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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의 애통과 분노가 함께 집중되어 있는 세월호 참사. 구조도 못하고 책임도 안 지는 박근혜 정부를 향해 김인회 교수(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는 "불안의 원천"으로 규정하고, 총리의 사퇴와 청와대의 침묵을 싸잡아 비난했습니다.

김인회 교수는 한국미래발전연구원에 기고한 [단비칼럼]을 통해 세월호가 침몰한 지 2주가 되어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조는커녕 시신 인양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아직도 추운 바다에 꽃다운 청춘들이 잠겨있다. 가족들 모습은 안타까워 볼 수가 없다. 눈앞에서 배가 침몰하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한 명도 살리지 못한 우리의 무능력이 미안하고 또 미안할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어 "그 무능함의 끝을 정부가 보여주고 있다"며, 우왕좌왕할 뿐 아무런 성과를 못내고 있는 현장 상황에 대해 "민간잠수부가 투입된 것인지 투입되지 않은 것인지, 다이빙 벨이라는 장비는 왜 처음부터 들어가지 않은 것인지, 미국이나 일본으로부터는 언제 도움을 받은 것인지 종잡을 수 없다"고 비난했습니다.

또한 "최고 책임을 져야 할 최고 지위의 총리는 사퇴하고, 청와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것에 대해서도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견해를 비쳤습니다. 즉, 민간잠수부가 투입되었을 때 벌어질 상황, 다이빙 벨이 투입되었을 때의 상황, 미국이나 일본으로부터 도움을 받았을 때의 상황에 대한 책임을 아무도 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김인회 교수 네이버 블로그



이렇게 어수선한 현장 상황에서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김인회 교수의 해답은 바로 "국정 책임자가 책임을 지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최고의 자리는 최종적인 책임을 지기 위해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는 그 같은 모습을 전혀 보지 못했다면서.

그렇다면 정홍원 국무총리의 사의 표명은 어떠한가. 김인회 교수는 "국무총리의 사임으로 다시 한 번 박근혜 정부가 무능력을 드러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참사로 국무총리와 장관들이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만둘 땐 그만두더라도 사고 수습은 선행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초대형사고는 국가역량이 총동원되어야 하고, 국가역량을 총동원하고 조정하려면 총리나 대통령이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떻습니까? 잘 짜여진 각본처럼 총리는 사퇴한다고 했고, 대통령은 수습 후 사표를 수리한다고 했습니다. "이미 마음이 떠난 총리가 제대로 정부를 지휘할 수 있겠는가? 공무원들이 이미 사표를 낸 총리의 말을 듣겠는가?"라는 김인회 교수의 의문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총리가 아니면 대통령 밖에 없는데 청와대는 나설 생각이 없다. 나서면 직접 비판을 들어야 하기 때문"이라며, 이것이 바로 "사태수습에 대해 우리가 분노하는 이유"라는 김인회 교수의 지적에 수긍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기도 하고요.

불탄은 "무능력한 정부는 불안의 원천"이라는 김인회 교수의 말을 여러 번 곱씹어 보았습니다. "자연재해나 인공재해가 불안의 원천이 아니라, 무능력한 정부 자체가 더 큰 재난"이라는, 그리하여 결국 "재해를 초대형 참사로 만들고, 불운을 부정의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라는 말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발 덕분에 "지금도 어디에선가 또 다른 재해가 준비되고 있을지 모른다"는 경고를 허투루 듣지 않기를, 안전불감증과 규제완화의 신화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금의 박근혜 정부에게 꼭 당부하고 싶습니다.


Posted by 불탄