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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암 촘스키, 팀 샤록 등 미국 내 양심적 진보지식인들과 인권 및 평화 운동활동가들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성명서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습니다. 이 성명서에는 GH정부와 새누리, 국정원이 상호 커넥션을 통해 정치권에서의 진보적인 목소리를 축출하기 위한 마녀사냥에 주력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국내 정치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외신을 봐야 한다"는 자조 섞인 말을 자주 듣는 요즘입니다. 언론과 방송이 GH정권과 새누리의 나팔수로 전락한 작금의 상황을 가장 잘 나타낸 말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 같은 외신도 거저 보도되는 것은 아닙니다. '정의와 상식을 추구하는 시민 네트워크'나 '사람사는 세상을 위한 미주 희망연대'와 같은 시민모임 회원들과 뜻 있는 개인자격의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외신에 기사를 제보하고, 국내·외 시민들의 자발적 구독이나 추천 행위 등으로 무게감을 더해주는 덕분일 것입니다.

어쨌든 노암 촘스키를 포함한 57명의 진보 지식인 및 인권 · 평화운동단체 활동가들은 성명서 "STOP REPRESSION IN SOUTH KOREA! 대한민국내 정치탄압을 즉각 중단하라!"를 통해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정권과 집권여당, 국가권력기관의 위협적인 공세 속에 놓여 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의 진보적인 목소리를 축출하기 위한 마녀사냥이라는 것이지요.

이번 성명서에 서명한 57명의 진보지식인 및 인권활동가들은 "지난 8월 29일, 과거 한국의 CIA라 불리던 前중앙정보부, 現국가정보원은, 6명의 국회의석을 가진 통합진보당의 당사 및 사택을 압수 수색하였다. 압수수색이후 3명이 체포되고, 그 후 국회의원 면책권을 박탈당한 이석기 의원마저 체포되었다"며, "통합진보당의 당원들이 북한과의 전쟁 시 한국 정부를 대항하는 무장봉기를 꾀하는 내란음모를 획책했기 때문"이라는 국정원의 주장을 소개하면서, "이런 어마어마한 혐의의 증거로 제시된 것은 지난 5월 두 차례에 걸친 당원들의 모임에서 한 정보원(프락치)이 은밀히 촬영하여 얻었다는 녹취록 하나 뿐"이었다는 말로 어처구니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들은 대한민국 국정원에 대해 "前중앙정보부와 마찬가지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증거를 날조 왜곡하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지난 대선 때에는 대통령이 남한의 영해를 북에 넘겨준 것처럼 노무현 대통령과 북의 김정일 위원장간의 대화록 녹취록을 왜곡하기도 했다"며, "선거 켐페인에서 야당 인사들을 조국에 불충한 배신자들로 호도하고 집권당 소속의 후보자들에게 민심을 몰아가려 한 의도"였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내란음모 조작사건 역시 증거 왜곡을 통한 통합진보당의 해체를 위한 시도이며, 그 같은 목적을 이뤄내기 윙해 이석기 의원과 구속을 앞둔 여러 명을 사형까지 언도할 수 있는 이적동조 혐의에 가둬버린 것이라고요. 왜냐하면 통합진보당은 지금껏 국정원의 대선 과정에서의 불법개입, 민간인 사찰 및 위협 등 공권력 남용에 대한 전국적인 저항운동을 주도해 왔기 때문이라고요.

또한 이들은 대한민국의 국가보안법에 대해서도 "일본 식민지 및 반공주의 이승만 정권의 잔재임에도 여전히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근본적으로 '친북' 또는 '공산주의' 사상을 표현하는 것을 범죄화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법문 그대로 적용되었을 때의 국보법이 모든 국가정책에 반대하는 의견을 탄압하는 데 주로 사용되어 왔다는 사실도 지적하면서.

그러니 이들이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국가보안법은 국정원이 선택한 무기"일 수밖에 없으며,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는 정당을 탄압하는 무기"임과 동시에 "국내 문제에서 여전히 국정원이 개입할 수 있는 허울좋은 명분"이기도 한 셈입니다. 하지만, 전작권 환수마저 적화통일의 신호로 보고 있는 지금과 같은 공안정국 속에서는 국보법 폐지를 입에 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빨갱이'로 몰리거나 '종북몰이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따라서 이들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아직 기소조차 되지 않은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재판에서 유죄 여부가 밝혀지지도 않은 이석기 의원의 해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보수성향의 시민단체들이 제출한 통합진보당 해산 청원을 처리하고 헌법재판소에 통합진보당을 위헌정당으로 제소하기 위해 법무부가 대책본부까지 설치한 것"도 전혀 이상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화무십일홍이요, 권불십년이라 했습니다. 정통성을 취하지 못한 정권이 오래 갈 수는 없는 법입니다. 그 기나긴 군사독재 하에서 이 만큼이라도 민주주의를 꽃피울 수 있었던 것은 끝까지 굴복하지 않고 투쟁했던 시민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 광장에는 절대 꺼지지 않을 촛불이 매일같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질긴 놈이 승리하는 법이고, 시민은 기필코 승리해야만 합니다. 수구친일의 잔재를 청산하고, 아름다운 민주주의를 꽃피울 그날까지 흔들리지 말아야 할 이유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