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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검찰총장의 사의 표명 후 검찰 내부에서의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먼저 서울서부지검의 전체 평검사들은 황교안 법무부장관을 비난하고,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퇴 철회를 요구하는 '서울서부지검 평검사회의 개최 결과'를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려 전체 평검사로의 확산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한 대검찰청 간부도 "차라리 전설속의 영웅 채동욱의 호위무사였다는 사실을 긍지로 삼고 살아가는게 낫다"며 사표를 던졌으니 그야말로 불 붙은 검찰 내부에 기름을 부은 형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출처 - 뉴스1


채 총장의 호위무사임을 자처한 이는 김윤상 대검 감찰1과장이며, 사의 표명의 변으로 '이프로스'에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법무부가 대검 감찰본부를 제쳐두고 검사를 감찰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경우다. 그래서 상당 기간의 의견 조율이 선행된다. 그런데 나는 검찰의 총수에 대한 감찰 착수 사실을 언론을 통해서 알았다.

이는 함량미달인 내가 감찰과장을 맡다보니 법무부에서 중차대한 사안을 협의할 파트너로는 생각하지 않은 결과다. 고의는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고유업무로 총장을 전혀 보필 못 했다. 그렇다면 책임지는 게 맞다.

소신을 위해 자기 직을 걸고 정작 후배의 소신을 위해 직을 걸 용기는 없었던 못난 장관과 마음은 착했던 그를 악마의 길로 유인한 모사꾼들에게, 내부의 적을 단호히 척결해 온 내 노트와 자리를 바꿀 수 없다.

차라리 전설 속의 영웅 채동욱의 호위무사였다는 사실을 긍지로 삼고 살아가는 게 낫다.

아들 딸이 커서 역사 시간에 2013년 초가을에 훌륭한 검찰총장이 모함을 당하고 억울하게 물러났다고 배웠는데 그때 아빠 혹시 대검에 근무하지 않았냐고 물어볼 때 대답하기 위해서이다.

아빠가 그때 능력이 부족하고 머리가 우둔해서 총장님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했단다. 그래서 훌훌 털고 나왔으니까 이쁘게 봐줘? 라고 해야 인간적으로나마 아이들이 나를 이해할 것 같다.


김윤상 감찰과장은 이번 결정에 대해 "신중과 진중을 강조해 온 선배들이 화려한 수사 속에 사실은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아온 기억이 많아 경솔하지만 창피하지는 않다"며, "고개를 들고 당당히 걸어나갈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아마도 많은 검찰 내부자들이 '이프로스'를 통해 김 과장의 사의 표명에 부치는 글을 읽었을 것입니다. 역사를 두려워하지 않는 GH정권과, 그 정권의 향락을 마음껏 누리고 있는 국가기관 및 권력기관의 수장들, 새누리 의원들이야 코웃음밖에 흘리지 않을 테지만, 혹여나 역사의 수레바퀴가 정도를 향해 나아간다면 훗날 김 과장의 말마따나 영원한 채 총장의 호위무사로서 충분히 이쁨 받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스스로 후회하지 않을 결정이었다곤 하지만, 지켜보는 시민의 입장에서는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부디 이후의 무탈하심과 건승하심을 진심으로 기원해마지 않겠습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