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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우리나라 주요 재벌 기업 임원들의 개인별 보수는 얼마나 될까, 얼핏 생각해도 엄청나게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난 2월말에 있었던 결산 법인의 사업보고서 제출 시 주요 재벌기업의 임원들이 받고 있었던 개인별 보수가 일반에 공개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나요? 그리고 지난해 4월에 있었던 자본시장법 통과로 인해 연간 5억 원이 넘는 등기임원의 보수 공개가 의무화되었다는 것도…….

최근 언론 보도를 살펴보면, SK 최태원 회장의 경우 계열사 4곳에서 301억 원을 보수로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울러 현대차 정몽구 회장의 경우에는 계열사 3곳에서 140억 원을, 그리고 한화 김승연 회장의 경우에는 계열사 5곳에서 131억 원을 받았고요. 이 같은 뉴스 보도를 접하는 평범한 도시민의 입장은 더할 나위 없이 씁쓸할 뿐이겠습니다만.


출처 - 경실련



그런데 희한한 것은 삼성공화국의 인물들 만큼은 이 같은 조치와 하등의 관련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건희 회장이나 이재용 부회장의 보수는 그야말로 오리무중이라는 것이지요. 참으로 대단한 치외법권이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고 밖에 할 말이 없겠더랍니다.

마찬가지로 일부 재벌기업 임원들은 비등기임원임을 이유로 보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5억 원이라는 금액기준이 애매모호할 뿐더러, 대부분의 재벌총수들 역시 비등기 임원으로 근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고도의 '잔머리 굴리기'에 다름 아니라 할 것입니다.

이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논평을 통해 "SK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1월부터 법정구속 되면서 사실상 기업경영에 나서기에 물리적 어려움이 있었으며, 한화 김승연 회장 역시 법정구속 상태는 물론 지난해 법정에 휠체어나 의료용침대에 의탁해 출두할 정도로 기업경영을 하기에 몸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았다"고 전제한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액 연봉을 챙겼다는 점에서 과연 재벌기업의 보수체계가 합리적이고 정상적인지에 대해 주주와 국민들이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비난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또한, '경실련'은 "현재 적용되고 있는 자본시장법은 공개가 필요없는 일반경영진에 대해서는 보수를 공개하여 위화감을 낳고, 공개가 필요한 재벌총수 및 그 일가 임원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아 여전히 보수체계에 대한 의구심을 낳고 있다"며, "이 같은 위화감과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보수공개 대상과 공개 내역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권력의 중독성은 마약보다 강하다고 했습니다. 금권력 또한 가장 강력한 권력 중의 하나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력이라는 놈은 명분과 실리라는 양날의 검을 갖고 있기에 스스로 두려워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일견 스스로는 인식하지 못하더라도 보는 이로 하여금 작두를 타는 위태로움을 갖게 한달까요?

그러니 재벌들로 하여금 그들 스스로가 두려워하게끔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설령 그들 스스로 챙길 수 있는 게 실리라 할지언정, 결코 명분까지 만들어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왜냐하면 자력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여론을 통해 드러나는 것이 바로 명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 감시와 견제입니다. 비록 힘 없는 99%라 할지라도, 결국 세상은 99%의 쉼 없는 생존활동으로 존재한다는 믿음으로 이겨내야 합니다. 잠에서의 꿈은 그저 그런 꿈이겠지만, 깨어있을 때의 꿈은 현실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의 미래입니다. 재벌의 명분에 짓밟히지 않을 가치, 그들의 실리와 맞설 수 있을 견제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