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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가 한창이었던 지난 20일, 난데없이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은 성명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연기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제 나흘만 지나면 그리운 가족을 볼 수 있다는 꿈에 취한 이산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남북한 누구의 잘잘못을 가리기 전에 단언코 이산가족 상봉은 이뤄져야 할 일입니다.

경실련통일협회에서는 북한이 성명을 통해 밝힌 이산가족 상봉 연기에 대한 이유는 ①북한의 변화를 박근혜 정부 원칙론으로 보는 점, ②금강산관광을 북한의 돈줄로 언급한 점, ③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북한과 연결시켜 탄압하고 있다는 점 등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보고 있더랍니다.

그러나 경실련통일협회는 "이 세 가기 문제 모두 남한 내부 사정으로 이산가족 상봉을 연기할 이유가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북한은 개성공단 실무회담 제안, 금강산관광 재개 실무회담 제안, 6자 회담 중요성 언급 등 긴장완화를 위해 보였던 그간의 노력마저 진정성을 의심 받고 정치적 선택 사항 역시 좁아지는 최악의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출처 - 경실련


이어 "무엇보다 60여 년을 기다린 상봉 당사자에겐 이번 이산가족 상봉 지연이 가혹한 일이 아닐 수 없다"며, 그에 대한 근거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중 생존자의 80%가 70대 이상의 고령자이며 매년 4천여 명의 이산가족이 가족을 만나보지 못한 채 사망하고 있다는 점 등을 볼 때 인도적 차원의 이산가족 상봉이 시급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정부에 대해서도 "북한의 이번 조치가 어떤 이유에서든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과거에도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연기된 일이 여러 번 있어왔던 만큼 우리 정부는 자극적인 언사로 남북관계를 또 다시 악화시키기보다는 문제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이 외에도 경실련통일협회가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그동안 GH정부는 남북문제 해결에 있어 원칙론을 강조해 오면서도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정책에서는 정치적 상황과는 별개로 인도적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명시한 만큼 이번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서는 유연한 태도를 보여야 할 것입니다. 지금껏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던 금강산관광재개 실무회담에 적극적으로 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테고요.

남북한 모두 이번 이산가족 상봉을 정치적 카드로 이용해서는 절대로 아니 됩니다.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 재개를 조속한 시일 내에 발표해 할 것이며, 이 같은 GH정부 또한 이산가족 상봉의 결렬을 특정 정당에 대한 겁박이나 정쟁의 도구로 활용해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이미 지난 9월 22일자 연합뉴스가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나흘 앞두고 전격적으로 연기한 표면적인 이유 중 하나로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수사를 거론해 주목됩니다. 헤어진 가족들을 수십 년 만에 다시 만나는 상봉 행사에 내란음모 사건이 돌출변수가 되는 모양새입니다"로 시작되는 앵커의 멘트( http://fb.me/3akRGKl1l )를 내보냄으로써 이 같은 우려를 키워고 있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언컨대, 남북이산가족 상봉은 반드시 이뤄져야 할 일입니다. "그래도 이것 하나 만큼은 참 잘 했어"란 말, GH정권에서도 한 번쯤은 꼭 들어봐야 하지 않을까요.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