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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9월 17일) 오전 6시반, 국정원은 진보당 홍성규 대변인 한국진보연대 윤용배 대외협력위원장 등 진보인사 5명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습니다. 이와 관련 진보당에서는 홍성규 대변인은 지난 16일 화성갑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라며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요.

더군다나 이번 압수수색은 변호인이나 입회인도 없이 막무가내식으로 이뤄졌던 모양입니다. 국정원발 내란음모 조작사건의 추가 압수수색인 듯한데 참으로 묘한 것은 이들 5명 모두는 지난 지난 8월 28일에 있었던 진보인사 10명에 대한 압수수색 시 발표된 14명의 출국금지자에 포함된 인물들이라는 것입니다. 기왕에 했던 압수수색이라면 최초 압수수색 시 한꺼번에 헤더 될 것을, 왜 명절이 시작되는 지금에 와서야 부랴부랴 강행해야 했던 걸까요?


출처 - 연합뉴스


진보당 김재연 대변인은 긴급브리핑을 통해 "오늘의 압수수색은 들끓는 추석 민심, 청와대와 국정원을 향한 국민의 분노를 내란조작극으로 덮으려는 의도이자, 3자 회담 무산에 대한 비난의 화살을 모면하려는 청와대와 국정원의 노림수"라며, "국정원을 앞세운 사찰정치, 공작정치에 대한 야당과 국민들의 반발을 모면하려는 파렴치한 수작인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문득 오비이락이란 말이 떠오릅니다. 왠지 김재연 대변인의 브리핑에서 그런 느낌이 확 다가오더랍니다. 먼저 아래의 사진부터 살펴 보기로 할까요?


출처 - 뉴스핌


오늘 오전 서울역의 모습입니다. 새누리 황우여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추석 귀향(성)객들에게 고향에 잘 다녀오시라며 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 보면 저마다의 손에 뭔가를 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핑크 빛의 인쇄물인데, 아마도 오가는 귀성객들에게 나눠주고 있는 모양입니다.

언론매체 뉴시스에 따르면 이 인쇄물은 새누리가 추석 명절을 맞은 귀향(성)객들에게 배포한 '누가 대한민국의 적을 국회에 들였는가'라는 제목의 정책 홍보물이라고 합니다. 총 4쪽짜리 분량의 이 정책 홍보물에는 내란음모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과 진보당은 물론 지난 총선에서 정책연대를 맺었던 민주당을 겨냥한 내용이 서술되어 있다고 합니다.


출처 - 뉴시스

출처 - 뉴시스


뉴시스에 따르면, "홍보물 표지에는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홍보동영상'이라는 출처를 밝힌 뒤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과 박영선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와 손을 잡고 있는 사진을 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사진에 대한 설명으로는 "야권연대의 주역들이 손을 잡고 '하나 되어' 노래를 합창하고 있다. 야권연대 협상을 통해 민주당으로부터 지역구 후보를 다수 양보받은 통합진보당은 이듬해 2012년 치러진 총선에서 이석기 의원을 비롯한 13명을 국회에 입성시켰다"고 함으로써 민주당 책임론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요.

또한, "홍보물 2쪽에는 '경고해 주십시오'라는 문구와 옐로카드 그림을 실었다"며, "김한길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종북연대를 반성하지 않는 세력', 민주당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에게는 '대선에 불복하고 장외 투쟁하는 무책임한 정당', 박원순 서울시장에게는 '아이들에게 쓸 돈을 없고 민주노총에 줄 돈이 있는 시장'이라고 비판했다"고 하더랍니다.

아울러 김한길 대표가 장외투쟁을 하고 있는 사진을 게재하면서 "지난달 21일 여의도연구소 여론조사를 인용, '국민 70%는 민주당의 장외투쟁을 반대한다'고 적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홍보물 3쪽으로 넘어가면 더욱더 자극적인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석기 의원과 이정희 전 진보당 대표, 진보당을 겨냥해 "대한민국을 전복하려는 국회의원, 농담 같은 변명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정당, 국민의 혈세로 '장군님 사업'하는 세력"으로 지칭하면서 레드카드와 함께 '퇴장시켜 주십시오'라고 명시했다지요.

하단에는 "20대 국민 71.3%는 이석기 의원 구속은 잘했다"라는 지난 9일 중앙일보 여론조사 결과를 실었으며, "유신 회귀를 반대한다며 밀물처럼 시국선언했던 교수님들이 진보당 사태에 일제히 침묵했다. 진보 지식인들이 침묵한 반면 고려대 학생들은 이석기 의원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에 나섰다"며 이석기 사태에 총공세를 퍼부었다고요.

그러니 새누리로서는 이 정책 홍보물을 더욱 가치있게 포장할 필요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효과적 그림을 내란혐의 압수수색 장면으로 덧칠하려 했던 것일 테고요. 그래야 추석 밥상민심을 3자회담에서 보였던 GH의 불성실한 태도,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논란, 국정원 댓글 관련 재판과정에서 종북 및 빨갱이로 덧칠할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국민은 새누리나 GH정권이 생각하는 것만큼 미련하지 않습니다. 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이 있기 마련입니다. 감추려고만 하고, 외면하려고만 하고, 부자연스럽게 자꾸만 어깃장을 놓고 하는 것들이 속속 튀어나오고 있으니 말입니다. 공포정치가 통할 만큼 세상이 작지도 않다는 것, 언제쯤이면 GH나 새누리에서도 인정하게 될까요? 지켜보는 국민 입장에서는 참으로 애잔하고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