재가 드러나면 새누리당 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의 화살을 피할 수 없기에 이들은 총력을 다 해 이 사태를 덮으려 드는 것이다.

공정한 선거는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는 이 기본을 쟁취하기 위해 수많은 이들이 흘려온 피의 역사다. 언제까지 우리는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명제에 참을 부여해야 하는가. 피를 부르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정의를 질식시키고 진실을 감추려는 ‘민주주의의 적’이다. 이들을 뿌리 채 뽑아내지 않는 한 피의 역사는 반복될 것이다. 이제 다시 대학생이 민주주의의 적들과 가장 앞서 마주 설 때다. 서슬 퍼런 이승만 독재정권의 탄압 속에도 의연히 4.19혁명의 도화선을 지폈던 민족고대의 자랑찬 기상으로 이 땅이 부여한 청년의 책임을 다할 것이다.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사실관계를 감추려 들어도 진실은 마침내 승리할 것이고 정의는 바로 세워질 것이다. 국정조사를 무력화시키고 언론을 조작할 수는 있어도 국민의 분노를 통제할 수는 없다. 정권 재창출의 야욕을 위해 민주주의의 적이길 자임한 새누리당은 국민의 엄중한 심판 아래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우리는 요구한다.

- 대통령 선거를 유린하고 국민을 농락한 집권 여당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원 선거개입 사태를 직접 책임져라.
- 민주주의를 파괴한 국가정보원과 이를 은폐한 경찰 관계자를 엄단하라.
- 음지에서 초법적인 범죄 행위를 자행한 국가정보원을 국민의 통제 하에 두고 국내정치 개입을 원천봉쇄하라.
- 언론은 국민의 편에서 진실을 보도하고 정부의 압력을 거부하라.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